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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종합] '눈치코치' PD "이수근 선택? 역량과 티켓파워…다음엔 유재석과 신동엽"

고재완 기자

입력 2021-07-12 14:01

수정 2021-07-12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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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치코치' PD "이수근 선택? 역량과 티켓파워…다음엔 유재석과 신동…
김주형 PD. 사진제공=넷플릭스

[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개그맨 이수근이 데뷔 이래 처음 스탠드업 코미디에 도전했다. 그는 넷플릭스 스탠드업 코리미 '이수근의 눈치코치'(이하 눈치코치)에서 25년간 누구보다 빠른 눈치력으로 치열한 예능 정글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노하우와 사람 이수근의 인생 이야기를 담아냈다.



넷플릭스에서는 2018년 '유병재: 블랙코미디' '유병재: B의 농담', 2019년 '박나래의 농염주의보'(이하 농염주의보)에 이어 세번째로 선보이는 정통 스탠드업 코미디다. 미국에서는 대중적인 장르인 스탠드업 코미디는 코미디언이 오롯이 혼자서 이끌며 정치, 사회에 대한 위트 섞인 풍자를 가감 없이 풀어 던지는 토크 코미디다.

이수근은 지난 9일 전세계 190여개국에 공개된 '눈치코치'에서 치열한 예능 세계에서 뛰어난 눈치력으로 적재적소의 타이밍에 센스 넘치는 애드립을 던질 수 있는 비결과 그와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예능 파트너들과 관련된 에피소드를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눈치코치'의 연출을 맡은 김주형 PD는 12일 온라인 화상 인터뷰에서 "지난 해 '박나래의 농염주의보'이후 넷플릭스와 다음 스탠드업코미디에 대해 얘기를 했다. 코로나19가 있어 지연되다 지난해 여름 처음 이수근과 논의를 시작했고 1년만에 내놓게 됐다"고 말했다.

김 PD는 "'농염주의보' 이후 '눈치코치'까지 했다. 개인적으로 코미디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선보일 수 있다는 것에 대해 영광이다. SBS에 있을때 '웃찾사' 등에서 조연출을 하면서 코미디의 꿈을 키웠고 회사를 나오고 나서 할수 있는 기회가 왔다. 스탠드업코미디가 공개코미디와는 결이 다르지만 코미디 장르를 해볼수 있어서 개인적으로 기쁘다"라고 전했다.

"'농염주의보'때와 굉장히 다른 세계에서 녹화를 진행했다. 관객과 호흡하는 현장성이 중요하고 이수근은 애드리브가 강한사람이라 돌발적인 상황에 대한 위트도 기대를 가지기 마련이다. 최초에 기획도 그렇게 됐는데 코로나 상황이어서 제한된 소수의 관객과 할 수밖에 없었다. 2000명 관객과 공연할때와는 다르더라. 코미디언 입장에서는 흥이 다를 수밖에 없다. 두번의 녹화를 하다보니 그부분이 아쉬웠다."

'농염주의보'는 1시간이 넘는 시간동인 진행됐지만 '눈치코치'는 45분의 비교적 ?은 러닝타임을 가지고 있다. "공연 베이스로 기획된 공연형 기획은 콘텐츠형 기획보다 풍성하게 준비된다. '농염주의보'는 그래서 조금 더 길어진 부분이 있었다. 이수근은 한시간 정도의 분량을 대본으로 준비해서 녹화를 했는데 분위기나 호흡이 조금 타이트하게 압축되다보니 길이가 짧아졌다."

스탠드업 코미디는 미국에서는 대중화됐지만 국내에선 다소 생소하다. "도전해볼만한 장르라고 생각했다. 물론 코미디언 입장에서는 도전하기 어려운 장르다. 개인의 역량을 100% 뽑아내면서 이끌어 가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코미디와 결합할만한 부분이 있을텐데 아직 찾지 못하는 것 같다. 어찌됐든 코미디 장르를 선보일 여지가 있다는 것은 개인적으로 좋다고 생각한다. 꼭 스탠드업코미디가 어니라도 한명이 뽑아내는 콩트, 부캐 플레이 등 다른 콘텐츠로 발전시킬수 있다고 본다."

이수근을 선택한 이유는 역시 역량이다. 김 PD는 "100% 개인이 끌고 갈 수 있는 역량이 있는 몇 안되는 코미디언이다. 또 대중적으로 인기에 기반해서 공연이 같이 가는 구조라 티켓팅 파워 도 고려해야한다. 원맨 스탠드업코미디는 코미디언의 지명도와 능력이 고려될 수밖에 없다"며 "이수근은 항상 밝고 긍정적이다. 이 타이밍에서 결국 내가 웃겨야한다는 생각이 많다. 살아온 환경이나 그런 부분도 있는 것 같다. 후배들에게는 한편으로는 아버지같다. 조언도 많이하고 직언도 해주고.세심하게 챙긴다. 동생일 때와 형일 때가 다른 사람인 것 같다"고 웃었다.

'눈치코치'는 사회 풍자보다는 인생스토리에 집중하는 느낌이다. 김 PD는 "다른 소재를 대중의 100% 공감없이 쓰기보다는 온전히 나에 대한 이야기를 쓰자고 포커스를 맞췄다. 사회적 분위기도 고려를 했다. 누군가는 오해라든지 상처를 받으면 안되기때문에 그랬다. 눈치라는 키워드를 통해 내 주변 인생을 돌아보면서 편하게 봤으면 했다"며 "촬영할 때는 한 번 녹화를 끊고 '물 한 잔 마시고 가자'고 한 적이 없다. 긴장을 해서 그런지 말이 초반에 선보였던 랩보다 빨라지더라. 처음에는 여유롭게 하다가 점점 빨라졌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다. 김 PD는 "이수근은 애드리브와 노래 개그에 특화된 사람이다. 가요제 출신이기도 하고 레크레이션 강사 출신이기도 하다. 그런데 저작권 문제가 있어 노래를 가지고 코미디를 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 다음에 한다면 노래와 애드리브를 믹스한 새로운 레크레이션형태의 쇼를 해보고 싶다. 그러며 이수근의 특장점을 더울 살릴수 있겠다는 생각을 해봤다"며 "이수근은 방송 전 이경규에게 전화도 해서 조언도 구하고 주변에도 조언을 많이 얻었다. 후배들과 낚시를 가서 소재에 대한 이야기도 했다. 그런데 방송을 보고 '처음부터 끝까지 내 얼굴이 있으니 부끄럽다'고 하더라. 아쉬움도 표현했다. 관객이 많이 있어서 흥도 느끼고 노래하면서 하면 좋았을 텐데 그게 안되서 그런 것 같다."

코미디 분야는 많이 침체돼 있다. "잘하는 코미디언들이 많은데 그들이 놀수 있는장이 줄어들어 아쉽다. 코미디는 삶의 에너지를 주는 것인데 없어진게 아쉽다. 소재적으로 어려운 환경이고 코미디의 매력이 떨어진 것도 사실이지만 코미디언이 답을 찾을 것이다. 지금도 새로운 장을 계속 만들어내고 있다."

"유재석 신동엽과 너무 해보고 싶다"고 말한 김 PD는 "최고의 분들을 최고의 무대에 모시고 싶다. 도전해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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