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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마 현장] EPL 특급 공격수는 달랐다, 단 1번의 찬스 놓치지 않았다

노주환 기자

입력 2021-07-22 15:38

수정 2021-07-22 18:55

 EPL 특급 공격수는 달랐다, 단 1번의 찬스 놓치지 않았다
2020 도쿄올림픽 남자축구 조별리그 B조 1차전 대한민국과 뉴질랜드의 경기가 이바라키현 가시마 스타디움에서 열렸다. 한국의 강윤성이 뉴질랜드 우드와 볼을 다투고 있다. 가시마=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21.07.22/

[가시마(일본)=스포츠조선 노주환 기자] 프리미어리그 특급 공격수는 역시 달랐다. 한 방이 있었다.



올림픽 메달에 도전하는 한국 축구대표팀, 김학범호가 첫 경기에서 믿기 힘든 패배를 당했다.

한국은 22일 오후 5시 일본 가시마스타디움에서 뉴질랜드와 도쿄올림픽 조별리그 B조 첫 경기를 치렀다. 한국으로서는 무조건 이겨야 하는 경기였다. 첫 경기의 중요성도 있고, 객관적 전력상 조 최약체로 꼽히는 뉴질랜드전은 무조건 승리가 필요했다.

한국 사령탑 김학범 감독은 4-2-3-1 전형을 뽑아들었다. 최전방에 공격수 황의조, 그 뒷선에 권창훈-이강인-엄원상, 수비형 미드필더로 김동현-원두재, 포백에 강윤성-이상민-정태욱-이유현, 골키퍼로 송범근을 선택했다. 꺼내들 수 있는 최상의 조합이었다.

뉴질랜드는 5-4-1 포메이션으로 수비 라인을 두텁게 했다. 한 수 위로 평가되는 한국의 공격력을 인정하고, 선 수비 후 역습으로 득점을 노리겠다는 계산이었다. 뉴질랜드는 최전방 포워드 크리스 우드 정도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선수가 수비에 가담했다.

예상대로 경기가 흘렀다. 한국이 경기 내내 일방적으로 볼을 점유하며 공격을 시도했고, 뉴질랜드는 막기 바빴다. 뉴질랜드가 가끔식 역습을 통해 공격을 시도했지만, 크게 위력이 없었다.

문제는 아무리 두들겨도 문이 열리지 않았다는 것. 전반이 무득점으로 끝났다. 후반 우리 선수들의 체력, 집중력이 떨어지자 뉴질랜드도 공격 찬스를 잡기 시작했다.

그리고 뉴질랜드에는 그들이 자랑하는 최고의 공격수 우드가 있었다. 우드는 EPL 번리에서 뛰는 선수로 이번 대회 와일드카드로 출전했다. EPL 최근 4시즌 연속 두자릿수 득점을 기록할 정도로 골 결정력이 탁월한 공격수. 세계에서 축구를 가장 잘하는 선수들이 모인 EPL에서 이런 대기록을 만들 수 있다는 것 자체에서 우리의 경계 대상 1호였다.

그리고 걱정이 현실이 됐다. 후반 25분까지 슈팅 1개 때리지 못하던 뉴질랜드. 단 한 번의 찬스가 찾아왔다. 뉴질랜드의 중거리 슈팅이 나왔고, 이 슈팅이 정태욱을 맞고 굴절됐다. 하필이면 골문쪽으로 쇄도하던 우드에게 공이 흘렀다. 우드는 침착하게 공을 잡고 골로 연결시켰다. 처음에는 오프사이드 판정이 나왔지만, VAR 판독 결과 슈팅시 우드와 한국 수비수 이유현이 동일 선상에 있었다는 판정이 나오며 골로 번복됐다.

경기 내내 보이지도 않았다. 그저 전방에서 어슬렁거리며 동료들 수비를 지켜보는 듯 했다. 하지만 결정적 슈팅 시 순간 침투, 그리고 골문 앞 침착한 볼 처리. EPL의 수준급 공격수가 보여준 결정적 한 방이었다. 모든 게 뉴질랜드의 계산대로 풀려버린 경기였다.

가시마(일본)=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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