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1월1일이다. 2001년 1월1일.
원래 본격적인 21세기가 2001년부터 시작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들은 다 알 것이다.(학교 다닐 때 21세기가 몇년도부터 시작인가 하는 내용의 객관식 문제를 풀었던 기억이 난다)
새 세기의 새해에 여러분들은 무엇을 하고 있는가. 그리고 무엇을 하고 싶은가. 나야 '명성황후' 공연이 있어서 극장에 있지만 대부분 가족끼리 오순도순 모여 시간을 보내고 있지 않을까 싶다.
올해가 뱀의 해인데, 뱀이 냉혈동물이라고 해서 사람들이 싫어하기는 하지만, 알고 보면 굉장히 깨끗하고 정결한 동물이란다. 그래서 옛날에 미인들이 몸에 두르고 다녔다는 얘기도 있다.
뱀은 팔 다리가 없고 미끈해서 사람들이 보기에 좀 거북하다. 하지만 팔 다리 없는 그놈은 얼마나 불편하겠는가. 외모 때문에라도 아마 굉장한 컴플렉스 속에서 살아갈 거다. 그래서 산 속에, 또 땅 속에 숨어사는 것은 아닐까? 성경에서도 이브에게 사과를 먹이는 악역을 하고있지만, 어찌 해석하면 스스로 판단을 하며 머리를 굴린 최초의 동물인 수도 있다. 뭐든지 최초는 의의가 있다고 본다.
그런데 이브의 마음을 움직일만큼 영악하다는 그 뱀의 주 먹이는 뭘까? '쥐' 아니었던가?
우리 집사람이 예년과 다름없이, 올해는 술도 좀 줄이고 가정 일도 신경 좀 쓰고, 일도 좀 양 것 하라고 당부한다. 그러면서도 혹시나 하는 것이, 내가 쥐띠이기 때문에 뱀띠 해에는 그래도 좀 얌전히 죽어지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하지만 나 또한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속으로 말한다. '내가 언제 시절 타는 사람이던가. 시도 때도 없이 일 벌리는 스타일이지.'
내 마음을 읽었던지 안 사람이 금새 덧붙인다. "하긴, 뱀에게 안 잡히려고 더 빨리 뛰어 다닐지도 모르지."
어떤 사람은 나만 보면 허풍쟁이란다. '명성황후' 중국 간다더니, 일본 간다더니, 언제가요? '몽유도원도'는…. 그리고 뮤지컬 전용 극장은 짓기는 하나요? '둘리'도 한다더니 그건 또….
모두 내가 항상 꿈꿔오던 일들이고 또 진행하고 있는 일들이다. 그리고 눈에 보이게 안 보이게 조금씩 진전되고 있다. 올해에도 영국 가고, 일본 간다고 하면, 혹자는 어느 세월에? 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는 또 자신 있게 말한다. 올해 '명성황후'는 영국도 가고 일본도 간다.
무대에서 연기하는 배우들이 서로 사랑하는 마음만 있고 행동으로 표현하지 않으면 공연은 아마 무척 재미없을 것이다. 항상 부딪힘과 갈등 속에서 극은 진행되기 마련이다. 말하자면 사건과 행위가 없는 공연은 무의미하다는 것이다.
일상도 마찬가지다. 혹 나를 허풍쟁이라 할지라도 또는 우리 집사람처럼 일 벌리는데 일등이라고 나무랄지라도 아마 계속 이렇게 살 것 같다. 결국 그것이 씨앗이 되어 열매를 맺는다는 확신이 있기 때문이다.
새해에 가족들에게 또 친구 동료들에게 큰 소리 치면서 허풍 한번 떨어 보라. 시작이 반이고, 말 한마디로 천금도 갚는다는데, 하고싶은 말 많이 하면서 꿈이나 거창하게 우선 꿔보자.
꿈꾸지도 않는 자는 얻지도 못하리라. 꿈일지라도 최선을 다해 노력하면 될 것 아닌가. 현실로 이뤄지도록 말이다. 내게는 '호랑이 범 무서운 줄 모르고'가 아니라, '쥐 뱀 무서운 줄 모르고' 시작하는 한해가 될 것 같다.
