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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종합] "시리즈 압박 컸지만"…김지운 감독, 생애 첫 드라마 연출이 갖는 의미('Dr.브레인')

조지영 기자

입력 2021-11-10 10:33

수정 2021-11-10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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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리즈 압박 컸지만"…김지운 감독, 생애 첫 드라마 연출이 갖는 의미…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김지운(57) 감독이 애플TV+와 만나 과감하고 용기있는 첫 드라마 시리즈 도전에 나섰다. .



천재 과학자가 자신과 타인의 뇌를 동기화하여 진실을 파헤치는 SF 스릴러 시리즈 'Dr. 브레인'(김진아·고영재·김지운 각본, 김지운 연출). 애플TV+의 국내 첫 오리지널 시리즈 'Dr. 브레인'을 통해 첫 드라마 연출에 나선 김지운 감독이 10일 오전 스포츠조선과 화상 인터뷰를 통해 'Dr. 브레인'의 모든 것을 밝혔다.

OTT 업계 최초 오리지널 콘텐츠만 제공하는 영상 콘텐츠 구독 서비스 애플TV+의 첫 번째 한국 콘텐츠로 공개된 'Dr. 브레인'. 'Dr. 브레인'은 '장화, 홍련'(03) '달콤한 인생'(05)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08) '악마를 보았다'(10) '밀정' 등의 작품으로 장르 영화의 신기원을 보여줬던 김지운 감독의 첫 드라마 연출작이자 폭넓은 인기를 누린 홍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 새로운 SF스릴러 장르물이다.

감정이 결여된 뇌 과학자인 고세원(이선균)이 죽은 자의 기억에 도달하며 자신의 가족과 관련한 미스터리를 풀어간 'Dr. 브레인'은 극단적으로 이질적인 두 세계를 관통하는 스타일리시한 비주얼 스타일과 독특한 스토리로 국내는 물론 전 세계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복잡하고 미스터리한 SF 스릴러 장르 속 눈을 뗄 수 없는, 감정을 자극하는 가족 드라마로 애플TV+의 강렬한 첫 포문을 열었다.

김지운 감독은 데뷔 이래 첫 드라마 시리즈 연출에 대해 "모든 것이 새로웠다"고 소회를 전했다. 김 감독은 "영화를 하던 패턴이 있었는데 드라마는 주어진 시간에 영화의 2~3배를 찍어야 했다. 미장센과 같은 것을 신경 썼다기보다는 스토리를 정확히 전달하려고 노력했다. 촬영 분량이 많아서 영화보다 좀 더 기민하게 판단해야 했고 결정해야 했다"며 "한 편의 에피소드마다 이야기의 완결성을 가져가고 다음 편을 기대하게 만드는 것이 이번에 중요하다는 걸 느꼈다. 이게 시리즈 드라마의 매력이자 특징이라고 생각했다. 그런 부분을 재미있게 잘해보자는 생각으로 작업했다"고 답했다.

또한 'Dr. 브레인'에서 연출은 물론 각본, 프로듀서까지 총체적 지휘를 맡은 김지운 감독은 "한 작품을 기획하고 크레이티브 한 일의 중심에 있는 역할을 'Dr. 브레인'을 통해 처음 해봤다. 각본도 같이 쓰고 프로듀서도 하고 연출도 했다. 다른 작품에 비해 많은 부분을 폭넓게 알게 된 기분이다. 감독만 했을 때는 신경 안 써도 될 부분이 눈에 들어오는 것도 있다. 어떤 부분에서는 집중에 방해되는 생각도 들었지만 한 편의 드라마, 영화 콘텐츠가 나오는 전 과정을 꿰뚫게 되면서 작품의 균형을 갖게 되는 방법을 알게 된 것 같기도 하다. 드라마에서는 이런 역할이 도움이 많이 됐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내가 했던 작품 중에 가장 큰 압박을 받기도 했다. 영화의 러닝타임보다 3배 넘는 분량을 담아야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필요한 것을 우선 촬영해야 한다는 생각하게 됐다. 덕분에 이야기가 더욱 선명해졌다. 분위기나 무드로 작품을 이끌면서 모호했던 작품을 만든 지점이 있었는데 그것보다 더욱 선명하게 작품을 만드는 효과가 있는 것 같다"고 자평했다.

웹툰을 드라마화한 이유도 솔직하게 답했다. 김지운 감독은 "'사람의 뇌를 들여다본다'라는 원작 부분이 흥미로웠다. 또한 내가 좋아하는 누아르풍의 음영과 명암이 강조된 스타일과 인물의 심리가 과감하게 드러난 그림체였다. 소재와 그래픽 노블이 완성도 높아 마음에 들었다. 이 웹툰의 분위기를 가지고 가기만 해도 성공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잘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았다"고 밝혔다.

앞서 김 감독은 아놀드 슈워제네거 주연 영화 '라스트 스탠드'(13)를 통해 할리우드 진출에 성공한 바 있다. '라스트 스탠드'에 이어 'Dr. 브레인'으로 두 번째 할리우드 시장에 진출한 김 감독은 "할리우드, 본 필드에 가서 상업 영화를 만든 경험이 있다. 그래서 이번 애플TV+의 구조가 낯설지 않았다. 한국의 영화 현장은 정통적으로 감독이 정점에 있고 나머지 제작진이 수직적으로 움직이는 부분이 있다. 물론 지금은 많이 달라지기도 했다. 반면 미국은 감독, 작가, 배우, 스튜디오가 모두 수평적이다. 결과를 도출할 때 서로 의견을 조율하면서 무언가를 결정하는 방식이었다. 이번 작품도 그런 방식으로 작업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드라마 플랫폼이기 때문에 영화와 다른 작업 과정을 겪은 부분도 있고 애플TV+라는 할리우드 스튜디오의 방식 때문에 미국의 제작 과정으로 작품을 만들었다. 솔직하게 이번 작품의 시청 대상은 대중이기 때문에 대중의 공감대를 만들어야 하는 것이 목적이다. 영화와 출발은 조금 다른 것 같다. 영화는 개인의 작가적인 성향과 감독의 스타일이 더 가미돼 그 스타일이 관객과 만나는 접목을 고민하는 것이라면 드라마 시리즈는 더욱 대중적인 목표를 향해서 가는 것 같다. 모든 의견과 과정을 끊임없이 조정하는 과정이 있다. 그래도 일단 애플TV+는 감독의 비전을 존중하는 분위기였다. 이견이나 불만은 없었다"고 답했다.

'Dr. 브레인'의 주연을 맡은 이선균에 대한 애정도 남달랐다. 김 감독은 "tvN 드라마 '나의 아저씨'라는 작품을 통해 이선균이 아주 좋은 연기자로 성장한다는 걸 봤다. 영화와 드라마를 교류하는 배우라 이선균의 의견을 의지하려는 부분도 있었다"며 "아무리 좋은 배우도 흔들릴 때가 있다. 하지만 이선균은 어떤 상황, 어떤 장면, 어떤 경우의 수에도 흔들리지 않고 무너지게 하지 않는 장점이 있다. 대단한 미덕이 있는 배우다"고 추켜세웠다.

홍작가의 동명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Dr. 브레인'은 이선균, 이유영, 박희순, 서지혜, 이재원 등이 출연했고 '장화, 홍련' '달콤한 인생'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악마를 보았다' '밀정'의 김지운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지난 4일 애플TV+ 국내 서비스 시작과 함께 전 세계 동시 공개됐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애플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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