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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이슈]'봉준호·이병헌·송강호·윤대원'…칸 폐막, 경쟁진출 실패 아쉬움 달랜 韓영화인의 대활약(종합)

이승미 기자

입력 2021-07-18 10:57

수정 2021-07-18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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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이병헌·송강호·윤대원'…칸 폐막, 경쟁진출 실패 아쉬움 달랜 韓…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비록 한국영화의 경쟁 부문 진출을 실패했지만, 한국 영화인들의 활약은 그 어느 때보단 빛난 제74회 칸 국제영화제였다.



세계 3대 영화제 중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제74회 칸 국제영화제가 2주간의 대장정을 마치고 17일(현지시각) 폐막했다. 칸 팔레드페스티발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열린 폐막식 및 시상식에서는 프랑스 출신 줄리아 듀코나우 감독의 '타이탄'(TITANE)이 차지했다.

지나 73회 시상식에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면서 올해 시상식에서 제2의 봉준호, 혹은 제2의 '기생충'이 탄생할지 기대를 모았으나 이번 시상식에서 한국영화는 단 한편도 경쟁 부문에 초청받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월드클라스'임을 입증한 한국 영화인들이 활약이 칸을 빛냈다.

▶이병헌, 한국 배우 최초 시상자로 선 폐막식 무대

폐막식에는 충무로 대표 배우이자 비경쟁 섹션에 초청된 '비상선언'(한재림 감독)의 주연 배우인 이병헌이 여우주연상 시상자로 무대에 올라 시선을 사로잡았다. 지난 2017년 열린 제70회 시상식에서 당시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던 박찬욱 감독이 폐막식 무대에서 각본상 시상자로 나선 바 있다. 한국배우가 칸 영화제 시상자로 나서는 건 이병헌이 최초다.

무대에 오른 이병헌은 "여기에 와서 너무 기쁘고 수상자 모두 축하드린다"라며 불어로 인사한 뒤, 영어로 "내가 불어를 잘 못해서 죄송하다"며 "이 페스티벌은 나에게 아주 특별하다, 봉준호 감독이 영화제를 열었고 송강호가 심사위원이다"고 말했다. 그리고는 심사위원장인 스파이크 리 감독을 언급, 자신과 닮았다고 농담으로 웃음을 자아내며 '월드클라스 배우'다운 여유로움을 뽐냈다.

▶'칸의 비밀 병기' 봉준호 감독의 개막 깜짝 등장

봉준호 감독은 6일 진행된 개막식에 깜짝 등장, 직접 개막을 알렸다. 칸 영화제 측은 시상식 당일까지도 봉 감독의 참석 여부를 철저히 비밀에 부치며 그를 개막식 최고의 비밀병기로 사용했다.

봉 감독은 개막식 무대에서 코로나19로 인한 펜데믹으로 인해 시상식이 열리지 않았던 지난해를 언급하며 "영화제는 멈춘 적이 있지만, 영화는 한 번도 멈춘 적이 없다. 뤼미에르 형제의 영화에서 기차가 달린 후로 이 지구상에서 시네마는 단 한번도 멈춘 적이 없었다는 생각이 든다. 오늘 이자리에 모인 위대한 필름메이커와 아티스트들이 그것을 증명해주고 있다고 믿는다"고 의미있는 메시지를 전했다.

또한 봉 감독은 다음날 진행된 랑데부 아베크 행사에 참석해 특유의 재치있는 입담을 뽐내 주목을 받았다 그는 이 자리에서 자신의 연출작 '살인의 추억'의 소재가 됐던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진범 이춘재의 용의자 특정 당시 기분과 애니메이션으로 알려진 차기작에 대한 정보, 빠르게 성장 중인 OTT플랫폼에 대한 자신의 생각 등에 대해 말하며 눈길을 끌었다.

▶송강호, 칸 심사위원 활약

송강호는 이번 시상식에서 심사위원장인 스파이크리 감독을 비롯해 세네갈 출신 마티 디옵 감독, 캐나다·프랑스 출신 싱어 송 라이터 밀레느 파머, 미국 출신 배우이자 감독 매기 질렌할, 오스트리아 출신 예시카 하우스너 감독, 프랑스 출신 배우이자 감독 멜라니 로랑, 브라질 출신 클레버 멘돈사 필로 감독, 프랑스 출신 배우 타하르 라힘과 함께 심사위원으로 활약했다. 2014년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칸의 여왕' 전도연에 이어 두번째로 칸 심사위원으로 활약한 충무로 배우가 됐다.

본격적인 개막식에 앞서 진행된 칸영화제 심사위원 공식 기자회견에서 송강호는 "사실 저는 올해도 (영화제를) 못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우선 들었다. 그만큼 팬데믹이 위협적이었으니까. 그런데 이렇게 기적과 같이 여러분께 인사드리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며 영화제 개최 및 심사위원 참여 소감을 전했다. 폐막식에서는 감독상의 시상자로 나서기도 했다.

▶비경쟁 부문 초청 '비상선언' 호평…송강호·이병헌·임시완 참석

올해 한국영화가 경쟁 부문에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한재림 감독의 신작 '비상선언'과 홍상수 감독의 신작 '당신의 얼굴 앞에서'가 비경쟁 부문에 초청돼 세계 영화인들에게 공개됐다. '당신의 얼굴 앞에서' 팀은 홍 감독을 비롯한 배우들 모두 시상식에 불참했지만 '비상선언' 팀은 한재림 감독과 송강호, 이병헌, 임시완이 참석해 레드카펫을 빛냈다.

사상 초유의 재난상황에 직면해 무조건적인 착륙을 선포한 비행기를 두고 벌어지는 리얼리티 항공 재난 영화 '비상선언'은 현지 호평도 이어졌다. 4번의 박수가 터져 나와 현지의 뜨거운 반응을 증명했고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자 객석에서는 환호와 함께 10분간의 기립박수가 울려퍼졌다. 유력 영화전문월간지 시네마트레저는 '비상선언'에 대해 "강렬하면서도 굉장히 현대적인 재난영화"라고 평가했다. 미국 NY 옵저버는 "무서울 정도로 시의적절한, 경이로운 긴장감의 항공 재난 영화"라고 호평했고 AFP통신은 "2시간 30분이 눈 깜짝할 새 지나가버렸다"고 전했다.

▶신예 윤대원 감독의 깜짝 선전, 시네파운데이션 2등 수성

신예 윤대원 감독이 연출한 '매미'는 이번 칸 영화제에서 경쟁 부문 진출 실패의 아픔을 맛봐야 했던 한국 영화에 단비가 됐다. '매미'가 시네파운데이션에서 2등을 차지하며 깜짝 성과를 낸 것. 윤 감독은 "'매미'가 졸업작품인데, 오래 다닌 학교에서 마지막 졸업 선물로 정말 좋은 선물을 받은 것 같아서 감사하다"라며 소감을 전했다.

시네파운데이션은 본 경쟁 부문과는 별도로 영화 전공 학생들의 졸업작품을 대상으로 하는 섹션으로 차세대 신예 감독들이 세계 무대로 나가는 등용문으로 꼽히기도 한다.

올해 시네파운데이션 부문에 초청된 영상원 영화과 출신 신예 윤대원 감독의 졸업 작품인 단편 영화 '매미'는 이 섹션에 초청된 17개의 작품 중 2등으로 선정, 상금 1만1250유로(약 1518만원)을 받았다. '매미'는 무더운 여름밤, 소월길에서 성매매하는 트랜스젠더의 이야기를 담은 17분 분량의 단편 영화다.

이승미 기자 smlee0326@sportshc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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