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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컵리뷰]노동건의 막판 '슈퍼세이브'…수원, 불운 터널 뚫었다

최만식 기자

입력 2021-05-26 21:44

노동건의 막판 '슈퍼세이브'…수원, 불운 터널 뚫었다


[수원=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수원 삼성이 불운의 터널을 뚫고 FA컵 8강에 진출했다.



수원은 26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2021 하나은행 FA컵 4라운드(16강전) FC안양과의 홈경기서 연장전까지 120분 동안 득점없이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4-2로 승리했다.

수원은 리그 포함 8경기 연속 무패(5승3무) 행진을 달렸고, 6년 연속 FA컵 16강에 진출한 위용을 뽐냈다.

연장전까지 120분 동안 안양 골키퍼 정민기의 '선방쇼'가 빛났지만 승부차기에서 마지막에 웃은 이는 수원 골키퍼 노동건이었다.

노동건은 3-2로 앞서던 3번째 키커 수비에서 상대 타무라의 슈팅을 막아냈고, 4-2로 달아난 가운데 안양 4번째 키커 하승운의 가운데 방향 슈팅마저 막아내며 대미를 장식했다.

수원의 베테랑 염기훈은 이날 주장 완장을 차고 나왔다. 박건하 수원 감독이 이날 로테이션을 가동하면서 염기훈에게 중책을 맡긴 것.

그럴 만했다. 염기훈은 FA컵의 '전문가'다. 이날 선발 출전으로 역대 FA컵 최다 출전 타이기록(42경기·노병준과 공동)을 세웠다. 어디 그뿐인가. 역대 FA컵 최다 득점(10골)과 최다 도움(14개)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앞서 열린 대전과의 32강전(2대1 승)에서 2골을 모두 도운 주인공도 염기훈이었다.

유주안 강태원 손호준, 안토니스 등 그간 출전 기회가 적었던 '동생'들과 선발로 나선 염기훈은 최전방과 밑선을 조율·지휘하며 팀 플레이를 이끌었다. 하지만 안양의 저항은 만만하지 않았다.

수원은 2부리그 안양을 맞아 예상됐던 대로 전반 주도권을 잡았지만 안양 골키퍼 정민기의 선방이 자꾸 야속했다.

정민기는 전반 18분 니콜라오의 오른발 터닝슛을 슈퍼세이브했다. 이어 28분에는 안토니스가 기습적으로 날린 중거리슛도 타이빙 캐치로 막았다. 2개의 슈팅 모두 왼쪽 구석으로 낮게 깔려 꽂히는, 모범적인 시도였지만 정민기의 선방에 속수무책이었다.

안양은 35분 프리킥에 이은 문전 혼전 상황에서 골망을 먼저 흔들었지만 공격 가담했던 수비수 이상용의 골키퍼 차징으로 반칙 판정만 받았다.

헛심 공방으로 전반을 마친 수원. 변화가 필요한 수원은 후반 들어 공세 수위를 바짝 올렸다. 후반 5분 만에 염기훈이 문전 쇄도하며 강력한 왼발슛을 날렸지만 또 정민기의 선방.

정민기로 인한 수원의 불운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19분 손호준의 크로스에 이은 염기훈의 절묘한 다이빙 헤더가 정민기에게 또 막혔고, 유주안의 세컨드볼 슈팅마저 골대를 강타한 것.

3분 뒤 수원은 염기훈의 체력 안배를 위해 후배 강현묵과 바꿨고, 31분 유주안 대신 정상빈을 투입, 대전환을 노렸지만 연장 승부를 피하지 못했다.

연장 전반 두 팀은 '선방쇼'를 주고 받았다. 먼저 정민기가 6분 안토니스의 슈팅이 골문 왼쪽 윗구석으로 날아든 것을 절묘하게 막아냈고, 13분에는 수원 골키퍼 노동건이 아코스티의 결정적인 헤더슛을 쳐냈다.

이제 남은 시간은 연장 후반 15분. 두 팀 선수들 모두 체력이 고갈됐지만 승부를 내야 했기에 젖 먹던 힘까지 다 쏟아내야 했다.

수원의 불운은 지독했다. 후반 5분 아크 정면에서 얻은 프리킥 찬스에서 정상빈이 감각적으로 감아찬 슈팅이 크로스바를 강타했다. 정민기의 '선방쇼'에 골대의 방해까지…, 너무 안 풀리는 수원이었다.

결국 승부차기까지 넘어간 혈투는 정민기가 아닌 노동건이 마지막에 웃으며 진정한 승자가 됐다.

수원=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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