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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우러 만나는 수원-포항 '우정의 무대' 왜?…'신화용 합동은퇴식'

최만식 기자

입력 2021-04-29 11:11

싸우러 만나는 수원-포항 '우정의 무대' 왜?…'신화용 합동은퇴식'


[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화합의 은퇴식.'



축구 그라운드에서 홈팀과 원정팀은 승점 3점을 놓고 치열하게 경쟁하는 게 프로의 생리다. 이를 전쟁터에 비유해 흔히 '아군-적군'으로 부르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오는 5월 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K리그1 13라운드 수원 삼성-포항 스틸러스전에서는 '한 사람'을 위해 아군-적군이 손을 맞잡을 전망이다.

'한 사람'은 K리그를 대표하는 레전드 골키퍼로 꼽히는 신화용(38)이다. 수원 구단은 "5월 1일 빅버드에서 열리는 K리그1 13라운드 포항과의 맞대결에 앞서 양 구단 유니폼을 입고 활약한 신화용 선수의 합동 은퇴식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함동 은퇴식이 열리는 경우는 K리그에서 거의 보기 드문 일이다.

포항 출생으로 포항중-포항제철고를 나온 신화용은 2004년 포항에서 프로 데뷔한 뒤 2016년까지 포항의 간판 골키퍼로 활약했다. 이 기간 동안 7차례 우승을 경험했다. 이후 2017년 수원으로 이적한 그는 2년간 수원의 수문장으로 뛰며 전성기 못지 않은 0점대 방어율을 선보였다.

특히 2018년 전북 현대와의 아시아챔피언스리그 8강전에서 페널티킥과 승부차기를 세 차례나 막아내며 수원의 4강진출을 이끌었고, K리그 300경기 출전을 기념해 수원 팬들에게 '걱정하지 말고, 설레여라' 문구가 새겨진 팔찌를 선물하며 짧지만 강한 인상을 남기기도 했다.

두 구단에서 좋은 활약을 펼친 신화용의 인생 2막을 축복하기 위해 수원과 포항 구단이 맞대결 시기를 맞아 화합의 은퇴식을 갖기로 한 것이다.

이날 은퇴식은 코로나19 방역 규정으로 인해 필드 대신 VIP 단상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수원-포항에서의 활약상을 담은 영상을 상영한 뒤 수원 구단에서는 공로패를, 포항 구단에서는 꽃다발을 전달할 예정이다. 이어 신화용이 은퇴 인사를 전하고, 양 팀 선수들은 필드에 도열해 K리그 레전드의 은퇴를 박수로 존경과 감사를 전한다.

수원은 골키퍼로는 단신(1m83)의 약점과 고질적인 허리 통증에도 프로 통산 419경기를 소화하며 최고의 활약을 펼친 신화용의 축구인생을 되돌아보는 포항전 매치데이매거진 스페셜편을 제작해 기록으로 남기기로 했다.

신화용은 "수원-포항전이 열리는 날 은퇴식을 치를 수 있어 의미가 더 각별한 것 같다. 배려해준 수원 구단에 감사하다"며 "코로나19로 인해 팬들을 가까이서 뵙지는 못하지만, 코로나가 종식되면 수원 팬들과 다시 만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수원 구단은 "이번 은퇴식은 양 구단이 경쟁을 떠나 K리그 레전드를 예우하는 스토리텔링의 사례로 남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2021 K리그 마스코트 반장선거에 입후보한 수원의 아길레온과 포항의 쇠돌이는 신화용의 은퇴식을 맞아 경기 전 합동 유세를 펼친 후 신화용과 기념촬영을 한다.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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