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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인터뷰]"첫사랑 같은 작품"…'장르만 로맨스' 무진성, 슬럼프 딛고 합격한 2000:1 오디션(종합)

이승미 기자

입력 2021-11-16 09:39

수정 2021-11-16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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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 같은 작품"…'장르만 로맨스' 무진성, 슬럼프 딛고 합격한 20…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오랜 슬럼프 딛고 만난 '장르만 로맨스', 제겐 첫사랑 같은 작품이죠."



평범하지 않은 로맨스로 얽힌 이들과 만나 일도 인생도 꼬여가는 베스트셀러 작가 현의 버라이어티한 사생활을 그린 영화 '장르만 로맨스'(조은지 감독, ㈜비리프 제작). 극중 천재 작가 지망생 유진 역을 맡은 무진성(33)이 16일 화상 인터뷰를 통해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드라마 '구미호 레시피', '산후조리원', '아름다운 당신' 등 안방극장에서 먼저 얼굴을 알린 후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차곡차곡 단계를 밟아 올라온 배우 무진성. 그가 자신의 첫 '장르만 로맨스'를 통해 존재감을 제대로 보여주며 충무로 블루칩으로 우뚝 설 것으로 기대된다.

'장르만 로맨스'에서 무진성이 연기하는 유진은 오랜 슬럼프를 겪고 있는 과거 베스트셀러 작가인 현(류승룡)의 제자이자 타고난 천재적 재능을 가진 작가 지망생이다. 현에게 동경을 넘어선 사랑을 감정까지 느끼고 있는 그는 현에게 자신의 습작을 보여준 후 공동 집필하자는 제안을 받고 함께 글을 써내려 간다.'장르만 로맨스'로 스크린에 데뷔하게 된 무진성은 "지금 인터뷰를 하는 이 순간도 믿겨 지지가 않는다. 마치 꿈을 꾸는 것 같다. 코로나 때문에 개봉이 기약 없이 밀리면서 이 순간을 누구 보다 간절하게 꿈꿔 왔다. 감사한 마음이 가장 많이 드는 요즘이다"고 입을 열었다.

200:1의 엄청난 경쟁률을 뚫고 오디션에 합격해 유진 역을 맡게 된 무진성은 오디션 과정에 대해 묻자 "제가 배우로서 상당한 슬럼프를 겪고 있던 시기였다. 앞으로 진로에 대한 고민도 컸다. 30대 중반에 접어드는 상황에서 미래에 대한 불안감도 컸다. 그런데 이 시나리오를 처음 읽고 나서 너무나 묵직한 메시지가 제 가슴을 울렸다. 그리고 유진이라는 캐릭터가 제 머릿 속에 맴돌고 도전해보고 싶고 표현하고 싶었다. 믿겨지지 않을 만큼 오디션의 기회가 딱 제게 왔고, 이제 물러날 곳은 없는 상황에서 모든 것을 다 내려놓고 허례허식 없이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드리자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런 모습들이 유진이 가진 캐릭터와 맞아 떨어졌다고 생각한다. 유진의 모습에 대해서도 다양한 가능성을 봐주셨던 것 같다. 저라는 배우를 캐스팅하는 것도 큰 도전이었을 텐데 믿어주셔서 정말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오디션 합격이 된 후 지금까지 정말 믿겨지지 않아서 정말 리얼로 제 뺨을 때려본 적도 있다. 류승룡 선배님을 처음 뵙고 그제서야 현실이라는 생각이 들더라. 제가 존경하는 선배님과 함께 연기하는게 정말 행복했고 감사했다"고 말하며 미소지었다.과거 여의주라는 본명으로 연기 활동을 했던 무진성은 이름을 바꿨던 이유 역시 슬럼프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였다면서 "제가 슬럼프를 심하게 겪고 있을 때 삶에 변화를 주고 싶었다. 그래서 지인의 권유로 이름을 바꾸게 됐다. 새로 태어난다는 기분으로 바꾸게 됐다. 신기하게 이름을 바꾸니 이렇게 좋은 일들이 생기는 것 같다"며 웃었다.

