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첫 클럽인 함부르크 시절이던 2012년 9월 클롭 감독(당시 보루시아도르트문트)을 상대로 첫 골을 넣은 손흥민은 9년여가 지난 20일, 토트넘홋스퍼스타디움에서 열린 리버풀과의 2021~2022시즌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EPL) 19라운드에서 또 한번 고통을 선물했다. 해리 케인(토트넘), 디오고 조타, 앤드류 로버트슨(이상 리버풀)순으로 득점이 이어지며 팀이 1-2로 끌려가던 후반 29분 천금같은 동점골을 터뜨리며 팀에 승점 1점을 선물했다.
이 골은 손흥민이 세계적인 명장인 클롭 감독을 상대로 넣은 8호골(18경기)이다. 손흥민은 함부르크 시절 클롭 감독이 이끄는 도르트문트전에 3번 나서 4골을 폭발하며 '킬러, 담당일진' 이미지를 얻었다. 2013년 바이엘 레버쿠젠으로 이적해서도 2013년 12월 1대0 승리를 이끄는 결승골을 터뜨렸다. '헤비메탈'로 정의되는 클롭식 전방 압박 전술이 역으로 역습에 최적화된 손흥민에겐 꼭 맞는 옷이었다. 손흥민이 출전한 6경기에서 팀은 4승 1무 1패를 거뒀다. 클롭 감독은 방송 인터뷰에서 공개적으로 손흥민에 대한 경계심을 표출하기도 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리버풀은 이날 무승부에 그치며 같은 라운드에서 승리한 선두 맨시티와 승점차가 3점으로 벌어졌다. 맨시티가 44점, 리버풀이 41점. 클롭 감독은 손흥민을 보며 속으론 울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