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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현장] "전태일로 첫 더빙, 무한 영광"…'태일이' 장동윤이 전한 청년 전태일(종합)

조지영 기자

입력 2021-11-11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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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태일로 첫 더빙, 무한 영광"…'태일이' 장동윤이 전한 청년 전태일…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열사 전태일이 아닌 인간, 그리고 청년 전태일의 진짜 모습이 애니메이션을 통해 재탄생됐다.



노동자의 권리를 위해 자신을 바친 대한민국 노동운동사의 상징적인 인물 전태일의 삶을 그린 애니메이션 '태일이'(홍준표 감독, 명필름 제작). 11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촌동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태일이' 언론·배급 시사회를 통해 베일을 벗었다. 이날 시사회에는 노동자들을 위해 노동 운동에 앞장섰던 청년 태일의 목소리 연기에 나선 장동윤과 홍준표 감독, 심재명 명필름 대표가 참석했다.

전태일은 봉제노동자로 일하면서 열악한 노동조건 개선을 위해 노력하던 중 1970년 11월 "노동자는 기계가 아니다"고 외치며 분신한 열사다. 그의 죽음은 한국 노동운동 발전에 중요한 계기가 된 것은 물론 한국 노동운동의 상징이 된 인물로 애니메이션 '태일이'를 통해 다시금 재조명됐다.

무엇보다 '태일이'는 장동윤, 염혜란, 진선규, 권해효, 박철민, 태인호 등 이름만으로도 신뢰감을 주는 실력파 배우들의 목소리 연기 참여로 작품성과 진정성을 높였다. 특히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언제나 밝고 남을 위하는 따뜻한 성품의 소유자이자, 주변의 노동자들을 위해 노동 운동에 앞장섰던 청년 태일 역의 목소리를 장동윤은 실제 전태일과 같은 대구 출신으로, 자연스러운 사투리 억양을 통해 이질감 없는 목소리 연기를 펼치며 높은 싱크로율을 자랑했다. 더불어 가족의 생계를 위해 몸 바쳐 일했으며 전태일 사후 그가 전하고자 했던 뜻을 이어간 태일의 어머니(이소선 여사)의 목소리를 연기한 염혜란, 태일의 아버지 연기를 맡은 진선규 등 완벽한 목소리 연기로 작품의 몰입도를 높였다.

이날 홍준표 감독은 "전태일 열사에 대한 애니메이션을 만들기 전 고민이 많았다. 상징적인 인물을 다뤄야 하는데 그 시대를 살아보지 않은 세대로 상당히 많은 부담감이 있었다. 하지만 시나리오를 받고 더 많이 알게 됐다. 그동안 우리는 단지 열사의 이미지만 갖고 있었던 것 같다. 우리와 비슷한 동료, 청년 태일로 초점을 맞췄다"고 연출 의도를 전했다.

그는 "50여년 전이나 지금이나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 같다. 환경은 조금 달라졌지만 아직 노동자 권리에 대한 이야기를 계속 하고 있는 것 같다. 계속 전태일 열사의 이야기를 반복하고 시대에 맞게 개선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전했다.

충무로 최고의 배우들을 목소리 연기로 캐스팅한 것에 대해 "애니메이션이라 더빙이 필요했다. 주요 캐스팅에 배우를 캐스팅하면 일상적인 대화톤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물론 성우의 풍부한 표현도 있겠지만 실제 연기하는 배우들의 톤을 많이 보여주고 싶었다. 조금 더 평범하고 일상적인 느낌을 강조하고 싶어 주요 캐스팅을 배우들로 꾸렸다"고 설명했다.

전태일 열사의 목소리 연기에 도전한 장동윤은 "'태일이'를 제안받았을 때 실존 인물을 연기하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 물론 실사 영화가 아닌 애니메이션 더빙이었지만 그럼에도 흔쾌히 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평소에 잘 알지 못했지만 이번 기회에 많이 알게 됐다. 영광스럽게 생각하는 부분도 있다. 제안받았을 때 거리낌 없이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더빙 연기가 처음이었다. 실사 연기를 할 때는 몸과 표정을 활용해 표현했지만 더빙은 목소리만으로 표현하려니 낯설었다. 싱크를 맞추는 것부터 주변 인물과 호흡도 맞춰야 했다. 처음 도전했지만 전태일의 목소리와 내 목소리가 부합했을 때 성취감도 있었고 또 다른 연기의 재미를 찾게 됐다. 앞으로 기회가 있다면 다시 한 번 더빙 연기를 도전하고 싶다"고 소회를 전했다.

이어 "전태일이란 인물을 잘 몰랐다가 이번 작품에 참여하면서 전태일 평전을 처음으로 접해 읽어봤다. 전태일 열사가 쓴 평전을 보면 평소에 전태일 열사가 쓴 글이 많이 담겨 있었다. 정서적으로 내가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았다. 재단에 방문해 인터뷰를 하기도 했다. 나와 세대가 많이 차이나 어쩌면 공감하기 힘든 부분도 있다. 그래서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을 더 찾으려고 했고 그 결과 친숙해져 도움을 많이 받았다"며 "우리 일상에서 많이 보인 평범한 인물이더라. 보통 전태일 열사하면 업적과 위인적인 모습에 집중하는데 우리 작품은 그런 모습 보다는 인간 전태일의 일생을 표현하는 것에 집중했다"고 덧붙였다.

심재명 대표는 "장동윤의 목소리와 이미지가 전태일과 맞다고 생각했다. 캐릭터가 점 점 더 장동윤을 닮아가 만족스럽다. 이소선 여사 연기를 한 염혜란과 전태일의 장동윤의 목소리가 잘 맞아 너무 좋았다. 더빙을 했을 때 그림이 조금 아쉽거나 그림이 추가되면 더빙도 다시 진행했다. 장동윤도 7번 정도 더빙을 했던 걸로 기억한다. 제작자로서 미안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했다"고 당시 상황을 곱씹었다.

그는 "전태일 목소리 연기에 가장 먼저 떠오른 배우가 장동윤이었다. 실제 장동윤은 편의점 강도를 잡은 정의로운 청년이지 않나? 다른 이견 없이 제안을 했다. 염혜란도 정말 훌륭한 연기자이지 않나? 이소선 여사의 삶을 많이 이해해줄 것 같았다. 흔쾌히 허락해 줘서 감사했다. 진선규는 전태일 열사가 자신의 인생에 있어 중요한 위인이라고 말할 정도였다. 실제로 전태일 연기를 하고 싶다고 하기도 했다"고 웃었다.

'태일이'는 장동윤, 염혜란, 진선규, 박철민, 권해효 등이 목소리 연기에 나섰고 '그 강아지 그 고양이' '바람을 가르는' '원숭이 왕' '이런 공장은 싫어'를 연출한 홍준표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12월 1일 개봉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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