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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말로 '파리목숨', 석달만에 EPL 감독 5명이 날아갔다

윤진만 기자

입력 2021-11-09 08:55

수정 2021-11-09 09:02

그야말로 '파리목숨', 석달만에 EPL 감독 5명이 날아갔다
◇넉달만에 경질된 누누 에스피리투 산투 전 토트넘 감독. 로이터 연합뉴스

[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잉글랜드프리미어리그(EPL)에서 감독 경질 러시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10월 3일 왓포드의 시스코 무뇨즈 감독을 시작으로 10월 20일 스티브 브루스 뉴캐슬 유나이티드 감독, 1일 누누 에스피리투 산투 토트넘 감독, 6일 다니엘 파르케 노리치 시티 감독, 7일 딘 스미스 애스턴 빌라 감독이 줄줄이 경질 통보를 받았다. 11월 들어 일주일 동안 3명이 줄지어 팀을 떠나는 이례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이들의 경질 사유는 하나같이 성적부진이다. 제아무리 시즌 초반이라 하더라도 현 체제에서 팀이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 구단은 어김없이 경질 버튼을 눌렀다. 왓포드의 승격 주역인 무뇨즈 감독은 단 7경기만에 잘렸고, 브루스 감독은 사우디 국부펀드가 3억500만파운드를 들여 구단을 인수한지 13일만에 떠났다. 브루스 감독 체제에서 뉴캐슬은 단 1승도 거두지 못했다. 손흥민 소속팀인 토트넘의 누누 감독은 7경기에서 5패를 당하며 부임 넉달만에 지휘봉을 내려놔야 했고, 파르케 감독은 시즌 마수걸이승을 어렵사리 따낸 지 고작 몇 시간 뒤 작별 인사를 해야 했다. 스미스 감독은 리그 5연패에 따른 후폭풍에서 살아남지 못했다.

각 구단은 발빠르게 후임자를 물색했다. 클라우디오 라니에리 왓포드 감독, 에디 하우 뉴캐슬 감독, 안토니오 콘테 토트넘 감독 등이 전임의 자리를 대신했다. 노리치와 빌라는 아직 후임자를 찾지 못했다. 스포츠방송 '스카이스포츠'에 따르면, 노리치의 차기사령탑 후보는 프랭크 램파드 전 첼시 감독, 랄프 하센휘틀 사우스햄턴 감독, 스미스 전 빌라 감독 등이다. 빌라는 '리버풀 전설' 스티븐 제라드 레인저스 감독과 로베르트 마르티네스 벨기에 대표팀 감독 등을 놓고 고민 중이다.

역사를 돌아봐도 올시즌 '경질 레이스'는 역대급이다. 지난 3시즌, 이 시기에 경질된 감독은 각각 1명에 불과했다. 이 기세라면 20개팀 중 감독 절반 이상이 시즌 중 직을 잃을 가능성이 크다. 근 30년 역사를 자랑하는 프리미어리그에서 가장 많은 감독이 팀을 떠난 시즌은 2013~2014시즌과 2017~2018시즌으로, 각 10명씩 짐을 쌌다.

현지에선 시즌 초 리버풀과 맨시티, 두 라이벌에 일격을 맞은 올레 군나르 솔샤르 맨유 감독, 지난시즌과 같은 임팩트를 선보이지 못한 마르셀로 비엘사 리즈 감독과 브랜든 로저스 레스터 시티 감독, 그리고 사령탑 부임 후 오히려 순위가 강등권으로 추락한 왓포드의 라니에리 감독 자리가 위태롭다고 평가한다.

이러한 감독 교체가 반드시 반등으로 이어지는 건 물론 아니다. 2019~2020시즌부터 최근까지 시즌 도중 감독을 교체해 효과를 본 팀은 토트넘(마우리시오 포체티노→조세 무리뉴), 에버턴(마르코 실바→카를로 안첼로티), 첼시(프랭크 램파드→토마스 투헬) 정도밖에 없다. 은퇴 후 방송진행자로 제2의 전성기를 누비는 잉글랜드 축구 전설 게리 리네커는 스미스 감독이 경질된 직후 "또 다른 조급하고 어리석은 결정"이라며 감독을 '파리목숨' 취급하는 구단들의 결정을 비판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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