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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미이케 다카시→고레에다 히로카즈…日거장 감독들은 왜 한국으로 눈을 돌릴까

이승미 기자

입력 2021-11-10 09:40

수정 2021-11-1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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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이케 다카시→고레에다 히로카즈…日거장 감독들은 왜 한국으로 눈을 돌릴까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일본 대표 감독들은 왜 한국에 눈을 돌릴까.



'퍼스트 러브'(2020), '신이 말하는 대로'(2015), '악의 교전'(2013), '크로우즈 제로'(2008), '착신아리'(2004) 등을 연출한 일본 장르물의 대가인 미이케 다카시 감독이 한국에서 국내 배우들과 제작진이 참여하는 드라마 '커넥트'의 메가폰을 잡는다. 11월말 촬영을 시작할 예정인 '커넥트'는 장기헌터들에게 신체의 일부를 빼앗긴 남자가 장기를 이식받은 사람과 커넥트 되며 벌어지는 미스터리한 이야기를 그리는 작품으로 현재 OTT 편성을 논의중이다. 정해인과 류준열, 대세인 두 배우가 출연을 논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에 빛나는 현재 일본 영화계를 대표하는 최고의 거장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 역시 한국에서 국내 배우들과 제작진과 함께 작품을 선보인다. 올해 여름 촬영을 마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새 영화인 '브로커'는 아이를 키울 수 없는 사람이 익명으로 아기를 두고 갈 수 있도록 마련된 베이비 박스를 둘러싸고 관계를 맺게 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무려 5년이난 준비한 오리지널 각본이다. 일본 최고의 거장 감독의 첫 번째 한국 영화 연출작이니 만큼 캐스팅도 화려하다. 지난 2010년 '공기인형'으로 고레에다 감독과 한차례 호흡을 맞춘 바 있는 배두나를 비롯해 송강호, 강동원, 아이유(이지은)가 출연한다.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크랭크인에 앞서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작품은 전작에 이어 모국과 모국어와 떨어져서 만드는 영화다. 언어와 문화의 차이를 넘어서 과연 무엇을 전달하고 공유할 수 있을 것인가. 감독이라는 것은 어떤 존재인가. 작품 제작을 통해 좀 더 깊이 모색해 보고자 한다"며 국내 관객들에게 진심을 전한 바 있다.

지난 달 28일 국내 개봉한 '당신은 믿지 않겠지만'은 '도쿄의 밤하늘은 항상 가장 짙은 블루'(2017), '이별까지 7일'(2014), '행복한 사전'(2013) 등을 연출하며 일본의 미래를 이끌어갈 차기 젊은 거장이라고 평가받는 이시이 유야 감독 메가폰을 잡고, 국내 제작진과 함께 한 국내 올로케이션 촬영으로 완성한 작품이다. 서로 다른 마음의 상처를 가진 일본과 한국의 가족이 서울에서 우연처럼 만나, 운명 같은 여정을 떠나는 이야기를 그린 힐링드라마로 최희서, 김민재, 김예은 등 한국 배우들과 오다기리 죠, 이케마츠 소스케 등 일본 배우들도 함께 했다.

한국 배우들과의 협업을 넘어 일본 감독들의 한국 본토에서 작업이 잇따르는 이유는 최근 몇년간 한국 영화가 보여준 프로덕션과 배우들의 놀라운 성과에 의한 것이다. 각종 드라마와 영화 등 일본에서 한국 콘텐츠의 인기 역시 뜨거워 일본 감독들은 기회만 주어진다면 상대적으로 가까운 지리적 위치에 있는 한국 진출에 욕심을 내고 있는 것.영화로 대표되는 일본 콘텐츠 침체기 역시 일본 감독이 한국으로 눈을 돌리는 이유 중 하나다. 일본은 한 때 전 세계 영화인들의 존경을 받는 '라쇼몽'(1951)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을 시작으로 걸출한 감독과 작품을 연이어 배출하며 동아시아 영화계를 이끌었다. 하지만 영화를 제작하는 일명 제작위원회의 폐쇄적인 시스템과 정부의 압박 등으로 훌륭한 오리지널 각본이 사라지기 시작하고 하락세를 걷기 시작했다. 만화와 애니메이션을 유치한 방식으로 리메이크하는 작품만이 쏟아지고 있는 실정으로 영화다운 영화를 만들고 싶어하는 일본 감독들이 탄탄한 프로덕션의 한국에 눈을 돌리는 건 어찌보면 당양한 일이다.

지난 해 영화 '너의 이름은.'(2016), '바쿠만'(2015) 등에 참여한 일본 유명 프로듀서인 키와무라 겐키는 봉준호 감독이 전 세계에 불러운 '기생충' 신드롬 당시, 한국 영화와 반대의 길을 걷고 있는 일본 영화계를 비판하며 "를 올려다보니 '거구의 천재'(봉준호)가 만면에 미소를 지으며 나를 바라보고 있다. 우리들(일본 영화계)은 이제부터 위를 향해 기어 올라가지 않으면 안 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승미 기자 smlee0326@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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