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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인터뷰] "젠틀한 이미지X반복된 캐릭터 불만有"…박용우, '유체이탈자'로 바꾼 연기 가치관(종합)

조지영 기자

입력 2021-11-19 10:04

수정 2021-11-19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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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젠틀한 이미지X반복된 캐릭터 불만有"…박용우, '유체이탈자'로 바꾼 …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제3의 전성기를 정조준한 배우 박용우(50). 그에게 '유체이탈자'는 선입견과 가치관을 바꾼 인생작 그 자체였다.



추적 액션 영화 '유체이탈자'(윤재근 감독, 비에이엔터테인먼트·사람엔터테인먼트 제작)에서 강이안(윤계상)을 쫓는 국가정보요원 박실장을 연기한 박용우가 19일 오전 스포츠조선과 화상 인터뷰를 통해 '유체이탈자'를 선택한 계기부터 캐릭터에 쏟은 노력까지 영화의 모든 것을 털어놨다.

'범죄도시'(17, 강윤성 감독) 제작진과 장첸을 소화한 윤계상의 의기투합, 그리고 '트랜스포머' 시리즈, '지.아이.조' 제작자 로렌조 디 보나벤츄라가 일찌감치 리메이크를 확정한 액션 영화로 관심을 모은 '유체이탈자'. 12시간마다 다른 사람의 몸에서 깨어나는 남자 강이안이 자신의 정체를 추적해간다는 참신한 설정과 맨몸부터 총격 액션까지 모든 액션을 아우르는 액션 영화로 11월 극장가에 등판했다.

특히 '유체이탈자'에서 강이안을 끝까지 추적하는 빌런 박실장으로 존재감을 드러낸 박용우의 파격 변신이 눈길을 끈다. 가장 진실에 근접한 채 강이안을 추적하는 인물을 연기한 박용우는 진짜 자신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강이안을 치명적인 위기로 몰아세우는 박실장으로 변신, 묵직한 존재감을 위해 증량을 감행하는 등 완벽히 캐릭터를 소화하며 강렬한 카리스마를 발산했다.

박용우는 "작품을 결정할 때 설레는 느낌을 받으면 선택하는 편이다. 배역이나 감독, 시나리오 등 어떤 것이든 설렘을 받으면 선택한다"며 "사실 처음에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는 어려웠다. 그냥 어렵다고 덮는 게 아니라 궁금한 지점이 많이 생기더라. 윤재근 감독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었고 직접 만난 뒤 궁금증이 해소가 됐다. 그때부터 작품에 대한 확신을 하고 결정하게 됐다. 오랜만에 영화가 개봉해 기분이 좋지만 한편으로는 걱정도 된다. 기대 반, 걱정 반이다.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 확신하며 지내고 있다"고 출연 계기를 밝혔다.

'유체이탈자'에서 빌런 역을 도전한 박용우. 빌런 연기에 대한 남다른 철학도 있었다. "공통으로 빌런 캐릭터는 밝은 감정보다는 어두운 감정을 표현할 수밖에 없다. 내 개인적인 가치관에 대입하자면 밝은 감정은 사랑의 감정에 연관된 것이고 어두운 감정은 두려움의 감정이라고 생각한다. 인간은 누구나 사랑과 두려움을 공존하며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사랑을 경험하고 사랑에 대해 성장하고 사랑에 대해 나누기 위해 살아간다고 생각한다. 또 사랑을 위해 두려움이란 감정이 공유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논리로 봤을 때 두려움은 사랑을 위해 따라가는 감정이다. 개인적으로 '다크나이트'(08,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조커가 배트맨에 '너와 나는 하나다'라고 말을 하는데 그 말을 굉장히 공감한다. 빌런은 인간의 연약함과 두려움을 표현할 수 있는 특화된 캐릭터다. 인간의 본질적인 감정을 드러내는 캐릭터라 매력적인 것 같다"고 애정을 밝혔다.

그는 "사실 몇 년 전만 해도 현실적인 고민을 많이 했다. '난 왜 젠틀하게 생겼지?' '부드럽고 착하게만 생겼지?'라는 불만이 있었다. 내 작품 중 '달콤, 살벌한 연인'(06, 손재곤 감독)이란 작품이 있었는데 당시 큰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너무 큰 사랑을 받았기 때문인지 나를 그 작품 속 캐릭터로 생각하는 부분이 많았다"며 "배우는 다양한 역할을 표현하는 게 숙명인데 거의 비슷한 배역만 출연 제안이 들어왔다. 현실적인 고민도 컸다. 그런데 다시 생각하니 내 착각이기도 했다. 스스로 이런 편견에 함몰됐다. 착하고, 성실한 모습만 생각했다. 지금은 모든 사람에게 선과 악이 있고 상황, 형편, 가치관에 따라 다르게 표현된다는 차이가 있을 뿐 누구나 선과 악은 같이 간다고 생각한다. 가치관의 전환이 생긴 이후에는 어떤 배역이라도 할 수 있게 됐다. 어떤 배역이라도 나를 표현하려고 한다"고 연기 소신을 전했다.

'유체이탈자'에서 자신을 추적하는 국가정보요원 에이스 강이안을 열연한 윤계상과 호흡도 만족감을 드러냈다. 박용우는 "윤계상은 굉장히 만남부터 인상적이었다. 나는 '유체이탈자'는 처음부터 같이 시작한 작품이 아니였다. 이 작품 전 다른 작품을 하고 있어서 늦게 합류했다. '유체이탈자' 팀이 모여 리딩도 하고 연습도 하는 과정을 참석하지 못했다. 이미 내가 합류했을 때는 사전 연습 기간이 끝난 상태고 본 촬영이 시작된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장에 가니 윤계상이 만든 분위기가 있었다. 치열하지만 따뜻한, 또 격렬한 분위기가 이미 만들어져 있었다. 누구나 꿈꾸는 현장이었다. 이런 현장을 처음 경험한 느낌이었다. 초반에는 너무 이상적인 현장이라 낯선 느낌도 받았다. 이런 뜨거운 분위기가 끝까지 갔고 그런 부분에서 윤계상에게 인간적으로도 많이 배웠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강이안을 찾는 문진아 역을 맡은 임지연에 대한 애정도 이어졌다. 박용우는 "임지연의 전작을 본 적이 있는데 이런 전작을 보면서 개인적인 선입견이 생긴 부분도 있었다. 그런데 이 영화를 통해 선입견을 스스로 깼다. 여배우를 떠나 한 사람으로 이 작품에 참여한 열정이 대단히 순수하고 성실했다. 몸을 사리지 않는 모습을 봤다. 굉장히 같은 동료로서 고마웠고 행복했던 현장이라는 기억이 강했다"고 곱씹었다.

그는 임지연을 향한 선입견에 "내가 본 영화나 드라마에서 임지연은 굉장히 여리고 곱고 하얗고 선이 부드러운, 누가 봐도 미인형의 여배우였다. 그런데 이 작품에서는 완전 달랐다. 처음 봤을 때 완전 숏컷 헤어스타일을 하고 등장해 다른 배우인 줄 알았다. 평소에 누구든 선입견을 갖지 않으려고 했는데 임지연을 보면서 반성하게 됐다"고 답했다.

'유체이탈자'는 기억을 잃은 채 12시간마다 다른 사람의 몸에서 깨어나는 한 남자가 정체불명의 이들의 표적이 된 진짜 자신을 찾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작품이다. 윤계상, 박용우, 임지연, 박지환 등이 출연했고 '심장이 뛴다'의 윤재근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24일 개봉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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