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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경기력' 남기고 광주 떠나는 김호영 감독 "더 좋은 축구로 돌아오겠습니다"

윤진만 기자

입력 2021-12-22 17:04

수정 2021-12-23 06:00

'좋은 경기력' 남기고 광주 떠나는 김호영 감독 "더 좋은 축구로 돌아오…
FC서울과 광주 FC의 2021 K리그 1 5라운드 경기가 1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 광주 김호영 감독이 벤치로 향하고 있다. 상암=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1.03.17/

[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마주 앉은 김호영 전 광주FC 감독(52) 표정에는 아쉬움이 역력했다.



22일 '스포츠조선'과 만난 김 감독은 "어려울 걸 알고 광주에 부임했다. 어린 선수들을 성장시키면서도 성과를 내야 했고, 낼 수 있다고 자신했다. 경기력에 대한 평가가 좋았지만, 결과적으로 이렇게 돼 아쉽다"고 덤덤한 목소리로 말했다.

광주는 10승7무21패, 승점 37점으로 최하위를 기록하며 2년만에 2부로 강등됐다. 잡을 경기, 예컨대 3-0 리드한 상황에서 3대4로 대역전패한 FC서울과의 홈경기(11월 3일)가 두고두고 아쉬웠다. 이 경기 이후 광주는 동력을 잃고 추락했다. 내용이 결과를 담지 못해 더 아쉬운 한 해였다. 광주의 경기력을 두고 팬들은 "재미있다"고 반응했고, 축구인들은 "인상적"이라고 엄지를 들었다. '상대하기 까다로운 팀'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광주는 총 13차례 멀티 득점했다. 소위 강팀을 상대로도 꽁무니를 뒤로 빼지 않고 당당히 맞섰다.

김 감독은 "시즌 초부터 동계 때 준비한 축구를 펼칠 수 없었다. 엄원상의 스피드를 살릴 수 있는 핵심 공격형 미드필더 김종우가 다쳤고, 1번 라이트백인 여봉훈이 울산전에서 어깨를 다쳤다. 이한샘 이찬동 등도 부상으로 고생했다. 펠리페는 떠나려거든 더 일찍 떠났어야 했다. 그런 상황에서도 (엄)지성이, (허) 율이 등 어린 선수들이 잘해줬지만, 한 시즌 팀을 이끌 검증된 선수들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이어 "외국인 공격수는 두고두고 아쉽다. 내가 원하는 공격수는 따로 있었다. 하지만 구단은 '무조건 조나탄으로 해야 한다'고 했다. 결국 결정적인 상황에서 마무리를 해줄 공격수의 부재가 컸다. 잔류와 강등은 바로 방점을 찍어줄 선수 차이였다고 생각한다. 선수 핑계 댈 생각은 없다. 쉬면서 돌아보니 다 감독이 부족한 탓이었다"고 했다.

김 감독은 지난 15일 상호 합의하에 구단과 결별했다. 부임한지 채 1년도 되지 않아 팀을 떠나게 됐다. 김 감독이 떠난다는 소식에 제자인 김원식은 감독실을 찾아와 "제가 주장으로 부족했기 때문이다. 죄송하다"며 펑펑 울었다. 이찬동도 전화를 걸어와 연신 "죄송하다"고 했다. 김 감독은 이들이 눈에 밟혔다. 강등된 팀이 기존 감독을 연임시키는 사례가 없다곤 하지만, 제자들을 위해서라도, 김호영식 축구에 대한 확신이 있었기 때문에 다음 시즌 재승격에 힘을 보태고 싶었다. 하지만 구단의 생각은 달랐다.

김 감독은 "광주에서의 1년이 헛되지 않은 시간이었다고 믿는다. 지난 경험과 최신 트렌드 등을 접목해 진정 팬들이 즐길 수 있는 더 좋은 축구를 펼치는 지도자로 거듭나고 싶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쉬지 않고 유럽 빅클럽의 축구를 보고, 축구현장을 다니는 등 축구 공부를 계속해나갈 예정이라고 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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