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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현장] "유레카!"..정우성 제작→배두나·공유 '고요의 바다', K-콘텐츠 출사표 (종합)

문지연 기자

입력 2021-12-22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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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레카!"..정우성 제작→배두나·공유 '고요의 바다', K-콘텐츠 출…
사진=넷플릭스 제공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제작자 정우성이 알아본 한국형 SF가 전세계를 노크한다.



22일 오전 넷플릭스는 새 오리지널 시리즈 '고요의 바다'(박은교 극본, 최항용 연출)의 제작발표회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했다. 행사에는 배두나, 공유, 이준, 김선영, 이무생, 이성욱, 최항용 감독, 박은교 작가 그리고 제작자인 정우성이 참석했다.

'고요의 바다'는 필수 자원의 고갈로 황폐해진 2075년의 지구, 특수 임무를 받고 달에 버려진 연구기지로 떠난 정예 대원들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 폐쇄된 달의 연구기지에서 펼쳐지는 예측불허한 이야기로 호평을 모았던 최항용 감독의 동명 단편 영화를 원작으로 한다. 37분 남짓 이야기에서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봤던 정우성이 장편 제작에 합류했고, '마더'와 '미쓰 홍당무' 등의 각본을 맡았던 박은교 작가가 이야기를 확장해 서스펜스의 밀도를 높였다.

배우들의 열연도 관전 포인트다. '킹덤'과 '부산행'으로 K-좀비 열풍을 선도한 배두나와 공유는 우주 생물학자 송지안과 탐사 대장 한윤재로 분해 중심을 잡는다. 이준, 김선영, 이무생, 이성욱은 수석 엔지니어 류태석, 팀 닥터 홍닥, 보안 팀장 공수혁, 우주선 조종사 김썬으로 분할 예정이다.

단편으로 먼저 '고요의 바다'를 선보였던 최 감독은 "졸업작품으로 찍었던 작품이었는데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것을 해보자고 만들었다. 그때만 해도 먼 우주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는 많았는데 달을 배경으로 하는 영화는 없었다. 달을 무대로 쓰고 싶었는데, 관심을 갖고 보던 중에 달이 우리에게 가깝지만, 의외로 아는 정보가 없더라. 그런 배경에서 매력을 느끼고 만들게 됐다"고 밝혔다.

제작을 결심했던 정우성은 "설정이라는 것이 사실은 한 영화의 세계관을 구성하는 작은 요소가 전체를 좌우한다. 이 독특한 설정이 좋았다. 어떻게 보면, 많은 SF 영화들이 있지만, 한국에서 구현한다는 것에 있어서는 엄두가 안 나던 시대였다. 똑똑한 설정 안에서 한국적 SF를 할 수 있는 소재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이유를 밝혔다.

박은교 작가도 "단편의 시나리오를 먼저 볼 기회가 있었는데, 어떤 장편이나 상업 영화를 하는 분들도 도전하기 힘든 장르가 SF고 한국에선 아쉬움도 있고 도전해보고 싶은 장르였다. 그걸 졸업 작품으로 했다는 것도 놀라웠는데, 단편에서 설정해둔 세계관이나 내용이 궁금증을 부르고 갈증이 일어나는 시나리오였다. 그래서 '더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 것 같다. 그래서 장편, 시리즈로 확장시키는 원동력이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고요의 바다'는 넷플릭스 시리즈를 통해 더 큰 이야기를 담을 수 있는 그릇으로 성장했다. 최 감독은 "넷플릭스 시리즈로 가면서 더 큰 이야기를 담을 거라고 생각했다. 넷플릭스 시리즈로 오면서 지구에 자원이 부족한 모습을 보여주며 대원들의 생존이 아니라 지구와 인류의 생존으로 확장했다"고 말했다.

