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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눈물, 韓 여자 축구 그래도 훌쩍 큰 희망을 봤다

김가을 기자

입력 2021-04-13 19:43

또 눈물, 韓 여자 축구 그래도 훌쩍 큰 희망을 봤다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마지막은 또 눈물이었다.



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여자축구대표팀은 13일 중국 쑤저우 올림픽 센터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도쿄올림픽 여자축구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플레이오프(PO) 2차전에서 연장 접전 끝 2대2 무승부를 기록했다. 1차전에서 1대2로 눈물을 흘렸던 한국은 원정에서 기적을 노렸다. 하지만 한국은 1~2차전 합계 3대4로 패배, 또 한 번 눈물을 쏟았다.

간절했다. 올림픽은 한국 여자축구에 유난히도 냉정했다. 여자축구가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1996년 이래 단 한 번도 본선 무대를 밟지 못했다. 한국 여자 축구대표팀은 월드컵 본선 무대에 3차례(2003·2015·2019년)나 나섰고, 아시안게임에서는 3회 연속 동메달(2010·2014·2018년)을 따낼 정도로 성장했지만 유난히도 올림픽과는 지독히도 인연이 없었다.

한국 여자축구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지소연(첼시위민) 김정미 김혜리(이상 인천현대제철) 등은 '올림픽'이라는 단어만 나와도 눈물을 글썽일 정도였다. 김혜리는 앞서 "여자월드컵도 출전했었다. 올림픽만 나가지 못했다. (지)소연이가 '이번에도 올림픽 못가면 4년 더 해야 한다. 나 은퇴시키고 싶으면 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나도 소연이도 그만큼 올림픽 본선 진출이 간절하다. 앞으로 얼마나 더 축구를 할 수 있을지 모른다. 이번에야 말로 최초로 올림픽에 진출하는 팀이 됐으면 좋겠다"고 간절함을 드러낸 바 있다.

이를 악물었다. 1984년생 '맏언니' 김정미부터 2002년생 이은영(고려대)까지 오직 올림픽만 바라보며 뛰었다. 만리장성은 높았다. 여자 축구 강국 중국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한국이 따라가려하면 곧바로 한 발 달아났다. 1차전에서 패했던 한국은 2차전 초반부터 적극적으로 공격에 나섰다. 전반 30분 강채림의 선제골과 상대의 자책골을 묶어 2-0 리드를 잡았다. 중국은 후반 양 만의 득점으로 추격했다. 1~2차전 합계 3-3 동률. 경기는 연장으로 이어졌다.

마지막 불꽃. 하지만 올림픽은 이번에도 한국 여자축구를 외면했다. 그라운드 위에 쓰러진 선수들. 패배는 쓰지만, 분명한 희망도 봤다. 훌쩍 큰 동생들의 잠재력을 확인했다.

'94라인'의 대표 주자 장슬기(인천현대제철)는 자타공인 에이스로 거듭났다. 2010년 FIFA 17세 이하(U-17) 여자월드컵 우승멤버 장슬기는 소속팀과 대표팀을 오가며 에이스 자리를 확고히 했다. 2019년 프랑스여자월드컵 조별리그에서 3전 전패의 고배를 마셨던 장슬기는 스페인 무대를 경험하며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됐다. 그는 벨호의 핵심으로 수비는 물론이고 공격에서도 힘을 발휘하고 있다.

1998년생 강채림(인천현대제철)은 한국 여자축구의 공격을 이끌 기대주로 잠재력을 폭발했다. 강채림은 이번 시리즌에서 두 경기 연속 골맛을 보며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특히 2차전 전반 30분 조소현이 올린 크로스를 논스톱 발리 슈팅으로 연결하는 힘을 발휘했다.

2024년 파리올림픽까지 앞으로 남은 3년. 희망의 반짝임 속 다시 달려야 할 목표가 생겼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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