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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룡영화상] "신스틸러에서 心스틸러로"…구교환→장윤주, 스크린 장악한 男女조연 열전

조지영 기자

입력 2021-11-17 08:47

수정 2021-11-18 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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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스틸러에서 心스틸러로"…구교환→장윤주, 스크린 장악한 男女조연 열전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신(Scene)을 훔친데 이어 관객들 마음도 빼앗는 충무로 최고의 심(心) 스틸러가 올해도 청룡의 무대에서 각축을 벌이게 됐다.



국내 최고의 권위와 투명한 공정성을 자랑하는 영화인들의 축제 청룡영화상이 오는 26일 여의도 KBS홀에서 성대하게 열린다. 올해 청룡영화상 후보자(작)는 지난 1년간 관객과 평단의 사랑을 받은 17편의 한국 영화, 10명의 감독, 30명의 배우가 후보에 올라 경쟁을 벌일 예정이다.

최우수작품상, 주·조연상, 신인상을 비롯해 총 15개의 주요 부문과 청정원 인기스타상, 청정원 단편영화상, 한국 영화 최다관객상 등 3개의 특별 부문으로 구성된 청룡영화상은 매년 최고의 스타가 탄생하는 산실로 정평이 나 있다. 특히 매년 불꽃 튀는 각축전을 벌이는 조연상 부문은 올해도 충무로를 대표하는 명배우들이 대거 이름을 올려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제42회 청룡영화상 남우조연상 후보로는 '모가디슈'의 구교환, '싱크홀'의 이광수, '기적'의 이성민, '승리호'의 진선규, '모가디슈'의 허준호가 자리 잡았다.

먼저 올해 최고의 한국 영화 흥행작인 '모가디슈'를 통해 그야말로 '대세' 꽃길을 걷고 있는 구교환. 그는 극 중 소말리아 북한 대사관 참사관 태준기를 소화하며 강렬한 연기를 선보였다. 살기 위해 한국 공관에 들어왔지만 여전히 긴장과 의심의 끈을 놓지 않고 한국 대사관 참사관 강대진(조인성)과 대립하며 극의 긴장감을 이끄는 신스틸러로 활약을 펼친 그가 올해 청룡영화상에서 새로운 전설을 만들지 귀추가 주목된다.

코미디 연기의 신(神) 이광수도 2019년 열린 제40회 청룡영화상에 이어 올해 다시 한번 남우조연상 수상에 도전한다. 현실 재난 영화 '싱크홀'에서 위에서 치이고, 아래에서도 치이는 짠내 폭발 김대리를 연기한 이광수는 직장인의 리얼한 현실을 보여주며 관객에게 공감을 선사한 것은 물론 특유의 능청스러움과 위트 있는 모습으로 영화 전반의 재미를 책임졌다. '싱크홀' 속 진정한 심스틸러로 일당백 활약한 이광수가 올해 청룡영화상에서 생애 첫 수상 트로피를 가져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충무로 대표 연기파 배우 이성민도 제42회 청룡영화상 남우조연상으로 선·후배들과 선의의 경쟁을 펼치게 됐다. 휴먼 영화 '기적'에서 원칙주의 기관사이자 무뚝뚝한 준경(박정민)의 아버지 태윤을 연기한 이성민은 카리스마를 벗고 일상적이고 정감 가는 캐릭터로 극장가를 뜨겁게 달궜다. 믿고 보는 탄탄한 연기 내공으로 '기적'을 채운 이성민은 특유의 따뜻하고 진정성 있는 부성애 연기로 관객을 사로잡은 바, 청룡영화상 남우조연상 노미네이트까지 꿰차며 올해 의미 있는 한 해를 보내게 됐다.

한국 영화 불모지였던 우주 SF 장르에 새 장을 연 '승리호'의 진선규도 두 번째 청룡영화상 남우조연상에 도전한다. '승리호'에서 왕년에 갱단 두목으로 지구를 주름 잡았지만 지금은 우주 개털로 승리호의 심장인 엔진실을 제어하는 기관사 타이거 박으로 또다시 파격 변신에 나선 진선규. 2017년 열린 제38회 청룡영화상에서 눈물 수상으로 그해 최고의 스타로 거듭난 진선규가 다시금 청룡의 역대급 명장면을 만들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올해 청룡영화상 남우조연상 마지막 후보는 '대배우' 허준호가 차지했다. '모가디슈'에서 소말리아 북한 대사 림용수를 연기한 허준호는 독보적인 카리스마와 관록이 깃든 연기로 361만명의 관객을 사로잡았다. 모가디슈 내전 이후 반군과 폭도들의 공관 침탈로 인해 간신히 목숨만 건진 채 탈출, 북한 대사관 동료들과 생존을 위해 한국 공관에 도움을 요청하며 북한 대사관의 리더로 존재감을 드러낸 그가 1995년 열린 제16회 청룡영화상에서 '테러리스트'로 남우조연상을 수상한 데 이어 26년 만에 남우조연상 도전으로 많은 관심을 받을 전망이다.

