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을 기다리는 시기이다. 하지만 초겨울 가뭄으로 첫눈이 내리지 않아 이를 고대하는 연인들이 애를 태우고 있다.
　눈이 내리는 밤은 유난히 고즈넉한 느낌을 가질 수 있다. 소담스런 함박눈이 온 대지를 덮은 후 세상은 더 정한하면서도 아늑한 이미지로 다가온다.
　과연 눈 오는 밤은 여느 때보다 더 조용한 걸까?
　일반적으로 건물의 방음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건물 벽에 흡음제를 사용한다. 이때 흡음제는 흡음구멍이 많은 흡음판을 사용하는데， 흡음판의 흡음구멍이 소리를 흡수하는 역할을 한다. 소리가 미로처럼 뚫린 수많은 구멍의 이곳저곳을 통과하며 부딪치고 반사되는 사이 소리 에너지가 소멸되는 것이다.
　눈도 이처럼 흡음제 역할을 한다. 눈은 수많은 육방형 결정 입자의 결합으로 이뤄졌는데， 자동차 건물 대지 등을 뒤덮은 눈의 육각형 결정 입자사이 수많은 틈이 흡음판의 구멍 역할을 하는 것이다.
　따라서 눈이 내리는 밤은 유독 고요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 김형우 기자 hw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