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렬한 폭염, 코로나19 재유행으로 인한 짜증을 시원하게 날려줄 잔잔한 미담이 화제다.
시원한 미담의 발원지는 부산 아이파크다. 사실 부산 구단은 관련 사실을 숨겨왔다.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가르침도 있거니와, 외부에 떠벌릴 만큼 거창한 일도 아니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른바 '원팀나눔'의 시작은 시즌 개막 이전인 올해 초로 거슬러 올라간다. 부산 김병석 대표는 페레즈 감독과 승리수당 문제를 놓고 회의를 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올해부터 수당 제도에 제한 조치를 취하기로 하고 K리그1은 경기당 100만원, K리그2는 경기당 50만원(이상 1인 기준)을 상한선으로 정했기 때문이다. 계약서를 위반한 과열 경쟁을 막고, 코로나19로 인한 구단 재정 악화를 덜기 위한 취지였다.
보통 구단들의 수당 배분 방식은 출전시간-공헌도에 따른 차등 지급이다. 수백만원의 승리수당을 주던 예전에는 이런 배분 방식이 별 문제가 없었지만 상한선 50만원으로 한정되니 출전시간 차등도 애매해졌다. 이에 페레즈 감독은 "모두가 공평하게 똑같이 나누자"고 제안했다. 종전처럼 코칭스태프-엔트리 선수 위주가 아니라, 장비 담당 지원 스태프 등 경기 준비를 위해 음지에서 고생한 모든 구성원을 포함시켜 승리 수당 총액을 'N분의 1'로 나누자는 것.
페레즈 감독이 "허드렛일이라는 것도, 말단 직원이라는 것도 없어야 한다. 맡은 일만 다를 뿐 경기 준비를 위해 헌신하는데 차별이 없어야 진정한 원팀"이라고 취지를 설명하면서 "나부터 수당을 내려놓겠다"고 솔선수범한 게 선수들의 공감을 샀다.
부산 구단 관계자는 "큰 돈은 아니지만 나누는 마음에 서로 만족한다. 각자 소속감, 책임감도 높아지고 모두가 더 승리하길 기원하며 더 열심히 일하는 분위기가 된다"고 말했다.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