< 연극연출가>
원래 본격적인 21세기가 2001년부터 시작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들은 다 알 것이다.(학교 다닐 때 21세기가 몇년도부터 시작인가 하는 내용의 객관식 문제를 풀었던 기억이 난다)
새 세기의 새해에 여러분들은 무엇을 하고 있는가. 그리고 무엇을 하고 싶은가. 나야 '명성황후' 공연이 있어서 극장에 있지만 대부분 가족끼리 오순도순 모여 시간을 보내고 있지 않을까 싶다.
올해가 뱀의 해인데, 뱀이 냉혈동물이라고 해서 사람들이 싫어하기는 하지만, 알고 보면 굉장히 깨끗하고 정결한 동물이란다. 그래서 옛날에 미인들이 몸에 두르고 다녔다는 얘기도 있다.
뱀은 팔 다리가 없고 미끈해서 사람들이 보기에 좀 거북하다. 하지만 팔 다리 없는 그놈은 얼마나 불편하겠는가. 외모 때문에라도 아마 굉장한 컴플렉스 속에서 살아갈 거다. 그래서 산 속에, 또 땅 속에 숨어사는 것은 아닐까? 성경에서도 이브에게 사과를 먹이는 악역을 하고있지만, 어찌 해석하면 스스로 판단을 하며 머리를 굴린 최초의 동물인 수도 있다. 뭐든지 최초는 의의가 있다고 본다.
그런데 이브의 마음을 움직일만큼 영악하다는 그 뱀의 주 먹이는 뭘까? '쥐' 아니었던가?
우리 집사람이 예년과 다름없이, 올해는 술도 좀 줄이고 가정 일도 신경 좀 쓰고, 일도 좀 양 것 하라고 당부한다. 그러면서도 혹시나 하는 것이, 내가 쥐띠이기 때문에 뱀띠 해에는 그래도 좀 얌전히 죽어지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하지만 나 또한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속으로 말한다. '내가 언제 시절 타는 사람이던가. 시도 때도 없이 일 벌리는 스타일이지.'
내 마음을 읽었던지 안 사람이 금새 덧붙인다. "하긴, 뱀에게 안 잡히려고 더 빨리 뛰어 다닐지도 모르지."
어떤 사람은 나만 보면 허풍쟁이란다. '명성황후' 중국 간다더니, 일본 간다더니, 언제가요? '몽유도원도'는…. 그리고 뮤지컬 전용 극장은 짓기는 하나요? '둘리'도 한다더니 그건 또….
모두 내가 항상 꿈꿔오던 일들이고 또 진행하고 있는 일들이다. 그리고 눈에 보이게 안 보이게 조금씩 진전되고 있다. 올해에도 영국 가고, 일본 간다고 하면, 혹자는 어느 세월에? 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는 또 자신 있게 말한다. 올해 '명성황후'는 영국도 가고 일본도 간다.
무대에서 연기하는 배우들이 서로 사랑하는 마음만 있고 행동으로 표현하지 않으면 공연은 아마 무척 재미없을 것이다. 항상 부딪힘과 갈등 속에서 극은 진행되기 마련이다. 말하자면 사건과 행위가 없는 공연은 무의미하다는 것이다.
일상도 마찬가지다. 혹 나를 허풍쟁이라 할지라도 또는 우리 집사람처럼 일 벌리는데 일등이라고 나무랄지라도 아마 계속 이렇게 살 것 같다. 결국 그것이 씨앗이 되어 열매를 맺는다는 확신이 있기 때문이다.
새해에 가족들에게 또 친구 동료들에게 큰 소리 치면서 허풍 한번 떨어 보라. 시작이 반이고, 말 한마디로 천금도 갚는다는데, 하고싶은 말 많이 하면서 꿈이나 거창하게 우선 꿔보자.
꿈꾸지도 않는 자는 얻지도 못하리라. 꿈일지라도 최선을 다해 노력하면 될 것 아닌가. 현실로 이뤄지도록 말이다. 내게는 '호랑이 범 무서운 줄 모르고'가 아니라, '쥐 뱀 무서운 줄 모르고' 시작하는 한해가 될 것 같다.
< 연극연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