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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리뷰] 박준영 변호사 "정우X권상우 실제모델, 외모 다양성 존중 필요해"('대화의 희열3')

조지영 기자

입력 2021-07-30 08:23

수정 2021-07-30 08:33

 박준영 변호사 "정우X권상우 실제모델, 외모 다양성 존중 필요해"('대…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박준영 변호사가 재심 변호를 맡으면서 얻은 의미를 밝혔다.



29일 방송된 KBS2 '대화의 희열3' 최종회에서는 SBS 드라마 '날아라 개천용' 권상우, 영화 '재심' 정우의 실제 모델이 된 '대한민국 최초 재심 변호사' 박준영이 마지막 게스트로 출연해, MC 유희열, 김중혁, 신지혜, 이승국과 묵직한 울림이 있는 대화를 펼쳤다.

박준영 변호사는 억울하게 누명을 쓴 자들의 진실을 밝히는 '재심 전문가'로 유명하다. '삼례 나라슈퍼 강도치사사건', '8차 화성 연쇄살인사건', '낙동강변 살인사건', '익산 약촌오거리 택시기사 살인사건'이 그가 맡은 재심 사건들이다.

특히 박준영 변호사는 전남 와도 노화도에서 고졸 출신으로 변호사가 처음부터 녹록하지 않은 변호인의 삶을 살아야만 했던 것. 그는 "친적이나 가까운 친구도 나에게 사건을 맡기지 않았다. 인맥, 학벌도 없이 실력이 검증되지 않은 초임 변호사에게 사건을 맡기지 않아 변호사가 되고 처음 굉장히 힘들었다"고 밝혔다.

특히 "아버지가 어린 시절 하는 것마다 말아드셨다. 장의사라는 가업을 물려받았는데 어렸을 때 누군가에게 극심한 불행인데 사람이 죽었다는 전화가 정말 반갑더라"며 "사람이 죽어야 우리는 장사가 됐다. 돌이켜 보면 부끄러운 생각이다. 장의사와 변호사도 비슷한 부분이 많다. 남의 불행을 먹고 산다. 그래도 아버지는 장의사로서 불행에 대한 배려가 각별했다. 이런 아버지의 직업적 사명감이 강렬한 본보기가 됐다. 다만 아버지가 가정적으로 폭력과 음주를 일삼았다. 이런 좋지 않은 모습을 보고 자라기도 했다"고 고백했다.

이에 박준영은 수임료 건당 30만원이었던 국선 형사사건을 맡으며 생활고를 극복했다. 당시 박준영을 향해 '국선 재벌'이라 비꼬는 이들도 많았다는 후문. 이런 상황에서 박준영에게 운명적인 사건이 찾아오게 되는데 그게 바로 '수원 노숙 청소년 사망 사건'이었다. 수원의 한 고등학교에서 숨진 채 발견된 소녀에 노숙인 2명과 가출 청소년 5명이 범인으로 지목된 것. 박준영은 "'모두가 우리를 나쁘게 생각해도 선생님만은 우리를 믿어주세요'라는 아이들의 편지를 받고 '드디어 인생 사건을 만났다'고 생각했다. 정의감보다 유명해지기 위해 사건을 변호하게 됐다"고 솔직한 심경을 털어놨다.

이런 안일한 생각 때문이었을까. 당시 사건은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게 됐고 충격을 받은 박준영은 마음을 바로 잡고 다시 2심을 준비했다. 결국 5명의 청소년의 무죄 판결을 끌어내면서 재심에 성공했다.

박준영 변호사는 특유의 재치와 유머도 놓지 않았다. 유희열의 "'재심'의 정우, '날아라 개천용'의 권상우 역할의 모델인데, 많이 욕먹지 않았냐?"라는 농을 던졌고 박준영은 "나태주 시인의 '풀꽃' 시에도 나온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고 나도 그렇다'. 외모의 다양성에 대한 존중이 필요하다"고 응수해 모두를 웃게 만들었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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