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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인터뷰]"눈물 쏟은 시사회, 꿈만 같다"…'장르만 로맨스' 조은지, 첫 장편 연출작에 담은 진심(종합)

이승미 기자

입력 2021-11-16 09:43

수정 2021-11-16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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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 쏟은 시사회, 꿈만 같다"…'장르만 로맨스' 조은지, 첫 장편 연…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장르만 로맨스'를 통해 제가 더 성장했죠." 조은지(40)가 배우가 아닌 '감독'으로 관객을 만난다.



평범하지 않은 로맨스로 얽힌 이들과 만나 일도 인생도 꼬여가는 베스트셀러 작가 현(류승룡)의 버라이어티한 사생활을 그린 영화 '장르만 로맨스'(㈜비리프 제작). 영화의 메가폰을 잡은 조은지 감독이 16일 화상 인터뷰를 통해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인간실격', '오 마이 비너스', '식샤를 합시다2' 등 드라마와 '악녀', '표적', '후궁: 제왕의 첩' 등 영화까지, TV와 스크린을 오가며 개성 넘치는 연기로 사랑받아온 조은지. 단편 영화 '2박 3일'로 2017년 미쟝센 단편영화제에서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하며 배우를 넘어 감독으로서 능력과 가능성까지 인정 받은 조은지가 영화 '장르만 로맨스'로 첫 장편 영화로 출사표를 던졌다.

'장르만 로맨스'는 7년째 슬럼프에 빠진 베스트셀러 작가 현과 그를 중심으로 꼬이고 얽힌 다양한 인물들의 매력 넘치는 케미스트리를 담아낸 작품이다. 예측불허의 신선한 전개와 맛깔나는 대사가 재미와 웃음을 선사할 뿐만 아니라, 다양한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는 우리에게 따뜻한 위로와 응원의 메시지까지 전한다.이날 조은지 감독은 '장르만 로맨스'를 통해 자신 또한 성장했고 말하며 인터뷰를 시작했다. "우리 영화가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보니까 영화가 끝나고 나서 저 자신도 성장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영화를 시작할 때보다 끝날 때 더 큰 의미를 느꼈다"며 "시간이 지나고 나면 촬영을 하면서 힘들었던 것도 다 의미있는 순간이 되는 것 같다. 어느 직업이든 힘든 면이 있는데, 말을 많이 할때가 가장 힘들었다"며 웃었다. 이어 "소통이 잘 안됐을 때이기도 한데, 그럴 땐 제 자신이 표현하는 것에 대한 한계치가 온 느낌이었고 그럴때가 좀 힘들었던 것 같다"고 솔직히 말했다.

초고 시나리오를 받고 각색 후에 연출을 결심하게 됐다는 조 감독은 "초고를 쓰신 각본가님은 따로 있고 제가 각색을 했다. 초고는 현과 유진의 관계가 더욱 도드라지는 글이었다. 그런데 저는 좀 더 다른 관계의 인물들을 확장하고 싶었다. 나머지 인물들을 조금 더 확장해서 같은 감정선에서 가져간다면 더 공감이 되는 이야기가 만들어질거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는 "시나리오를 받았을 당시 제가 마침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고 그런 부분에 대한 생각이 많았던 시기이기도 하다. 처음 연출 제안을 받았을 때는 고민을 많이 했다. 마음 보다는 머리로 고민을 많이 했다. 그러다가 제가 이 작품을 각색을 해보고 그 후에도 결이 맞으면 해보겠다고 했다. 제가 한달 정도 각색을 하고 제작사 대표님께 보여드렸더니 결이 맞다고 하셨다. 그 후에 2~3일 정도 더 고민을 해보다가 결국은 '하고 싶다' '잘 하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이 들어서 연출을 맡게 됐다"고 전했다.앞서 "시사회를 마치고 조은지 감독이 펑펑 울었다"고 전했던 류승룡. 이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자 조은지 감독은 "펑펑 울진 않았다"며 쑥쓰럽게 웃었다. 그러면서도 "다만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시사회 때 정말 긴장을 많이 했다. 처음 선보이는 자리고 어떤 평이 나올지에 대한 두려움도 걱정도 컸다. 전날 잠도 잘 자지 못했다. 물론 다 이야기를 듣지 못했지만 잘 보셨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안심이 되서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라며 "지금 예매율 1위를 차지한 게 너무 감격스럽고 정말 꿈 같다. 꿈 속에 사는 것 같은 기분이다"며 미소지었다.

조은지 감독은 이번 작품을 연출하면서 다소 자극적으로 비춰질 수 있는 극중 관계들을 부정적으로 비춰지지 않게 보이도록 하기 위해 가장 신경을 썼다고 말했다. "평범하지 않은 인물 관계와 캐릭터 설정이 관객들에게 자칫하면 불편한 시선으로 비춰질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코미디라는 요소로 접근하려고 했다. 어떻게 보면 현실 코미디, 각자 나이대의 고민들을 녹여내려고 했다. 이 영화를 통해 이야기하고 싶었던 건 관계 안에서 성정하는 인물들이었기 때문에 감정선에 중점을 뒀다"고 전했다.

