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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인터뷰]"찌질했던 내 모습 같았죠"…'장르만 로맨스' 성유빈이 그린 사춘기 소년의 첫사랑(종합)

이승미 기자

입력 2021-11-10 12:10

수정 2021-11-10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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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질했던 내 모습 같았죠"…'장르만 로맨스' 성유빈이 그린 사춘기 소년…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질풍노도의 시기 보내는 성경, 제 사춘기 때를 떠올렸죠."



평범하지 않은 로맨스로 얽힌 이들과 만나 일도 인생도 꼬여가는 베스트셀러 작가 현의 버라이어티한 사생활을 그린 영화 '장르만 로맨스'(조은지 감독, ㈜비리프 제작). 극중 현의 아들 성경 역을 맡은 성유빈(21)이 10일 화상 인터뷰를 통해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2011년 개봉작 '완득이'로 데뷔한 이래 '봉오동 전투', '윤희에게' 등의 작품으로 입지를 다진 데 이어 2018년 개봉한 영화 '살아남은 아이'를 통해서는 제19회 부산영화평론가협회상 신인연기자상을 비롯, 여러 수상의 영예를 안았던 성유빈. 지금까지 영화에서 어둡고 진중한 10대의의 모습을 보여줬던 성유빈이 영화 '장르만 로맨스'에서 스펙터클한 질풍노도를 사춘기를 겪는 성경 역을 맡아 180도 다른 매력을 선보인다.

'장르만 로맨스'에서 베스트셀러 작가 현(류승룡)과 그의 전 아내 미애(오나라)의 하나뿐인 아들이다. 시한폭탄 같은 질풍노도의 시기를 보내고 있는 사춘기 고등학생인 성경은 이웃집에 사는 미스터리한 4차원의 젊은 아줌마 정원(이유영)과 자주 마주치게 되고 함께 보내는 시간이 늘어갈수록 이상한 감정에 휩싸인다.이날 성유빈은 "시사회 이후로 영화 반응이 좋더라. 제가 영화를 두번 봤는데, 오랜만에 코미디 영화를 본거라 보면서 가볍게 즐겁게 봤다. 처음에는 제 위주로 보긴 했는데, 두번째 보니 전체적으로 보니 많이 웃을 수 있는 좋은 영화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처음에는 감독님 연출에 대해 많이 생각을 안하고 봤는데, 보다 보니까 감독님의 연출적인 면에서도 좋은 면이 많이 보이더라"며 완성된 영화에 대해 만족감을 드러내며 입을 열었다.

그동안 작품에서 어둡고 진중한 캐릭터 연기를 자주했던 성유빈. '장르만 로맨스'의 성경은 그동안 성유빈이 보여줬던 캐릭터와는 전혀 다른 작품. 성유빈은 이에 대해 "지금까지 어둡거나 전사가 복잡한 캐릭터가 많았는데, 이 영화 속 성경은 나름 복잡하다면 복잡한 가정사를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어두운 캐릭터가 아니다. 성경이라는 캐릭터가 4차원 느낌도 있고 고3의 히스터리적인 모습도 있다. 그 면을 과거 제 모습을 떠올리며 억지로 쥐어 짜내지 않고 자연스럽게 연기하려고 노력했다"고 전했다.

그리고는 극중 성격의 첫사랑의 감정을 연기하면 자신의 실제 모습을 떠올리기도 했다며 "촬영을 하면서 감독님께 '성경이 너무 찌질하지 않나요?'라는 질문을 많이 했는데, 연기를 하다 보니 그런 성격을 이해하게 됐다. 사실 촬영할 당시 성경과 실제 제 나이가 1살 차이였는데, 생각해보니 '나도 이랬었지, 나도 이만큼이나 찌질했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더라"며 웃었다.실제 성유빈의 사춘기에 대해 자세히 묻자 "저는 사춘기가 고등학생 때 늦게 왔다. 고2~고3때 늦게 왔는데, 그때 엄마와 정말 많이 다퉜다. 그때 연애 감정이라는 걸 처음 느끼고 사춘기라는게 왔다. 나를 위해서 하고 싶은 것도 내가 좋아하는 사람을 위해서 하고 싶은 것도 있고, 또 내가 새롭게 경험하고 지켜내고 싶은 게 있는데, 집안에서 내가 해야 하는 것들은 따로 있으니까 그런 것들에 대해서 엄마와 많이 다퉜다. 그런 모습에서 성경과 비슷했던 것 같다"고 솔직히 말했다.

