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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인터뷰]'투기 논란' 기성용 "답답한 마음 뿐, 다 내려놓겠다"

박찬준 기자

입력 2021-04-25 19:11

'투기 논란' 기성용 "답답한 마음 뿐, 다 내려놓겠다"


[수원=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답답한 마음 뿐, 다 내려놓겠다."



다시 한본 논란의 중심에 선 기성용의 속내였다.

FC서울이 가까스로 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서울은 25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수원FC와의 '하나원큐 K리그1 2021' 12라운드에서 후반 추가시간 터진 팔로세비치의 극장골로 1대1로 비겼다. FA컵 포함, 공식 경기 6연패의 수렁에 빠졌던 서울은 7경기만에 귀중한 승점 1을 챙겼다. 반면 수원FC는 다잡았던 승리를 놓치며 탈꼴찌에 실패했다.

서울은 이날 승부수를 띄웠다. 지난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원정경기에 동행하지 않았던 나상호, 팔로세비치, 오스마르를 모두 선발로 내세웠다. 무엇보다 부상에서 돌아온 기성용을 전격적으로 선발 명단에 포함시켰다. 허벅지 부상 여파로 지난 울산 현대와의 8라운드 이후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던 기성용은 최근 훈련에 정상적으로 참가하며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기성용은 학폭 논란에 이어 최근 투기 논란으로 다시 중심에 섰다. 기성용은 아버지인 기영옥 전 광주FC 단장과 농지법 위반, 불법 형질변경 등 혐의로 경찰에 불구속 입건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의 중심에 섰다. 기성용은 개인 SNS를 통해 사죄했다. 선발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었지만, 박진섭 감독은 최근 좋지 못한 상황을 고려, 기성용을 내세웠다. 박 감독은 경기 전 인터뷰에서 "오늘은 마지막 경기라 생각하고 총력전을 펼치겠다. 나올 수 있는 선수는 다 내보냈다. 이길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어 "기성용이 풀타임은 힘들 것 같다. 70~80%의 몸상태라 생각이 된다"며 "경기 외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얘기를 나누고 있다. 본인이 잘 이겨나가야 하는 부분이다. 내가 이렇다 저렇다 말하기 어려운만큼, 본인한테 맡기고 있다"고 했다.

확실히 중원에 기성용이 자리한 서울의 플레이는 달랐다. 기성용은 차원이 다른 패스로 경기를 주도했다. 심리적으로 흔들릴법도 했지만, 경기력만큼은 흔들리지 않았다. 물론 기성용이 부상이 길어지며 정상 몸상태가 아니었지만, 한번씩 찔러주는 패스만으로도 경기 분위기를 바꿨다. 다만 서울은 여전한 최전방 고민으로 기성용의 패스를 마무리까지 하지는 못했다. 서울은 이날 수비수 홍준호를 최전방에 기용했지만, 22분만에 교체아웃했다.

서울은 후반 기성용의 체력이 떨어지며, 수원FC에 주도권을 내줬다. 결국 선제골까지 허용했다. 후반 33분 한승규의 코너킥을 박지수가 머리로 돌려놨고, 라스가 방향을 바꾸는 헤더로 서울 골망을 흔들었다. 7연패가 현실이 될 것 같은 순간, 기성용의 발끝이 번쩍였다. 후반 추가시간 왼쪽에서 강력한 롱패스로 윤종규에게 연결했고, 이 볼은 살아나며 결국 팔로세비치의 페널티킥으로 연결됐다. 팔로세비치가 자신이 얻어낸 페널티킥을 성공시키며, 경기는 1대1로 마무리됐다. 기성용은 성치 않은 몸에도 풀타임으로 경기를 소화했다.

기성용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 나서 자신의 속 마음을 다시 한번 전했다. 다음은 기성용의 일문일답이다.

수원=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최근 다시 논란의 중심에 섰는데.

