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태극전사들은 25일 루마니아를 상대한다. 그 경기에 앞서 뉴질랜드전 처럼 하지 말아야 할 걸 반드시 살펴보고 넘어가야 한다. 경기 내용면 데이터상으로 드러난 수치는 스코어 빼고는 거의 다 좋게 나왔다. 볼점유율(63%>37%) 슈팅수(12개>2개) 실제경기타임(40분>23분) 등에서 한국이 앞섰다. 지지 않았다면 김학범호가 잘 한 경기라고 호평할 수 있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졌다. 매우 아쉽고 마음 아픈 결과다. 이 패배가 뉴질랜드에는 역사적 승리가 됐지만, 한국 올림픽 축구 역사에선 큰 실패로 남았다.
우리가 한국-뉴질랜드전 기록 중 곱씹어야 할 게 있다. 경고(옐로카드)를 단 한장도 받지 않았다. 불필요한 반칙을 할 필요는 없다. 우리 위험지역에서의 반칙은 오히려 우리를 위협할 수 있다. 그렇지만 태극전사들은 기본 전력에서 밀리는 뉴질랜드를 상대로 너무 순하게 경기를 임했다. 볼점유율을 높게 가져가 그런 부분도 있을 수 있다. 더 거칠게 다루지 못한 건 잘못이다. 경기 주심(남아공 출신 빅터 고메스)의 판정 성향은 살짝 거친 플레이도 용인해주는 쪽이었다. 우리 태극전사들이 긴장하지 않고 더 노련했다면 몸싸움을 더 많이 하고 상대를 더 괴롭혔어야 한다. 너무 신사적으로 경기를 풀어갔다. 그러다보니 뉴질랜드의 수비위주의 실리축구에 말렸다. 경기를 지배한 것과 달리 상대 골잡이의 한방에 결승골을 내주고 무너졌다. 골결정력에 대한 아쉬움도 컸지만 우리 선수들의 투지 역시 한국 축구 답지 않았다. 마음만 앞섰고 몸에 힘이 너무 많이 들어가 제 실력 발휘가 안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