조은지 감독의 영화의 중심을 잡아줬던 류승룡에 대한 엄청난 애정을 드러냈다. "류승룡 선배님은 배우로서 선배님과 인생 선배님 양쪽 모두 배울 점이 많다"고 입을 연 그는 "이번 작품을 통해서도 정말 많이 배웠다. 배우로서 선배님으로서는 현장 안에서의 감을 빨리 캐치하고 빨리 활용하신다. 그리고 모니터를 보면 고민한 흔적이 많이 보인다. 각자 인물들을 만나서 변화하는 감정선 등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하셔서 현장에서의 감이 조화롭게 이뤄져서 저에게도 참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그리고는 "승룡 선배님은 인생 선배로서의 선배님은 배려심이 굉장히 깊으시다. 제가 현장에서 힘든 부분들을 많이 채워주셨다. 현장의 분위기도 많이 띄어주시고 그때그때 감정에 대한 분위기도 잘 조성해주셔서 정말 감사했다"고 마음을 전했다.반전의 캐스팅으로 눈길을 끄는 배우들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장르만 로맨스'에서는 악역 이미지가 강한 김희원이 귀여운 로맨티스트를, 기구하고 어두운 캐릭터를 많이 했던 이유영과 성유빈 역시 발랄하고 독특한 4차원 캐릭터를 연기하며 새로운 매력을 보여준다.

조은지는 "지인분께 희원선배가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었는데, 영화 속 캐릭터와 달리 섬세하고 감수성이 풍부한 사람이라더라. 저도 그때는 잘 매치가 안됐는데 어느 날 선배님과 커피를 함께 마시며 이야기를 하게 됐다. 그때 굉장히 놀랐다. 말투가 굉장히 느릿느릿하신데, 어떤 사물이든 상황이든 생각하는게 굉장히 섬세하셨다. 그 모습이 저에게는 굉장히 인상 싶었다. 그래서 순모라는 캐릭터를 각색하면서도 희원선배님이 딱 떠올랐다"고 전했다.

이유영에 대해서는 "유영씨의 실물을 작품을 통해 처음 뵙긴 했는데, 그 전에 유영씨의 작품을 보면서 묘한 느낌을 받았다. 서사나 캐릭터가 표현해야 하는 것들은 명확해야 하는데, 굉장히 묘하게 표현되는 느낌이었다. 그런 묘한 느낌이 정원이라는 4차원 캐릭터와 만나면 사랑스러울 거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이어서 "성유빈 배우는 드라마 '미스터 선샤인'에서 처음 봤는데 굉장히 진심을 다해서 장면을 표현한다는 생각이 들더라. 굉장히 놀랐고 강렬한 인상이 남게 됐다. 그래서 유빈 배우의 작품을 좀 보게 됐는데 굉장히 어둡고 감정이 깊은 역할을 많이 했더라. 저 정도의 진심이 묻어나는 연기를 하는 배우라면 성경이라는 캐릭터는 그 또래에 맞게 더 잘 표현할 수 있을거라는 생각했고, 또 그랬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컸다. 재미있고 그 나이대에 할 수 있는 역할을 하기를 바라는 마음이었다. 유빈 배우는 입출력 값이 굉장히 정확한 배우다. 작은 디렉션도 바로 이해하고 그 이상을 보여주려고 노력하는 배우다. 연기에 대한 열정도 크다"고 전했다.주인공 현의 감정 변화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치는 천재 작가 지망생 유진 역의 무진성에 대해서는 "오디션을 통해 무진성 배우를 처음 봤는데, 처음에는 나이보다 훨씬 어려보였다. 그래서 조금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연기를 시작하는걸 보니까 주변에 물건들을 잘 활용하면서 거침 없이 연기를 하더라. '굿윌헌팅'에서 굿윌을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그래서 다시 한번 보고 싶다는 생각에 집에 돌아가는 진성 배우를 돌려 세워서 다시 보게 됐고 바로 유진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전했다.

조은지 감독은 첫 연출 메가폰을 잡았던 계기에 대해서도 이야기 했다. "제가 처음부터 연출을 하겠다는어떤 욕심이 있던 건 아니었다. 다만 20대 중반부터 글을 좀 써왔다. 그게 저에게는 뭔가를 해소할 수 있는 돌파구였다. 시나리오 형식이 될 수 있을도 있고 일기 형식이 될 수도 있었는데, 제가 이별에 대한 이야기를 썼고 몇분에게 보여드렸는데 영화로 만들면 재미있겠다는 이야기를 듣게 됐고 영상화를 하게 됐는데 그게 '2박3일'이라는 단편 영화였다"고 말했다.이번 영화에서 직접 출연을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한 질문에 그는 "제가 단편영화 연출을 하면서 출연까지 한 적이 있는데, 그때 '아, 나는 멀티가 안되는구나' 싶었다. 그냥 하나만 잘 하자는 생각을 하게 됐다. 다만 이번 영화에서 잘 들으시면 제 목소리가 두 번 나온다"며 웃었다. 앞으로 연출 계획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앞으로도 계속 해보고 싶다"라며 "부부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요새 크다. 기회가 된다면 너무 잘 알고 있다는 확신으로 인해 서로 잘 알지 못하게 되는 부부의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전했다.

한편, 조은지 감독의 첫 장편 연출작 '장르만 로맨스'에는 류승룡, 김희원, 오나라, 이유영, 성유빈, 무진성이 출연한다. 오는 17일 개봉.

이승미 기자 smlee0326@sportschsoun.com, 사진 제공=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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