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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스케치]김천에 첫 발 내디딘 K리그, 프로 축제와 동네 축제 사이

김가을 기자

입력 2021-04-04 17:37

김천에 첫 발 내디딘 K리그, 프로 축제와 동네 축제 사이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김천=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역사적인 첫 경기였다.



4일, 김천 상무와 FC안양의 '하나원큐 K리그2 2021' 5라운드 대결이 열린 김천종합운동장.

김천의 창단 첫 손님맞이였다. 김천은 2021년 K리그의 새 가족이 됐다. 김천은 지난해를 끝으로 상주를 떠나게 된 국군체육부대 상무 축구단을 품에 안았다.

'Happy 김천 Together 상무'를 향해 달리는 김천. 도시가 들썩였다. 팬들 사이에서는 '김천의 축제'라는 말이 나왔다.

말 그대로였다. 이번 경기는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관계로 3000석 가량만 '오픈'했다. 홈 개막전 가변석 724석은 온라인 예매 하루 만에 매진됐다. 가변석 테이블석은 5분 만에 판매 완료.

경기장을 찾은 축구팬 김지혜씨(24)는 "김천 시민인데 그동안은 축구를 보기위해 다른 지역을 배회했다. 김천에 프로 축구단이 생겨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홍민지씨(26) 역시 "솔직히 경기장 기대를 안 하고 왔다. 생각보다 좋다. 대학팀 경기를 보러 온 적이 있는데 잔디가 매우 좋지 않았었다. 프로팀이 생기니 좋다"며 웃었다. 이수진씨(20)는 "서울에서 경기보기 위해 왔다. 테이블석을 잡기 위해 인터넷 연결이 잘 되는 곳에서 대기까지 했었다. 친구까지 동원했었다. 다행히도 좌석을 잡을 수 있어서 정말 좋다. 재미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역 내 프로 구단의 순기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 축구를 통한 즐거움은 물론이고 문화 발전, 경제 활성화까지 기대하게 하는 부분이다. 김천시는 프로 구단 유치 뒤 홈 경기장 새 단장에 나섰다. 휠체어 8석을 포함해 가변석 3066석을 마련했다. 이를 위해 예산 9억원을 들였다. 메인 전광판도 디지털 시스템으로 교체했다.

관건은 지금의 관심을 어떻게 시스템으로 정비하느냐다. 홈 첫 경기는 뜨거운 분위기 속 진행됐다. 만원 관중이 들어찬 것은 물론이고 김충섭 김천 시장을 비롯해 경북지역 국회의원, 시도의원 등이 총 출동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어수선하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가장 큰 이유는 경기장 구조적 문제다. 김천이 홈으로 사용하는 곳은 종합운동장이다. 포항 스틸러스의 '스틸야드', 대구FC의 'DGB 대구은행파크' 등과 비교하면 축구를 보는 거리 자체가 다르다. 전용구장에 대한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

경기장 분위기도 축구 문화를 형성하고 발전시키는 데 중요한 부분이다. 김천에 처음 생긴 프로 축구장인 만큼 관중 문화는 다소 어수선했다. 구단의 자제 방송에도 간간이 육성 응원이 흘러나왔다. 일부 팬은 제한구역을 통해 이동하려다 제지당하기도 했다.

또한, 한국프로축구연맹의 취재 가이드라인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 행위로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다. 연맹의 규정 제5장 24조에는 '중계권, 보도권, 온라인 영상 사용권, 연맹 및 구단 공식 미디어 외 모든 미디어는 경기 킥오프 15분 전까지 취재기자석에 착석한 상태에서만 영상을 촬영할 수 있다. 그 외 시간대 및 장소에서는 촬영 불가'라고 명시돼 있다. 하지만 현장에서 규정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K리그 관계자는 "만약을 대비해 2주 전부터 공지를 했지만, 제대로 지키지 않은 언론사가 있다"고 전했다.

김천에 첫 발을 내디딘 K리그. 프로 축구가 프로로서 자리를 잡을 수 있을지, 아니면 소위 말하는 '동네축구'로 남을지. 구단 직원과 선수들만의 노력으로는 완성될 수 없다. 모두의 노력이 필요한 시간, 이제 그 시작점에 섰다.

김천=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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