▶SNS를 통해 내 입장을 표명했다. 뭘 어떻게 말씀을 드려야 할지, 답답하다. 내가 잘못한 것에 대해서는 충분히 내 입장을 밝혔다. 지난 몇일 동안 잠을 못잤다. 여러 생각이 많았다. 나 역시 그 동안 내 인생에 있어 가장 조심하고, 중요하게 생각했던 부분에 대해 이런 일이 벌어져 힘들었다. 조사나 이런 부분을 성실하게 받을 것이다. 조사를 통해 내가 진실되게 모든 것을 이야기 할 것이다.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모르지만, 팬들께서 실망하지 않도록 성실하게 조사에 임할 생각이다. 확실하게 말씀 드릴 수 있는 부분은 어떤 불법적인 것을 통해 이익을 취하게 된다면, 그렇게 인생을 살고 싶지 않고, 사회에 어려운 분들에게 모든 것을 내려놓겠다. 잘못된 부분이 밝혀지면, 욕심이 없고 내 인생을 항상 그런 것에 대해 조심하고, 돈에 대해서 절대 불법적으로, 돈에 가치를 두고 살아가지 않도록 노력했기에 답답하고 죄송하다. 앞으로 어떤 결과가 나와도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할 것이다. 경기장 안에서, 선수로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내려놓겠다는 뜻은.

▶여러 의미가 있다. 불이익을 통해 돈이나 이런 부분을 그런 식으로 취하고 싶지 않다. 조사에서 그런 의도로 행했다면, 내 양심상 내가 가장 바라지 않는 부분이다. 나는 많은 사람들에게 그동안 축구 선수로 사랑을 받아왔고, 팬들에게 사랑을 보답하기 위해 조심스럽게 살아왔다. 개인적으로 그런 사람이 되고 싶지 않다. 조사를 성실히 받아서 어떤 결과가 나오든지 책임져야 하는 부분은 책임 지겠다. 그런 부분에 있어 사회나 어려운 분들에게 도울 수 있다면 언제든지 돕고 싶다. 그게 솔직한 마음이고, 그게 맞는거다. 나는 그렇게 살아왔다고 자부한다. 나의 불찰로 인해 나를 응원해주시고, 사랑을 베풀어주신 많은 분들에게 죄송하게 생각한다. 이 모든 부분에 대해 철저히 조사를 받고 책임을 지려고 하고 있다.

-아버지에 일임했다고 했는데.

▶내가 어떤 이야기를 해도 믿으시는 분도 계시고, 어떻게 몰랐냐고 하시는 분도 계실거다. 그때 당시 영국에 있었다. 어렸을때 조금 산 것 외에는 거기서 생활한 적도 없었다. 어디인지도 모르고. 아버지가 항상 축구센터를 만들고 싶다고 하셨다. 내 입장에서 평생 축구만 하던 사람이 거기가 어떤 땅이고 뭐가 있고, 아버지가 좋은 의도로 알아서 하셨을거라고 일임했다. 아버지의 꿈이라고 하시는데, 내가 땅을 다 알아보고, 당시 축구하고 바쁘던 시기에 알지 못했다. 체크할 수 없었다. 한국에 들어올 수도 없었고. 아버지가 그렇게 말씀하시길래, 그렇게 동의를 했다. 내가 받는 연봉을 아버지께 보내드린 것도 맞고, 그래서 시작이 됐다. 나도 안지가, 농지가 뭔지, 농지를 하려면 뭐가 필요하고, 그런걸 어떻게 알겠나. 내가 땅전문가도 아니고. 이렇게 말씀을 해도, 어떻게 몰랐냐 체크를 안했냐, 물론 체크를 안한 것도, 일임을 안한 것도 맞다. 내 이름으로 했기에 제 불찰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몇일 전 농지고, 농지가 문제가 된다는걸 갑자기 알았다. 나 역시 답답하다. 그래서 말씀 드린 것은 충분히 진심으로 사과를 드리고 나 역시 철저히 내 이름으로 들어갔기에 더 철저히 했어야 한다. 아버지와 크게 이야기를 나누지 않았고, 전적으로 일임을 했다. 내 잘못이 있기에 그런 부분에 대해 경찰에 모든 것을 성실히 임할 것이다. 많은 분들에게 실망감을 안겨드려서 죄송하게 생각한다. 나 역시 답답하고, 그런 마음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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