배우들의 기대감도 높아졌다. 정우성의 '러브콜'에 빠른 답변을 내놓으며 참여를 결정한 이들의 선택이 시청자들의 기대감을 높인다. 특히 국내 SF 장르에 도전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다는 배두나는 "'고요의 바다'는 저에게 도전 의식을 만들어준 작품이다. '이 사람들과 함께라면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프로젝트였고, '해보자', '용기를 내보자'고 생각했던 작품"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장르물에 대한 갈증이 있었다는 공유는 "그동안 제가 보여드렸던 이미지와는 확연히 다를 것"이라고 자신했다. 특히 공유는 목에 그려진 타투에 그동안 보여줬던 로맨틱한 헤어스타일과는 다른, 짧은 헤어스타일에 도전하는 등 공유의 변신을 예감케했다.

제작자로서의 정우성은 많은 배우들에게 '출연의 이유'가 되기도 했다. 김선영은 "정우성이 제작하는 작품에 앞으로도 출연하고 싶다"고 밝힐 정도. 배두나는 "저는 저렇게 열심히 하는 제작자 분 처음 봤다. 하루도 안 빼고 현장에 계셨고, 작은 것부터 큰 것까지 너무 공을 많이 들이셨다. 저렇게 많이 신경 써주는 제작자 분 저는 처음이었다. 또 저희에겐 대표님이지만, 배우 대선배님이시니 후배들이 불편하지 않은지, 그런 것을 굉장히 많이 신경을 써주신다. 배우의 상황을 많이 케어해주신 제작자였다"고 말했다.

공유도 "아무래도 저희와 같은 배우의 입장이다 보니, 배우가 어떻게 하면 현장에서 조금이라도 편할지에 대한 부분을 캐치를 해주셨다. 항상 가까이 하기엔 먼 당신이었는데, 제작사 대표님이자 좋은 선배님이자, 인간적으로 좋은 형을 알게 된 거 같아서 너무 가까워진 거 같기도 하고 그렇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고요의 바다'는 실감나는 세트와 LED월(LED Wall)을 활용하며 몰입도를 높였다. 최 감독은 "달을 표현하다 보니 큰 규모의 세트가 필요했다. 다섯 개 정도의 세트를 사용해 2700평 정도 되는 규모였다. 규모만이 아니라 기술적으로 난이도가 높은 세트도 있었고, 배우들이 진짜라고 느끼고 몰입할 수 있도록 세트의 질감이나 무게 등 미술감독님과 대화하며 만들어냈다"고 말했다.

평소 우주에 관심이 많았다던 이준은 "생각보다 훨씬 디테일하고, 화면에 안 나오는 부분들 있잖나. 그 부분들도 디테일해서 신기했던 기억이 있다. 무전기나 전자기기 안에 배터리에 제 이름이 새겨져 있더라. 생일 작게 박혀있고, '이렇게까지?'하면서 신기했다"고 밝혔다.

이 세계를 만들어낸 박 작가도 "시나리오 쓸 때는 각오를 하고 있었다. 상상에만 존재하던 것들이 그대로 구현이 안 될 수 있으니 '실망하지 말아야지'했다. 도전일 수밖에 없기에 그럴 수밖에 없었다고 생각했다. 쓰면서도 '이게 구현이 될 수 있을까?'하면서 고민이 많았는데, 세트를 본 뒤에 많은 분들이 진심이고, 상상보다 규모가 크고 훌륭하게 만들어진 세트도 많아서 행복했다"고 말했다.

'오징어 게임'에 이어 수많은 작품이 전세계의 주목을 받는 가운데, 제작자인 정우성도 흥행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정우성은 "한국 콘텐츠의 인기가 이어지고 있는 것 같은데, 부담이 된다. 어떻게 보면 각 작품마다 고유의 세계관이 있고, 전달되는 고유의 정서가 다르기에 앞 작품들의 성공에 비교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분명히 '고요의 바다'가 가진 고유의 정서로 어필이 될 것이고, 그게 세계인들에게 얼마나 보편적인 사랑을 받느냐다. 앞의 작품이 사랑을 받았기에 쟁취할 것이라는 막연한 욕심을 쫓지는 않는다. 얼마나 공감을 이끌어낼지가 매 작품의 숙제다. 많은 분들에게 '고요의 바다'가 사랑받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다"라고 말해 기대를 높였다.

'고요의 바다'는 24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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