극중 성소수자인 유진을 연기하면서 "성소수자라는 캐릭터 자체가 대상화되거나 정형화되지 않게 표현되도록 고민을 많이 했다는 무진성. "그러면에서 더욱 조심스럽기도 하고 어려운 부분도 많았던 캐릭터였다"라면서도 "그래도 저는 유진이라는 캐릭터가 다른 캐릭터와 특별히 다르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앞으로 제가 배우 생활을 하면서 만날 무수히 많은 캐릭터 중 하나일 뿐이라고 생각했다. 캐릭터가 가진, 캐릭터가 하고자 하는 메시지에 대해 중점적으로 생각했다"고 전했다.

역할을 위해 특별히 참고한 퀴어 영화가 있냐는 질문에 무진성은 "캐릭터를 연기할 때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은 그 캐릭터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이다. 제 작품에서 이 인물이 어떤 부분을 담당하는지에 대해 가장 집중한다. 어떤 영상이나 배우들을 참고 하면 자유롭게 연기하지 못하고 제가 갇혀 있게 되는 것 같아서 특정 작품을 참고하려고 하진 않았다. 제가 제 자신을 버린 상태에서 그 인물이 되는 건 정말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극중 현의 소설을 통해 위로 받고, 또 그로 인해 현에게 사랑을 느끼는 유진. 무진성은 "현을 향한 유진의 감정이 진짜 사랑인지 동경의 연장선인지 궁금하다"라는 기자의 질문에 "유진이라는 인물을 표현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게, 유진은 어떤 감정을 해소하거나 폭발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유진이 장례식장에서 현에게 '한번만 안아달라'라는 대사를 하는데, 그 대사가 자기 자신도 동경과 사랑의 중간 지점에 고민을 했고, 그렇기 때문에 고민 속에서 그런 말을 했다고 생각한다. 사람의 마음이란게 딱 어떤 감정이라고 정의하긴 힘든 것 같다. 유진 역시 자신의 감정을 딱 하나로 정의하긴 힘들었을 것 같다"고 전했다.

이날 무진성은 극중 가장 많은 호흡을 맞추는 류승룡에 대한 믿음과 애정을 드러냈다. 극중 대부분 류승룡과 1:1로 연기하는 그에게 "부담되지 않았냐"고 묻자 "선배님을 처음 뵙자마자 그런 걱정이나 고민이 눈 녹듯 사라졌다. 때로는 정말 '동네 친한 형' 같이 대해주셨다. 제가 연기가 유연하게 나올지 않을 때도 분위기를 잘 만들어주셨고, 후배가 아니라 동등한 위치에서 배우 대 배우로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만들어 주셨다. 후배로서 제가 더 먼저 다가갔어야 했는데 선배가 먼저 손을 내밀고 이끌어주셨다"고 전했다.현을 사랑하는 유진 역에 몰입하기 위해 메신저 프로필 사진을 류승룡으로 해놓기도 했다는 무진성. 그는 "선배님이 해오신 역할 중에 강렬한 캐릭터가 많지 않나. 그리고 선배님 자체가 엄청난 아우라를 가지고 계신다. 선배님을 볼 때 마다 제가 너무 긴장을 해서, 선배님의 얼굴을 매일 봐야겠다는 생각을 하다가 메신저 프로필을 선배님 사진을 해놓으면 매일 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해서 그렇게 해놓게 됐다. 선배님 사진을 매일 매일 보니까 선배님을 보고 긴장을 더할 수 있었다. 그런데 선배님을 제가 프로필을 바꾼걸 보고 긴장을 더 하셨다고 하더라"며 웃었다.

마지막으로 그는 "제가 계속 꿈이라는 표현을 하게 되는데, 개봉을 앞둔 이 모든 시간이 제겐 정말 꿈 같다. '장르만 로맨스'는 저에게는 어쩌면 첫사랑 같은 작품이 될 것 같다. 앞으로도 연기를 하면서도 '장르만 로맨스'를 하면서 행복했던 기억이 계속 스쳐지나갈 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 '장르만 로맨스'는 단편 영화 '2박 3일'로 2017년 미쟝센 단편영화제에서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하며 감독으로서 능력과 가능성을 인정받은 배우 조은지의 첫 장편 연출작이다. 류승룡, 김희원, 오나라, 이유영, 성유빈, 무진성이 출연한다. 오는 17일 개봉.

이승미 기자 smlee0326@sportschsoun.com, 사진 제공=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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