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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순의 일본리포트] '스타산실' 고시엔 고교야구

2001-08-26 09:09

iv ID="Menu3">  '눈물을 흘린 양 만큼 강하게 된다.'
 그들은 늘 이 말을 입에 담고 살았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이 말을 되뇌이기 전에 감독의 한 마디가 더 있었기 때문이다.
 '연습은 절대로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때문에 연습은 혹독할 수밖에 없었다. 또한 그런 만큼 흘린 눈물은 운동장에 떨어트린 비지땀보다 결코 적지 않았다.
 니치다이산고(日大三高) 야구부. 지금까지 전국 규모 대회에서 우승한 적이 단 한번도 없다. 그러나 야구부의 역사와 전통은 야구 명문교의 위상에는 조금도 손색이 없을 만큼, 58명의 부원과 감독 코치를 중심으로 한 팀워크와 학교의 지원이 앞서있는, 그래서 이제 우승만 하면 야구명문교로서 완벽할 터였다.
 그런데 정말 기적과 같은 일이 바로 얼마 전에 일어났다. 실제로 우승한 것이다.
 지난 8월22일 대단원의 막을 내린, 제83회 '일본 전국고교 야구선수권대회(일명 고시엔(甲子園)이라고도 부른다)' 결승전에서 니치다이산고가 마침내 우승한 것이다. 니치다이산고가 창립된 된 이래 처음이었다. 때문에 그 기쁨은 배를 더 할 수밖에 없었다.
 일본 전국 4150개 고교에서 선발된 학교는 모두 49개 고교. 각 지역에서 예선을 거쳐 본선에 진출한 학교들이었다. 그런 만큼 49개 교교의 야구실력은 야구명문교답게 아주 특출났다.
 일본의 고교야구(고시엔)는 프로야구 못지 않게 인기와 그 열기가 대단하다. 프로야구는 야구를 좋아하는 사람들만 응원하지만 고시엔은 자신의 출신연고에 따라 전 국민적으로 응원을 한다. 그래서 자신의 지역 출신 고교의 경기가 있는 날이면 가족 단위로 운동장에 나와 응원을 하는 모습은 이제 익숙해진 풍경이다. 그런 면에서 프로야구보다 고시엔의 열기가 어쩌면 더 뜨거울지도 모른다.
 고시엔의 예선은 단순히 본선을 진출하기 위한 교두보로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지역의 대표성을 갖는다. 따라서 이번에 우승한 니치다이산고가 도쿄도민의 절대적인 응원을 받은 것도, 이시하라 신타로 도쿄도지사가 즉각 축전을 보낸 것도 바로 도쿄 출신이라는 지역연고 때문이었다.
 또한 야구스타가 탄생하는 것도 바로 이 고시엔을 통해서다.
 프로야구계에서 괴물투수로 통하는 마츠이(松井) 선수도 바로 이 고시엔을 통해서 주목을 받기 시작해, 요미우리 자이언츠에 스카우트되어 대스타가 되었고, 얼마 전 아나운서와 스캔들을 일으킨 후 성적이 저조한, 한 때는 제 2의 이치로로 불리웠던 세이부의 마쓰자카(松坂)선수도 고시엔 스타였다. 이를테면 고시엔은 프로야구에 진출하는 지름길인 셈이다.
 지금은 은퇴해 TV에서 야구뉴스해설가로서 활동하고 있는 재일동포 가네무라 요시아키(김의명)도, 고교시절 고시엔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당대의 최고 스타였었다. 그 덕분에 당시 박정희 대통령으로부터 모국방문 초청을 받아 처음으로 한국 땅을 밟아 보기도 했던 그는, 작년 은퇴하기 전 국내의 모 구단으로부터 스카우트 제의가 있었다고 한다.
 한편 이번 고시엔에서도 스타선수가 탄생했다. 니치다이산고의 곤도 가즈키(近藤一樹.3년)와 하라지마(原島正光.3년), 우치다(內田和他.3년)선수들이 그들. 모두 3학년생이므로 이제 대학 아니면 프로야구 등 진로를 선택해야 한다.
 그중 가장 일본언론의 주목을 받은 선수는 곤도 가즈키.
 "마운드에 있을 때가 가장 기분이 좋습니다."
 결승전이 끝난 후 그가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언론이 곤도를 최고의 에이스로 추켜 세운 이유는 놀라운 투구력. 우승이 결정된 후 두 손을 높이 치켜들고 포효하는 모습이라든가 각종 인터뷰 등 개인적인 선수의 클로즈업은 모두 곤도가 차지하고 있다.
 이렇듯 모두가 다 인정하는 발군의 야구실력과 대중적 인기가 모아지는 고시엔 스타는 그래서 프로야구 감독들이 탐을 낸다. 때문에 프로야구의 유명감독이나 스카우트들은 열일 마다하고 매년 고시엔을 관전하는 것도 바로 이런 까닭이다.
 아무튼 이치로와 사사키, 신조 때문에 미국으로 향했던 야구열기가 오랜만에 일본국내로 모아졌다. 그래서인지 스포츠신문들은 연일 새로 탄생된 뉴히어로를 취재하기에 바쁘고, 니치다이산고의 오쿠라감독은 어느새 명감독이 되어 매스컴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또한 니치다이산고가 있는 도쿄도 마치다(町田)시도 덩달아 축제 분위기에 휩싸여 있다. 고시엔에서 전국제패를 함으로써 마치다시의 위상을 드높였다는 것. 마치다시장은 기자회견을 열어 이보다 더 기쁜 일은 없다고 말하는 한편, 시 차원에서 성대한 파티를 열겠다고 선언했다.
 이렇듯 프로 야구선수를 꿈꾸는 야구꿈나무들의 동경의 대상인 고시엔. 올해도 이렇게 몇 명의 고시엔 스타를 낳으며 대단원의 막이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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