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신현승이 8일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1.07.08/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신인 배우 신현승(23)이 '지구망'을 통해 첫발을 뗐다.
신현승은 데뷔작이자 생애 첫 작품이던 넷플릭스 시트콤 '내일 지구가 망해버렸으면 좋겠어'(서은정 백지현 극본, 권익준 김정식 연출, 이하 '지구망')에서 미국국적의 자유전공 1학년생이자 신비로운 정체를 지닌 제이미로 등장해 풋풋하고도 신선한 매력을 선보였다.
신현승이 연기했던 제이미는 극중 훈훈한 비율과 상큼한 비주얼을 가진 캐릭터로, 국제기숙사의 인기남으로 단숨에 등극한 인물. 부드럽고 잘생긴 외모와는 다르게 2% 부족한 행동을 보인 인물로 극과 극의 매력을 더해 시선을 모았다. 신현승은 특히 '지구망'을 통해 새로운 루키의 탄생을 알렸고 MZ세대의 눈길을 잡았다.
신현승은 최근 스포츠조선 사옥에서 기자와 만나 '지구망'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신현승은 5000대1의 경쟁률을 뚫고 카카오M 오디션 우승을 차지한 무서운 신예. 이와 함께 오디션에 도전해 주인공 자리를 꿰찬 것 역시 '지구망'이 처음이었다. 신현승은 "정말 아무것도 없던 저를 보시고 감독님이 선택해주셨다. 제가 마지막으로 들어갔는데, 들어오는 느낌이 좋아서 같이 해도 괜찮겠다고 생각하셨다고 했다"고 웃었다.
특히 권익준 PD와 김정식 PD는 신현승을 보고 앞서 '하이킥'과 '논스톱' 등을 거친 배우들의 신인 때를 생각했다고. 신현승은 "오디션을 보고 좋은 얘기를 해주셨는데, 저도 '잘 해야겠다'고 생각할 정도였다. 워낙 시트콤을 많이 하셨던 감독님들이시고, 시트콤으로 데뷔해서 잘 되는 선배들도 많으니 '그 친구들을 봤을 때의 느낌이 났었다'고 하셨다. '그 친구들이 처음 연기 시작했을 때의 모습이 생각나서 그 친구들처럼 잘 될 거 같다'고 해주셨는데, 너무 좋은 선배님들이(정일우, 윤시윤 등) 많아서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했고, 그렇게 믿어주고 생각해주시는데, '이거 잘 못하면 큰일나겠는데' 싶었다"고 설명했다.
생애 처음 경험해본 촬영장도 긴장의 연속이었다. 평소 긴장감이 없이 태평하다던 신현승도 테스트 촬영에서는 대사를 전부 잊고 머리가 새하얘질 정도로 긴장했단다. "식은땀이 나고 긴장도 많이 됐다. 카메라 테스트 끝나고 가는 길에 감독님께 연락이 와서 '괜찮냐. 걱정이 됐다. 리딩도 많이 했으니 편하게 했으면 좋겠다'고 말씀을 해주셨다. 그런데 카메라 테스트 때 대사를 한 번 다 날리고 긴장하고 나니 오히려 본 촬영에서는 그것도 편했던 거 같다. 처음 촬영장에 갔을 때는 마냥 신기하고 재미있었다."
'지구망'은 극중 신현승과 박세완, 최영재, 한현민을 제외하고는 민니, 테리스 브라운, 카슨, 요아킴까지 외국인 배우들이 주축을 이뤄 연기했다. 신현승은 외국인 배우들과의 호흡에 대해 "국제 기숙사다 보니 외국인 친구들과 연기할 거라고 들어서 '아 큰일났다. 영어 한 마디도 못하는데 어떡하지'하면서 걱정을 많이 했다. 그런데 한국말을 너무 잘 하더라. 한국말도 잘 하고 한국에 산 지도 10년이 넘어가는 분도 계시다 보니 의사소통과 문화의 차이를 느낀 것이 없었다. 오히려 저희끼리 다 같이 있을 때 한국말로 얘기하다가 그분들끼리 있을 때 영어로 얘기하는 걸 보고 '아 외국인이었지'를 느낄 정도로 '한국어 패치'가 완벽한 상태였다"고 말했다.
