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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코하마 현장]준비에 실패한 김학범호, 멕시코전 6실점 참패는 '예견된 참사'다

노주환 기자

입력 2021-07-31 21:08

수정 2021-07-31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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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에 실패한 김학범호, 멕시코전 6실점 참패는 '예견된 참사'다
2020 도쿄올림픽 남자축구 8강전 대한민국과 멕시코의 경기가 31일 요코하마 국제 스타디움에서 열렸다. 한국 이동경이 멕시코에게 5번째 골을 허용한후 아쉬워 하고 있다. 요코하마=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21.07.31/

[요코하마(일본)=스포츠조선 노주환 기자]준비에 실패한 김학범호. 멕시코전 참패는 '예견된 참사'다



올림픽 축구대표팀 김학범 감독은 31일 멕시코전을 앞두고 한 인터뷰에서 "이제부터가 시작"이라고 했다. 조별리그에선 제대로 실력을 겨룰 상대가 없다는 뜻을 내포한 발언이었다. 그는 흐름을 정확히 꿰뚫고 있었다. 진정한 적수 앞에서 치욕적으로 무릎 꿇었다.

한국은 31일 일본 도쿄 요코하마국립경기장에서 열린 멕시코와의 도쿄올림픽 축구 8강전에서 3대6 스코어로 한국 올림픽 축구 역사에 길이남을 참패를 당했다. 전반에만 3골을 내준 대표팀은 후반에도 3골을 더 실점하며 와르르 무너졌다.

수비진의 실력은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이 없을 정도로 처참했다. 조별리그 3경기에서 상대적으로 수준낮은 뉴질랜드, 루마니아, 온두라스와 맞붙어 드러나지 않았을 뿐이다. 김 감독이 와일드카드로 김민재 카드를 무리하게 밀어붙이면서 손발을 맞춰보지 않은 설영우-정태욱-박지수-강윤성이라는 어색한 조합이 완성됐다. 박지수는 김민재 대신 부랴부랴 대체발탁된 카드였고, 강윤성은 엔트리가 확대되면서 기회를 잡은 선수였다. 애초 플랜A가 아니었단 얘기다.

이들 조합은 이날 상대의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전반 12분 크로스 공격에 엔리 마르틴에게 실점했다. 이동경의 동점골로 1-1 팽팽하던 30분, 베가의 침투패스 한 방에 수비가 자동문 모드로 바뀌었다. 로모가 추가골을 넣는 슛을 시도할 때 주변에 아무도 없었다. 37분 강윤성이 안투나에게 푸싱파울을 범하며 페널티를 내줬다. 전반을 2골 뒤진 채 마쳤다.

권창훈 원두재 엄원상을 동시에 투입하며 대반전을 노렸지만, 후반전 양상도 다르지 않았다. 후반 6분 이동경의 만회골로 2-3 상황에서 2골을 내리 실점했다. 후반 9분 프리킥 상황에서 마르틴이 헤더로 골망을 흔들었다. 비디오판독시스템(VAR)을 가동해 오프사이드 여부를 살폈지만, 파울없음이 발견돼 그대로 득점 인정됐다. 후반 18분 다시 한번 상대의 측면 공격에서 비롯된 패스 플레이에 코르도바에게 5번째 골을 내주고 말았다.

김 감독은 경기가 뜻대로 풀리지 않자 경기장을 향해 고함을 질렀다. 후반 26분에는 하프타임에 교체투입한 엄원상을 징벌 차원에서 다시 불러들이고 이강인을 투입했다. 조별리그에서 조커로서 뛰어난 득점력을 선보인 이강인도 혼자의 힘으로 차이를 만들기엔 역부족이었다. 하지만 한국의 굴욕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39분 측면이 뚫리며 아기레에게 6번째 골을 내줬다. 추가시간 황의조의 골은 너무 늦게 찾아왔다. 한국의 올림픽 도전은 8강에서 씁쓸하게 마무리했다.

요코하마(일본)=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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