이어 "엄마에게는 싸우다가도 어찌보면 친구 같기도 한 편인데,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왜 저렇게 까지 하나' 싶을 정도로 찌질했던 것도 같다. 고2~고3 때 성인이 되기 직전까지 진짜 심했고, 최근에는 엄마와 싸우지도 않는 것 같다"며 웃었다.

옆집 젊은 유부녀를 향한 10대 소년의 사랑이라는 설정을 전혀 자극적이지 않고 순수하면서도 유머러스하게 그려낸 '장르만 로맨스'. 성유빈은 이런 감정 설정과 표현이 자극적으로 비춰질까봐 걱정이 되진 않았냐고 묻자 "이런 감정이 부정적으로 비춰질까봐 걱정을 하진 않았다. 극중 성경이가 너무 찌질해보일까봐 걱정했던 모습은 없진 않은데, 정원을 향한 성경의 사랑은 위험한 사랑이 아니라 처음으로 누군가를 진심으로 사랑하게 되는, 일종의 10대의 첫사랑의 감정이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이어 "현장에서도 강조를 많이 했던 건, 이 영화에서 보여주고자 하는 사랑이 위험한 사랑이 아닌 다양한 형태의 사랑이라는 것이었다"라며 "또 장면 장면들이 굉장히 풋풋하지 않냐. 성경이 자기 나름대로는 추파를 엄청 던지는데, 정원의 입장에서는 그냥 그런 성경의 모습이 귀여웠을 거라 생각했다"고 덧붙여 설명했다.

이날 성유빈은 배우 출신인 조은지 감독에 대한 믿음과 신뢰를 드러내기도 했다. "감독님은 다른 감독님들과 달리 연기할 때 느낌을 조금 더 정확하게 설명을 해준신다. 다른 감독님들은 잘 하지 않으시는, '본인이 직접 연기해서 보여주기'를 해주시니까 더 이해하기가 편했고 감독님이 원하는 느낌을 더욱 정확하게 알게 됐다. 그리고 제가 연기가 잘 안될 때 저를 이해해주는 방법 자체가 좀 달랐다. '니가 이런 상황이니까 연기가 잘 안나오겠다'라며 이해를 해주시니까 멘탈적으로 자책을 하지 않게 되더라. 확실히 배우에 대한 배려가 정말 남다르시다"고 전했다.

성경의 부모 현과 미애 역을 맡은 류승룡과 오나라에 대해서도 이야기 했다. 성유빈은 "류승룡 선배님은 현장에서 어려운 부분들이 생길 때 제가 자신감이 생길 수 있게 조언을 많이 해주셨다. 혼자 감정신을 찍을 때 구석에서 심각하게 고민을 하고 있으면 옆에 오셔서 '나도 감정신이 굉장히 어려워, 그럴 땐 이런 방법을 써보기도 해'라고 따뜻하게 말씀해주셨다. 평소에도 굉장히 잘 챙겨주신다"라며 "오나라 선배님과는 연기에 대한 고민을 함께 나눴는데, 제가 고민을 털어놓으면 '유빈이는 잘했어!'라고 말해주셨다. 그리고 선배님의 저와 다른 (높은) 텐션을 가지고 있어서 정말 큰 에너지를 받았다"고 말했다.

주로 또래 보다는 선배 배우들과 연기 호흡을 많이 맞췄던 그는 "또래 배우 중에 같이 연기해보고 싶은 배우가 있냐는 질문에 "다들 한번 해보고 싶긴 한데, 새론이랑 한번 꼭 연기를 해보고 싶다"며 배우 김새론을 언급했다 이어 "새론이랑 제가 (중앙대학교 연극과) 동기다. 새론 배우같은 경우는 제가 '맨홀'이라는 영화를 할 때 잠깐 호흡을 맞췄었다. 성인되서 학교에 만나서 함께 연기를 하니까 예전 연기할 때와 다르고 재미있더라. 그래서 새롭게 만나서 연기해도 재미있을 것 같다"며 웃었다.

한편, '장르만 로맨스'는 단편 영화 '2박 3일'로 2017년 미쟝센 단편영화제에서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하며 감독으로서 능력과 가능성을 인정받은 배우 조은지의 첫 장편 연출작이다. 류승룡, 김희원, 오나라, 이유영, 성유빈, 무진성이 출연한다. 오는 17일 개봉.

이승미 기자 smlee0326@sportschsoun.com, 사진 제공=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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