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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게임' 황동혁 감독 "난 상우에 가까운 사람…차기작 고령화·세대 갈등 얘기하고 싶어"('SDF')

고재완 기자

입력 2021-11-18 16:48

'오징어게임' 황동혁 감독 "난 상우에 가까운 사람…차기작 고령화·세대 …


[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의 황동혁 감독이 SBS의 사회공헌 글로벌 지식나눔플랫폼 'SBS D 포럼'(SDF)의 연사로 나서 '오징어 게임'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다.



18일 김소원 SBS 아나운서와의 화상 질의 응답 형태로 30분 간 진행된 이날 행사에서황 감독은 "경제적으로 빈곤에 몰린 사람들이 말도 안 되는 게임에 참가한다는 콘셉트인 오징어 게임에 사회적 약자들, 경제적으로 바닥에 있는 계급·계층들이 등장하는 것은 소재 특성상 당연하다"라며 "탈북자·이주 노동자·고령층, 주인공 성기훈 같은 실업자 같은 인물이 약자를 대변하는 인물로 등장하는데, 이는 전 세계 어느 나라에나 있는 대표적 마이너리티들, 빈곤층이라고 생각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선진국일수록 이주 노동자가 사회에서 큰 집단을 이루고, 전 세계가 정치·경제적 문제로 들어온 많은 난민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라며 "전 세계가 공감할 수 있도록 소외된 사람들을 대표격으로 선정했다"라고 설명했다.

"'자본주의가 지난 21세기에 들어서면서 어느 정도 한계를 드러내고 있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을 했다"라고 말한 그는 "지금 누구나 엄청나게 경쟁적인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고, 그 경쟁에서 낙오되면, 다시는 회복할 수 없을 정도의 상처를 입고 사회 밑바닥으로 점점 내몰리게 되는 것들을 목격할 수 있다"라며 "오징어 게임 속 성기훈의 입을 통해 '과연 누가 이런 경쟁 체제를 만들었는지, 누가 우리의 삶을 하루하루 절벽 끝에 서 있게 하는지' 질문을 던졌다. 누가 그런 시스템으로, (우리를) 게임 안의 말처럼 만들고 있는가에 대해 한 번쯤 되돌아보고 질문을 던지고 싶은 마음으로 작품을 만들었다"라고 전했다.

황 감독은 또 "두 주인공 성기훈과 조상우에 내 모습이 반반씩 녹아 있는 것 같지만 게임에 들어간다면 상우의 모습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며 "만약 현실에서 이런 게임이 벌어진다면 내가 아무리 착한 선의를 끄집어 내려고 해도 기훈 정도로 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은 없다. 아마 가장 상우에 가까운 사람이 될 것 같다. 상우는 나쁜 사람이 아니라 현실적인 사람으로, 어떻게 보면 가장 인간적인 현재 우리의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게임에 참가했다면 몇 위를 했을 것 같나"라는 질문에 "생존 능력이 있는 편이라 5,6번째 게임 정도 까지, 징검다리 쯤에서 탈락했을 것 같다"고 예측했다.

"모든 소재들이 너무나 할 얘기가 많은 것들이지만 아마 다음 작품을 하게 되면 '고령화 문제'와 '세대 갈등' 같은 문제에 관심을 갖고 얘기하고 싶다"고 차기작에 대해 말한 황 감독은 가장 기억에 남는 피드백으으로 주인공 성기훈이 뽑기 방에서 뽑은 '권총 모양 라이터'를 딸에게 선물한 장면을 꼽았다.

황 감독은 "딸아이가 권총 모양 라이터를 꺼내는 순간, 미국 같이 총기가 허가된 국가에서 다들 화들짝 놀랐다"며 "'어떻게 (진짜 총인지 아닌지) 확인도 안하고 아빠가 딸에게 총을 선물할 수 있느냐'는 반응이었다"고 전했다. 특히 "딸이 권총 모양 라이터의 방아쇠를 당길 때, 실제 총일까봐 엄청 걱정하는 반응을 보면서 총기가 허가된 곳에서의 반응은 한국과 많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또한, 주인공 성기훈이 마지막 장면에서 미국에 있는 딸을 만나러 가지 않고 돌아서는 장면에서 서양의 시청자들이 불만을 표현했다고 밝혔다. 황 감독은 "아무래도 한국보다 서양이 조금 더 개인주의 적이고 가족중심적이어서 그런 것 같다"고 설명했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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