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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종합] 허준호 "김윤석 연기 대가X조인성 깊어져"..자화자찬 아깝지 않은 '모가디슈'

조지영 기자

입력 2021-07-28 09:39

수정 2021-07-28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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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준호 "김윤석 연기 대가X조인성 깊어져"..자화자찬 아깝지 않은 '모…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데뷔 35년 차 배우 허준호(57)에게 '모가디슈'는 꿈의 작품이다. 대배우들과 호흡은 물론 완벽한 프로덕션까지 감사하고 또 감사한, 영광스러운 인생작이 만들어졌다.



1991년 소말리아 내전으로 수도 모가디슈에 고립된 사람들의 생존을 건 탈출을 그린 액션 영화 '모가디슈'(류승완 감독, 덱스터스튜디오·외유내강 제작). 극 중 주 소말리아 북한 대사 림용수를 연기한 허준호가 28일 오전 스포츠조선과 화상 인터뷰를 통해 '모가디슈'에 쏟은 노력과 애정, 진심을 털어놨다.

'모가디슈'는 한국이 아직 UN 회원국에 가입하지 못했던 시기인 1991년, 국제 사회에 인정받기 위한 UN 가입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소말리아의 표를 받기 위해 외교 총력전을 펼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먼 타지 모가디슈에서 맨땅에 헤딩하듯 한국을 홍보하는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내전까지 겪게 되면서 위기를 겪고 또 오직 생존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해 함께 탈출하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면에 내세운 '모가디슈'는 올여름 첫 번째 국내 텐트폴 영화로 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다.

탄탄한 스토리와 완벽한 연출로 무장한 '모가디슈'. 여기에 명배우들의 완벽한 앙상블을 빼놓을 수 없다. 특히 독보적인 카리스마와 관록이 깃든 연기를 선보인 명배우 허준호가 주 소말리아 북한 대사 림용수로 완벽 변신, 존재만으로 묵직한 명품 연기를 선보여 눈길을 끈다. 허준호가 맡은 림용수는 오랜 기간 소말리아에 주재하며 외교 관계를 쌓아온 북한 대사로 한국과 UN가입을 경쟁하며 외교 각축전을 벌이는 인물이다. 하지만 내전 이후 반군과 폭도들의 공관 침탈로 인해 간신히 목숨만 건진 채 탈출, 북한 대사관 동료들과 생존을 위해 한국 공관에 도움을 요청하며 북한 대사관의 리더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시나리오도 보지 않고 '모가디슈'를 선택한 허준호. 그 이유에는 류승완 감독이 있었다. 허준호는 "류승완 감독을 10여 년 만에 만나 '모가디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아직도 기억나는 류승완 감독의 말이 '대본 고치는 중인데, 이런 내용이다'라는 이야기다. 내용만 들어도 재미있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때는 '완성된 대본을 기다리겠다'라는 생각을 했는데 내게 말하던 류 감독의 눈빛을 잊을 수가 없었다. 류 감독의 말에 신의가 담겨 있어 바로 출연하겠다고 이야기했다. 나도 왜 그랬는지 이상하다. 작품을 고민 없이 빨리 결정했다고 소속사에 혼나기도 했다. 그런데 류 감독에 굉장히 믿음이 갔다"고 밝혔다.

그는 "개봉을 앞두고 너무 떨리고 감사한 마음밖에 없다. 누구보다도 해외 로케이션 작품을 많이 한 배우라고 자부했는데 또 이렇게 큰 작품에 나를 불러줘 감사하다. 큰 작품에서 나를 불러줬다는 게 너무 감사했다. 지금은 흥행 결과보다는 이렇게 나를 불렀다는 것 자체에 감사하려고 한다"며 소회를 전했다.

북한 측 대사 림용수 캐릭터에 도전한 것도 남달랐다. 허준호는 "현장에서 책임감이 굉장히 컸다. 현장 가서 보니까 제일 큰형인 것 같고, 이들에게 누가 되지 않게 해야 하니까 굉장히 신경 쓰였다. 신중하게 작품에 임하려고 노력했다. 전체적으로도 시나리오를 봤을 때 나이가 가장 많았던 캐릭터였다. 이 모든 사람을 살려 나가야 하는 리더 역할이 보였다. 개인적으로 나는 리더십도 없고 성격이 급하다"고 웃었다.

