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제임스 건이 제대로 일을 냈다. 마블은 절대 못할 화끈한 19금 액션이 살아있는 DCECU(DC 확장 유니버스) 최고작이 탄생했다.
팀플레이라고는 절대 불가능할 것 같은 최악의 안티히어로들이 자살특공대, 이른 바 수어사이드 스쿼드라는 이름으로 뭉쳐 최강 난의도의 미션을 수행하는 이야기를 그린 액션 영화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제임스 건 감독). 29일 서울 용산구 이촌동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언론시사회를 통해 마침내 베일을 벗었다.
DCEU의 프랜차이즈 블록버스터인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는 2016년 개봉해 평단과 관객 모두에게 역대급 혹평을 받으며 안그래도 MCU(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영화에 밀려 침체돼 있던 DCEU에 찬물을 끼얹었던 '수어사이드 스쿼드'(데이비드 에이어 감독)의 흑역사를 지우기 위해 리부트 아닌 리부트된 작품이다. DC는 전작의 악몽을 지우기 위해 '수어사이드 스쿼드2'가 아닌 'The'라는 정관사를 붙여 전작과 세계관을 공유하되 전혀 다른 영화를 표방하며 절치부심했다.
특히 이번 작품은 MCU 작품 가운데서도 개성 강한 작품으로 관객 평단 모두의 극찬을 이끌어 냈던 MCU 영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시리즈를 연출한 제임스 건 감독이 기세등등하게 메가폰을 잡아 더욱 기대를 모은 바 있다. 그리고 마침내 공개된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는 제임스 건의 재능과 자신감을 입증하며 2016년 개봉작의 악몽을 지울만한 제대로 된 화끈한 액션 블록버스터임이 분명했다.
▶제임스 건 감독의 장기 총집합
제임스 건 감독의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가 극찬을 받았던 가장 큰 이유는 솔로 영화로 개인의 서사가 철저하게 구축된 히어로들이 뭉치는 '어벤져스'와 달리, 솔로영화의 부재로 개인의 서사가 전혀 알려지지 않은 여러명의 히어로들을 관객들에게 전혀 어색함이나 솔로 영화의 공백의 느낌없이 히어로 집단으로 한꺼번에 소개했다는 데 있다. 그런 제임스 건의 장점은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에서도 그대로 드러낸다.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에는 전작에서 등장한 할리퀸과 릭 플래그, 월러 국장을 제외하고는 전부 새로운 캐릭터들이 그야말로 우루루 쏟아짐에도, 보는 이들은 전혀 '정보 과부하'를 느끼지 않고 자연스럽게 다수의 캐릭터을 받아들이게 된다. 캐릭터 분량과 매력을 적절하게 분배한 제임스 건의 역량이 그대로 드러나는 대목이다.
제임스 건의 또 다른 강점인 유머도 이 영화의 매력이다. 늘 마블 특유의 유쾌한 유머와 비교돼 조롱거리가 됐던 DC의 어설픈 유머는 온데간데 없고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에는 제임스 건 특유의 재치 넘치는 말장난이 가득하다. 진지한 분위기로 빠질만 하면 상황을 전복시키는 예상치 못한 행동과 대사들은 영화의 매력을 배로 살린다. 진지한 상황에서 댄스브레이킹을 선보였던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1편의 그 유명한 마지막 장면을 생각나게 할 정도. 또한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에서 그야말로 빛을 발했던 음악의 적절한 사용 또한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에서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마블은 절대 못할 수위 높고 화끈한 19금 액션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을 받은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의 잔혹도는 예상을 더욱 뛰어넘는다. 타협할 줄 모르는 잔혹감과 노골적으로 피가 튀기는 액션은 단순히 '슈퍼히어로 영화'라고 생각하고 영화를 보러간 관객에게는 충격을 안길 수 있을 만한 수준이다. 머리가 폭파되는 끔찍한 헤드샷(?)은 기본이고 사지 절단까지 서슴지 않는다. 시작하자마자 10분만에 수어사이드 스쿼드의 주축 멤버로 보였던 다수의 캐릭터들이 상상을 초월하는 방식으로 차례대로 끔찍하게 살해 당하는 장면은 충격에 충격을 안긴다. 인물들이 1:1 맨몸으로 맞붙는 액션은 보는 이들에게 고통이 그대로 전해질 정도로 타격감이 넘치고 사실적이다.
이러한 액션은 오히려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와 DCEU만의 장점이 됐다. 마블의 유일한 청소년액션불가 히어로였던 '데드풀'의 판권을 가지고 있던 20세기 폭스가 청소년관람불가 영화를 제작하지 않는 월트디즈니에 인수되면서 '데드풀'의 정체성이 모호해진 상황. 그렇기에 절대 다수가 즐길 법한 초특급 오락액션인 슈퍼히어로 액션영화에서 이러한 피 튀기는 액션 시퀀스들은 오히려 가장 큰 개성이 됐다. 그리고 이러한 잔혹한 액션들이 제임스 건 특유의 유머와 어우러져 관객에게 오묘한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한다.
▶다신 없을 캐릭터쇼의 대향연
다수의 새로운 캐릭터가 등장하는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는 그야말로 캐릭터쇼 영화라고 불러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DC 최고의 빌런인 조커마저 조롱거리로 만들었던 이전 편에서 유일하게 자신의 매력을 제대로 보여주며 이번 영화에서도 살아남은 할리퀸의 매력은 두 말 하면 입 아플 정도다. 특히 할리퀸이 수십명의 군인을 나홀로 상대하며 탈출하는 시퀀스는 이 영화의 백미 중 백미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에서 희대의 너구리 히어로 로켓의 매력을 제대로 보여줬던 제임스 건 감독은 시작부터 두 발로 직립 보행하는 기괴한 족제비 위즐을 등장시켜 시선을 사로잡더니 반바지를 입고 친구를 찾아 헤매는 희대의 캐릭터 킹샤크 나나우에로 방점을 찍는다.
이 뿐만 아니라 시종일관 라이벌로 맞붙는 블러드스포트와 피스메이커는 복장부터 올블랙 수트와 과 컬러풀한 수트로 대조가 돼 눈길을 사로잡으며 영화의 중심을 제대로 잡아준다. 정체를 알수 없는 오색찬란한 도트무늬 물질을 토해내는, 이름도 독특한 폴카도트맨은 땡땡이 무늬 수트와는 대조적으로 역대 모든 슈퍼히어로 영화를 통틀어 가장 우울하고 침울한 캐릭터로 하드캐리한다.
8월 4일 개봉. 이승미 기자 smlee0326@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