여우조연상 후보들 역시 화려하다. 올해 청룡영화상 여우조연상 후보로는 '세자매'의 김선영, '기적'의 이수경, '콜'의 이엘, '내가 죽던 날'의 이정은, '세자매'의 장윤주가 후보에 올랐다.

믿고 보는 신스틸러 김선영은 '세자매'로 두 번째 청룡영화상 여우조연상에 도전한다. 김선영은 '세자매'에서 괜찮은 척하는 소심덩어리 첫째 희숙으로 변신해 눈길을 끌었다. 어렸을 때 겪은 고통과 상처를 내면에 숨기며 나무랄 데 없는 가정주부로 가식의 가면을 쓴 첫째로 열연을 펼친 김선영은 특유의 섬세하고 디테일한 현실 연기로 관객을 사로잡았다. 앞서 김선영은 지난 2018년 열린 제39회 청룡영화상에서 '허스토리'로 한차례 여우조연상 후보로 이름을 올린바, 올해 청룡영화상에서 수상의 영예를 안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충무로 대세 여배우로 손꼽히는 이수경 또한 올해 청룡영화상 여우조연상 후보로 선배들과 경합을 펼친다. 영화 '기적'에서 준경에게 친구 같은 츤데레 누나 보경으로 변신한 이수경은 유쾌함과 따뜻함을 오가는 보경의 친근한 매력을 완벽하게 소화한 것은 물론 현실 누나를 떠올리게 하는 찰떡같은 싱크로율로 공감을 끌어냈다. 전작 '차이나타운'부터 '용순' '침묵' 등 탄탄한 필모그래피를 쌓고 있는 대세 이수경이 올해 인생 첫 청룡영화상 트로피를 차지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매 작품 파격의 변신을 이어가고 있는 이엘도 '콜'을 통해 제42회 청룡영화상 여우조연상 수상을 겨냥했다. 독보적인 마스크와 개성으로 대중을 사로잡아 온 이엘은 '콜'에서 딸 영숙(전종서)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고 주술 의식으로 그의 운명을 바꾸려 하는 신엄마를 연기, 다시 한번 파격의 끝을 펼쳤다. 무표정한 얼굴과 절제된 표현으로 영숙을 단숨에 제압하는 신엄마로 등장하는 신마다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조성하며 팽팽한 긴장감을 더한 이엘이 청룡영화상에서 다시금 존재감을 입증할 계획이다.

장르 불문, 캐릭터 불문 매 작품 인생작, 인생 캐릭터를 만드는 명품 배우 이정은도 2년 만에 다시 청룡영화상 여우조연상 수상을 정조준한다. 휴먼 영화 '내가 죽던 날'에서 사고로 목소리를 잃고 홀로 조용히 지내는 섬마을 주민 순천댁으로 역대급 변신에 나선 이정은은 이번엔 목소리 없이도 작은 몸짓과 표정만으로 모든 감정의 디테일을 전달하는 혼신의 연기를 펼치며 연기파 배우의 저력을 과시했다. 앞서 '기생충'으로 제40회 청룡영화상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그가 최단기간 두 번째 여우조연상을 수상할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마지막으로 모델 출신 배우로 완벽히 안착한 장윤주 또한 올해 청룡영화상 여우조연상 후보로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됐다. '세자매'에서 소심덩어리 첫째 희숙, 가식덩어리 둘째 미연(문소리)에게 골칫덩어리인 셋째 미옥을 연기한 장윤주는 필모그래피 사상 가장 파격적인 캐릭터 도전으로 많은 화제를 모았다. 365일 취해 있는, 슬럼프에 빠진 극작가 미옥을 소화한 장윤주는 거침없는 말과 행동으로 남편과 의붓아들을 당황하게 만들지만 겉과 달리 따뜻한 마음을 가진 캐릭터를 완벽히 소화해 호평을 얻은 만큼 청룡영화상에서도 의미 있는 성과를 얻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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