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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전 바꿔줄 은행이 없다니" 한 음료회사 사원 한탄 글

2004-06-01 12:38

"동전 이렇게 많아봐야 뭐하냐고요…"

"수금한 돈 은행서 수납 거부… 창고에 보관"
 "동전을 바꿔줄 은행이 없다니…기가 막힐 따름입니다."
 한 네티즌이 한국은행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올린 한탄섞인 글이 불황의 골이 깊어가는 요즘 새삼 주위를 환기시키고 있다. 자신을 음료회사 관계자라고 밝힌 이 네티즌은 지난달 14일 '대한민국에서 동전은 더이상 통화가 아닌가요'라는 제목으로 회사의 딱한 사정을 호소했다.
 그는 "음료수를 만들어 파는 회사여서 동전의 수입이 유난히 많은데 이 많은 동전을 유통시킬 방법이 없어 창고에 물품처럼 쌓아두고 있다"면서 "동전은 은행에서 수납 거부 당하는 천덕꾸러기에 불과하며 이럴 바엔 통화개혁이라도 해야하는 건 아닌지 묻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쌓아둔 동전을 셀 수도 없어 가마니 단위로 저울에 무게를 재서 그 금액을 추산할 뿐"이라며 "결산을 하고 감사를 하려해도 그 많은 동전을 셀 수가 없다"고 하소연했다. 또 "이는 동전을 받아주는 은행이 없기 때문"이며 "직원들이 백방으로 수소문해 할인점이나 백화점 등에서 교환하고 있으나 역부족"이라고 말했다. 한마디로 회사에 현금은 있는데 막상 쓸 돈은 없는 '기막힌 상황'이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다른 네티즌은 "은행에서 많은 동전을 받기 싫어하는 이유의 하나는 동전을 종류별로 다시 구분해야 하기 때문"이라며 "시중에는 저렴한 주화분류기를 판매하고 있으니 한 번 분류해서 가져가 보라"고 충고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동전만드는 은행은 문닫아라. 동전은 왜 만들었나"라며 항의를 표시했다.
 이와 관련 한국은행은 시중은행이 동전을 지폐로 교환해줄 의무는 없으나 동전으로 예금할 경우 금융감독원 지침상 이를 거부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다만 은행의 입장에서는 트럭으로 실어오는 엄청난 양의 동전을 세느라 드는 인건비가 막대하기 때문에 가능한 한 동전을 받지 않으려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김인구 기자 cl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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