그는 "매일이 고통인 캐릭터다. 아프면서 사람을 구해야 하는 인물인데 그 심리가 궁금했다. 이런 캐릭터를 최대한 객관적으로 접근하려고 했다"며 "환자 역할이었고 열댓 명을 살려야 하는 리더였다. 가지 말아야 할 곳에 가서 부탁도 하고, 굉장히 어려운 캐릭터였다. 그래서 계속 상의하고 귀찮을 정도로 류승완 감독에게 물어봤다. 다시 확인하고 또 확인하는 과정을 가졌다. 같이 쌓아갔던 재미가 있었지만 어려웠던 캐릭터였다"고 설명했다.

류승완 감독의 신뢰로 '모가디슈'에 탑승한 허준호. 첫 호흡을 맞춘 류승완 감독을 향한 신뢰와 애정은 변함이 없었다. 허준호는 "류승완 감독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속된 말로 '미쳤다'인 것 같다. 좋은 의미의 '미쳤다'다. 너무 멋있어 보였다. 외국 사람들이 봤을 때 한국 사람은 신체적으로 큰 사람으로 보이지 않나? 그런데 류승완 감독은 큰 사람처럼 보였다. 멋있었다"고 답했다.

그는 "나는 해외 촬영을 많이 한 배우 중 하나다. 특히 해외 촬영에서 셀카를 잘 안 찍는데 이번 작품은 세트 배경으로 사진을 많이 찍었다. 같이 간 매니저한테 사진 좀 많이 찍어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렇게 기록에 남길 수 있을 만큼으로 대단한 해외 로케이션이었다. 이런 해외 현장을 만나지 못했다. 준비가 이렇게 완벽하게 된 곳도 처음이었다. 모든 프로덕션이 촬영을 할 수 있게 만들었다. 내가 연기를 못하면 미안할 정도로 완벽한 프로덕션이었다"고 자부심을 전했다.

이어 "꿈이 이뤄진 것 같아 4개월간 해외 로케이션을 즐겼다. 다들 열정적인 현장이었다. 막내 스태프까지도 허투루 하는 사람들이 없었다. 그 시간을 작품에 매진하는 시간으로 보내더라. 이렇게 열정적이고 진지한 팀은 처음 접해서 너무 좋았다. 그래서 시나리오 볼 시간도 더 많았다. 술을 마셔도 절제하면서 작품 이야기만 하더라. 류승완 감독, 김윤석, 조인성 등 작품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데 나는 대가들 앞에서 보는 맛이 있었다"고 곱씹었다.

류승완 감독을 필두로 완벽한 앙상블을 펼친 '모가디슈'. 허준호는 함께 호흡을 맞춘 김윤석, 조인성, 구교환에 대한 칭찬도 쏟아냈다. '모가디슈'에서 주 소말리아 한국 대사 한신성 역의 김윤석을 향해 "김윤석은 대배우, 거물이다. 진짜 오랫동안 그의 팬이었다. 내가 공백기를 가졌을 때도 김윤석의 '추격자'(08, 나홍진 감독) '황해'(10, 나홍진 감독)를 보면서 '엄청난 배우다'고 감탄했다. 그리고 '모가디슈'에서 만났을 때 굉장히 편했다. 리허설 때부터 열정적으로 다 보여줬다. 김윤석은 역시 대배우라는 걸 느꼈다. 연기하면서도 '김윤석을 봐서 영광이었다'라는 말을 계속하곤 했다"고 말했다.

주 소말리아 한국 대사관 참사관 강대진 역의 조인성에 대해서는 "조인성은 전 소속사 대표와 함께 일해서 가끔 사석에서 만났다. '모가디슈' 전에는 아기로만 봤다. 그런데 '더 킹'(17, 한재림 감독)을 보면서 중견 배우가 됐다는 느낌을 받았고 '모가디슈'에서는 깊어졌더라. 한국 대사관 후배들을 아우르는 모습을 보는 데 정말 멋있더라. 어린 조인성에서 그릇이 깊어진 조인성을 목격했다. 보기만 해도 좋은 배우다"고 추켜세웠다.

가장 합을 많이 맞춘 주 소말리아 북한 대사관 참사관 태준기 역의 구교환에 "구교환은 귀여웠다. '모가디슈'에서 처음 만났는데 굉장히 열정적이어서 좋았다. 무모할 정도로 달려들어 인상적이었다. 어렸을 때 날 보는 것 같았다. 지금은 구교환이 살 좀 쪘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미소를 지었다.

'모가디슈'는 김윤석, 조인성, 허준호, 김소진, 정만식, 구교환, 김재화, 박경혜 등이 출연했고 '군함도' '베테랑' '베를린' '부당거래'의 류승완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28일 2D부터 IMAX, ScreenX, 4DX, 4DX Screen, 수퍼4D, 돌비 애트모스까지 전 포맷으로 개봉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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