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뉴스

'끝내 터지지않은 한골!'여축,中과 연장혈투끝 2대2무...또다시 놓친 올림픽 꿈★[PO 2차전 리뷰]

전영지 기자

입력 2021-04-13 19:40

more
'끝내 터지지않은 한골!'여축,中과 연장혈투끝 2대2무...또다시 놓친 …


대한민국 여자축구대표팀 '황금세대'들이 또다시 만리장성 앞에 눈물을 삼켰다. 그토록 간절했던 올림픽 무대는 끝내 허락되지 않았다. 이번에도 '한끗차'였다.



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여자대표팀이 13일 오후 5시 중국 쑤저우 올림픽 센터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도쿄 올림픽 여자축구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플레이오프(PO) 2차전에서 연장혈투끝에 중국에 2대2로 비겼다. 홈 1차전에서 1대2로 패한 한국은 1-2차전 합산 스코어 3대4, 단 1골 차로 또다시 올림픽 티켓을 놓쳤다. 2015년 8월 중국 우한 동아시안컵 1대0 승리 이후 7경기 무승(2무5패)를 기록하며 분루를 삼켰다.

대한민국 여자축구 사상 첫 올림픽 무대를 향한 마지막 도전, 이겨야 사는 전쟁이었다.

이날 쑤저우 경기장의 풍경은 생경했다. 코로나 시대 육성응원을 금지하는 한국, 일본과는 달리 중국은 관중을 제한하지 않았고 육성 응원도 막지 않았다. 오성홍기 붉은 물결과 함께 1만 관중의 "짜요짜요" 일방적인 육성응원이 쏟아졌다. 마스크를 쓰지 않은 중국 관중들이 끊임없이 응원 구호를 외치고, 한국의 코너킥, 프리킥 찬스 때면 "우~" 야유를 보냈다.

중국의 뜨거운 응원전에도 대한민국 여축 에이스들은 개의치 않았다. 사상 첫 올림픽행의 목표에만 집중했다. 고양서 열린 1차전에서 1대2로 패한 상황, 홈앤드어웨이 방식으로 진행되는 이번 플레이오프는 '1-2차전 합산 스코어-원정 득점 스코어(X2)-연장전-승부차기' 순으로 티켓을 가리는 원칙.원정다득점 원칙에 따라 두 골 차 이상의 승리가 필요한 상황, 초반부터 강공으로 나섰다. 중원에선 강한 압박으로 상대의 공격을 끊어냈다. 절실함이 통했다. 전반 30분 한국의 선제골이 터졌다. 왼쪽 측면에서 조소현이 올린 날선 크로스를 강채림이 논스톱 발리 슈팅으로 꽂아넣었다.

전반 39분 장슬기의 돌파에 이은 최유리의 슈팅이 골대를 살짝 넘겼다. 전반 40분 스리백의 중심 홍혜지가 중국 선수와 충돌하며 얼굴을 강하게 부딪치며 쓰러지는 아찔한 순간이 있었다.

전반 42분 조소현이 돌진하던 순간 중국 공격수 장신이 스터드를 올리며 도전했다. 비신사적 파울이었다. 이어진 프리킥 찬스, 지소연이 박스앞에 섰다. 지소연의 프리킥에 이은 최유리의 슈팅을 중국 수비가 가까스로 걷어냈다. 후반 45분 지소연의 코너킥에 이은 헤더를 강채림이 이어받았다. 강채림의 크로스를 받은 최유리의 슈팅이 중국 수비수를 맞고 골망으로 빨려들었다. 중국의 자책골이었다. 벨 감독이 뜨겁게 포효했다.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전반을 2-0으로 마쳤다.

중국은 후반 시작과 함께 장신을 빼고 양만을 투입하며 높이와 피지컬로 한국을 밀어붙였다. 후반 3분 루자휘가 이금민에게 뒤늦게 달려들며 얼굴을 부딪쳤다. 오른쪽 눈 부위가 시퍼렇게 부어오른 이금민은 투지 이올랐다. 후반 9분 지소연의 프리킥에 이은 수비수 홍혜지의 슈팅이 아쉽게 불발됐다. 후반 13분 임선주의 헤더 역시 아슬아슬하게 벗어났다.

후반 22분 지소연과 루자휘가 볼다툼 중 충돌했다. 이어진 후반 25분 프리킥에서 중국의 만회골이 들어갔다. 후반 교체투입된 양만의 헤더가 골망을 갈랐다. 2-1, 1-2차전 타이 스코어. 추가골이 절실했다. 후반 39분 이영주의 중거리 슈팅이 골대를 살짝 빗나갔다. 후반 42분 벨 감독은 이금민 대신 여민지를 투입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체력이 다 소진된 상황에서도 태극전사들은 이를 악물었다.

후반 추가시간 박스 안에서 볼을 잡은 지소연의 절실한 슈팅이 골대를 살짝 벗어나며 연장 승부에 돌입했다.

연장 전반 초반 왕솽의 슈팅이 골대를 벗어났다. 연장 전반 13분 왕솽의 동점골이 터졌다. 2-2, 1-2차전 합산 스코어 4-3으로 중국이 앞선 상황. 곧바로 이어진 한국의 공격, 지소연의 패스를 이어받은 조소현의 슈팅이 상대 골키퍼 발끝에 걸렸다.

'원정 다득점 규정'에 따라 한 골만 더 넣으면 올림픽에 갈 수 있는 상황, 연장 후반 시작과 함께 벨 감독은 손화연, 권하늘, 후반 10분 이민아, 서지연을 투입해 마지막까지 골을 노렸다. 중국은 그라운드에 스러져 고의로 시간을 끌며 '굳히기'에 전념했다. 태극낭자들은 끝까지 투혼을 다했지만 올림픽의 문은 열리지 않았다. 만리장성의 벽은 높았다. 결국 2대2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다.

올림픽은 일본, 중국, 북한, 호주 등 강국들 틈바구니에서 늘 오를 듯 오를 수 없는, 난공불락의 벽이었다. 매번 한끗차로 중국, 일본 등에 밀려 4회 연속 기회를 받지 못했다. 북한이 탈락하고, 주최국 일본이 자동출전권을 확보한 도쿄올림픽, 다섯 번째 도전은 다시 못올 절호의 기회였다. 이제 30대 줄에 들어선 황금세대들이 그 어느 때보다 간절한 무대에서 그 누구보다 절실하게 뛰었지만 끝내 꿈을 이루지 못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