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핑크빛 희망과 반짝이는 기대감
세기말 모노톤과 금속성, 사이버와 테크노로 중무장했던 인류는 새천년이 되자 자연과 과거로 눈을 돌렸고, 장미빛 희망으로 옷을 갈아입었다. 모든 여성이 핑크에 도취됐고, 이른바 반짝이 패션(글리터링룩)이 인기를 끌었다. 70년대 촌티패션의 대명사였던 물방울 무늬가 '닷컴패션'으로 다시 태어났고, 벤처족이라 불리는 야심만만한 젊은 남성들은 사무실에서조차 자연스럽고 편안한 스타일의 캐주얼을 원했다. 로맨티시즘, 페미니즘, 복고주의, 자연주의, 캐주얼이 봄 트렌드의 키워드였다.
▲여름, 여체에 써내려간 희망
들뜬 기대감과 욕망을 날 것 그대로 드러내고 싶어였을까. 전에 볼 수 없었던 과감한 노출패션이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벗어나 거리로 내려왔다. '홀터넥'(목 뒤로 끈을 묶는 민소매셔츠)과 '백리스'(등을 완전히 노출시킨 스타일), 튜브톱(어깨를 드러내고 몸을 감싼 형태의 슬리브리스 셔츠) 등이 거리를 살색물결로 만들었다. 핑크로 단장했던 낭만적인 봄의 여성들의 섹시한 변신이 돋보인 여름이었다.
▲가을, 다시 베일에 가려진 여심
올해 봄과 가을 최고의 히트아이템은 파시미나 숄이었다. 파시미나는 원래 히말라야 고산지대에서 자라는 산염소로 부터 채취한 섬세한 섬유를 가리키는 고유명사였으나 사각형태의 큼지막한 숄을 가리키는 일반명사처럼 사용될 정도로 뜨거운 인기를 끌었다. 특히 가을에는 복고풍의 정장이 유행하면서 파시미나숄과 함께 실크스카프가 동반인기를 누렸으며 여성들은 단아하고 고급스런 이미지를 창조해갔다. 전통을 대변하는 영국풍의 트위드와 해링
본 소재도 각광을 받았다.
▲겨울, 희망은 두꺼운 외투 속으로 들어가다
새천년을 밝혔던 핑크빛 희망은 경기침체 전망과 함께 빨간 더플코트와 모피 속으로 몸을 숨겼다. 동물보호론자, 환경친화론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토끼털, 여우털, 밍크털 등 고급소재의 모피가 노소구분없이 여성들의 손길을 탔고, 모피와 털을 이용한 장식과 소품도 빈번하게 눈길을 끌었다. 가수 백지영이 입고 나와 유행시킨 빨간 더플코트는 장미빛으로 시작한 올 한 해 패션트렌드의 마침표였다.
▲그 밖의 화제
여론과 언론의 논란 속에 놓였던 인물들이 '뜬금없는' 유행을 유난히 많이 낳았다. 연예인 출신 로비스트 린다 김과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 가수 백지영이 연이어 독특한 모양의 선글라스를 히트시켰다. 또 몇 년 전부터 불기 시작한 명품열풍은 더욱 무서운 기세로 몰아쳤고, 이와 함께 고가의 해외브랜드들이 잇달아 한국시장에 상륙, 국내브랜드들의 부침은 더욱 심해질 것이란 전망을 낳고 있다. 〈 이형석 기자 evol9099@〉
세기말 모노톤과 금속성, 사이버와 테크노로 중무장했던 인류는 새천년이 되자 자연과 과거로 눈을 돌렸고, 장미빛 희망으로 옷을 갈아입었다. 모든 여성이 핑크에 도취됐고, 이른바 반짝이 패션(글리터링룩)이 인기를 끌었다. 70년대 촌티패션의 대명사였던 물방울 무늬가 '닷컴패션'으로 다시 태어났고, 벤처족이라 불리는 야심만만한 젊은 남성들은 사무실에서조차 자연스럽고 편안한 스타일의 캐주얼을 원했다. 로맨티시즘, 페미니즘, 복고주의, 자연주의, 캐주얼이 봄 트렌드의 키워드였다.
▲여름, 여체에 써내려간 희망
들뜬 기대감과 욕망을 날 것 그대로 드러내고 싶어였을까. 전에 볼 수 없었던 과감한 노출패션이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벗어나 거리로 내려왔다. '홀터넥'(목 뒤로 끈을 묶는 민소매셔츠)과 '백리스'(등을 완전히 노출시킨 스타일), 튜브톱(어깨를 드러내고 몸을 감싼 형태의 슬리브리스 셔츠) 등이 거리를 살색물결로 만들었다. 핑크로 단장했던 낭만적인 봄의 여성들의 섹시한 변신이 돋보인 여름이었다.
▲가을, 다시 베일에 가려진 여심
올해 봄과 가을 최고의 히트아이템은 파시미나 숄이었다. 파시미나는 원래 히말라야 고산지대에서 자라는 산염소로 부터 채취한 섬세한 섬유를 가리키는 고유명사였으나 사각형태의 큼지막한 숄을 가리키는 일반명사처럼 사용될 정도로 뜨거운 인기를 끌었다. 특히 가을에는 복고풍의 정장이 유행하면서 파시미나숄과 함께 실크스카프가 동반인기를 누렸으며 여성들은 단아하고 고급스런 이미지를 창조해갔다. 전통을 대변하는 영국풍의 트위드와 해링
본 소재도 각광을 받았다.
▲겨울, 희망은 두꺼운 외투 속으로 들어가다
새천년을 밝혔던 핑크빛 희망은 경기침체 전망과 함께 빨간 더플코트와 모피 속으로 몸을 숨겼다. 동물보호론자, 환경친화론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토끼털, 여우털, 밍크털 등 고급소재의 모피가 노소구분없이 여성들의 손길을 탔고, 모피와 털을 이용한 장식과 소품도 빈번하게 눈길을 끌었다. 가수 백지영이 입고 나와 유행시킨 빨간 더플코트는 장미빛으로 시작한 올 한 해 패션트렌드의 마침표였다.
▲그 밖의 화제
여론과 언론의 논란 속에 놓였던 인물들이 '뜬금없는' 유행을 유난히 많이 낳았다. 연예인 출신 로비스트 린다 김과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 가수 백지영이 연이어 독특한 모양의 선글라스를 히트시켰다. 또 몇 년 전부터 불기 시작한 명품열풍은 더욱 무서운 기세로 몰아쳤고, 이와 함께 고가의 해외브랜드들이 잇달아 한국시장에 상륙, 국내브랜드들의 부침은 더욱 심해질 것이란 전망을 낳고 있다. 〈 이형석 기자 evol90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