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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사→위기→활짝' 2021년 벤투호, 암울한 출발에도 월드컵은 꽃길

김성원 기자

입력 2021-12-26 15:46

수정 2021-12-27 06:00

'참사→위기→활짝' 2021년 벤투호, 암울한 출발에도 월드컵은 꽃길
11일 고양종합운동장. 카타르월드컵 최종예선 한국과 UAE의 경기. 손흥민이 황희찬에게 패널티킥을 양보하고 있다. 고양=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1.11.11/

[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2021년이 곧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한국 축구의 얼굴인 벤투호도 다사다난한 한 해를 보냈다. 신축년을 되돌아보면 출발은 끔찍한 참사였다. 손흥민 황희찬 황의조 김민재 등 주축 선수들이 대거 부상이나 코로나19 변수로 차출되지 못했다. '반쪽자리 대표팀', 한데 첫 상대가 결코 져서도 안되는 숙적 일본이었다.

그러나 현실은 냉정했다. A대표팀은 3월 숙적 일본과의 친선경기에서 0대3으로 굴욕패를 당했다. 무기력한 패배에 팬들은 분노했고, 파울루 벤투 감독을 향해 비난의 화살이 쏟아졌다. 급기야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나서 사과까지하며 진화에 나섰지만 '성난 민심'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았다.

결국 시간이 필요했고, 벤투호는 6월이 돼서야 비로소 한숨을 돌렸다. 6월 연기됐던 2022년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3경기를 모두 승리하며 최종예선 진출에 성공했다.

하지만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 도전의 첫 관문에서 위기가 찾아왔다. 9월 안방에서 열린 이라크와의 1차전에서 득점없이 비기며 벤투 감독의 경질론이 제점화됐다. 레바논과의 2차전에서 1대0으로 승리했지만 '불안한 곡예비행'의 연속이었다.

다행히 10월 극적인 반전이 시작됐다. 시리아와의 3차전이 전환점이었다. 벤투호를 수렁에서 건져낸 주인공은 손흥민이었다. 손흥민은 1-1로 벼랑 끝으로 몰린 후반 44분 결승골을 작렬시키며 팀의 2대1 승리를 이끌었다. 728일 만에 대표팀에서 필드골을 터트린 그는 이란과의 4차전(1대1 무)에서도 2경기 연속골을 터트렸다. 이란전 골도 역사였다. 손흥민은 2009년 박지성에 이어 12년 만에 아자디스타디움의 골망을 흔들었다. 선제골은 1977년 이영무 이후 44년 만이었다. 또 한국 선수로는 아자디에서 세 번째로 골을 넣은 선수로 기록됐다.

그리고 11월, 승점 6점을 쓸어담으며 화려한 마침표를 찍었다. 특히 아랍에미리트(UAE)와의 5차전은 코로나 시대의 또 다른 변곡점이었다. 2019년 12월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일본전 이후 무려 2년 만에 100% 관중 입장이 허용돼 감회는 남달랐다.

최종예선 A조에서 4승2무, 승점 14점을 확보한 벤투호는 선두 이란(승점 16·5승1무)에 이어 2위를 유지했지만 3위 이하 그룹과의 격차를 더 벌렸다. 3위 UAE의 승점은 고작 6점(1승3무2패), 한국과의 승점 차는 8점으로 벌어졌다.

최종예선 4경기를 남겨두고 있는 상황에서 카타르행이 벌써 가시권에 들어왔다. 최종예선은 내년 1월 27일 재개되는데 7차전에서 벤투호가 레바논을 꺾고, UAE가 시리아와 비기거나 패하면 한국의 카타르행이 확정된다. 아시아 최종예선에서는 조 2위까지 월드컵 본선에 직행한다.

2022년은 카타르월드컵의 해다. '꽃길'을 걷고있는 벤투호는 새해 K리거들을 주축으로 한 터키 전지훈련으로 첫 발을 뗀다. 벤투 감독은 28일 전지훈련에 참가할 명단을 발표할 예정이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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