특히 신현승은 극중 박세완과의 러브라인까지 그리며 훈훈함을 자아냈다. 그는 "세완 누나가 많이 도와줬고 의지도 했다. 낯을 많이 가려서 처음엔 못 다가갔는데, 먼저 다가와주고 '이 장면에 이 신은 어떻게 생각해? 괜찮아?' 이런 식으로 하나하나 물어봐주고 촬영을 하면서도 '여기는 이렇게 하면 더 좋을거야!'하면서 조언도 해줬다. 저뿐만 아니라 저희 중에서 가장 촬영 경험이 많다 보니 고충이 있으면 다들 세완 누나에게 제일 많이 털어놨다. 실제로도 학교(성균관대학교)의 선배고, 사실 학교에서 마주친 적은 없었지만, 학교 선배라는 생각에 안도를 많이 했다"고 밝혔다.
이어 "세완 누나와의 러브라인도 재미있었다. 세완 누나와 진지하게 가다가 끝에 가서는 혀 짧은 소리도 내고 애교도 부렸는데 그게 너무 재미있었다. 저희끼리 계속 진지한 얘기를 하는 촬영을 끝내고는 막바지에 애교 있고 재미있는 부분을 촬영해서 저희끼리 보면서 즐거웠다. 촬영 전에 '어떻게 해볼까?'하면서 더 장난칠 거리를 생각했고, 차 안에서 대사가 없을 때도 앞에서 대사를 치고 있으면 뒤에서 기대서 뭐 먹여주는 장면을 짰다"고 부연했다.
전세계에 공개된 시트콤인 만큼 글로벌 팬들의 반응도 뜨겁다. 신현승은 "팔로워가 정말 많이 늘었다. 처음에 웹드라마가 공개됐을 때만 해도 300명 정도가 팔로워였는데, 공개 후 2만명이 됐다가 지금은 11만명이 됐다. 하룻밤 자고 일어나니 몇 만씩 늘어나 있어서 신기했고, '진짜 사람이 맞나' 싶을 정도였다. DM도 글로벌하게 많이 받고 있어서 '영어공부를 해야 하나' 싶을 정도라 이제는 진짜 영어 공부를 해야겠다고 자각하고 있다"고 했다.
현재 훈훈한 외모를 자랑하고 있는 신현승은 사실 피나는 노력으로 40kg을 감량한 남자. 배우의 꿈과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다는 그는 "고등학교 2학년 때 부모님께 연기를 하고 싶다고 말씀을 드렸는데, 걱정이 많으시지 않나. 그래서 제가 하고 싶다고 보여드릴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이 다이어트라고 생각해 뭔가를 보여드려야겠다고 생각하고 살을 뺐다"며 "계란 두개에 고구마 하나, 우유 한팩, 사과 하나를 한 달 내내 그렇게 먹었고, 줄넘기와 유산소 운동 위주로 했다. 살을 빼야한다는 목적이었으니 배가 고프면 배가 안 고플 때까지 운동하면서 피곤해서 자고 그런다. 건강은 많이 해쳤는데, 피검사를 한 번 해본 뒤에는 바로 단백질 위주의 식단을 하면서 몸을 관리하고 있다"고 했다. 피나는 노력으로 배우가 된 만큼 보여주고 싶은 연기도 많다. 신현승은 "배우라는 걸 해야겠다고 생각했을 때부터 판타지는 꼭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어릴 때부터 '해리포터'나 '반지의 제왕'을 보고 자라서 판타지 장르를 너무 좋아하고, 배우라는 직업의 장점이 다양한 것을 경험할 수 있다고 하시는데 일상적인 연기는 몇년을 노력한다면 할 수 있을 것들이 있지 않나. 그런데 하늘을 날아다니고 손에서 마법이 나오고 그런 것들은 아무리 노력해도 연기를 통해서밖에 못할 거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판타지는 꼭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신현승은 마지막으로 "사실 배우를 해야겠다고 생각한 이유가 이걸 하면서 너무 재미있었기 때문이다. 연기하는 것이 재미있고, 만나는 사람마다 다들 너무 좋은 사람들이었다. 그래서 이 즐겁고 행복한 감정들이 너무 소중해서 즐겁고, 행복하게, 모든 것을 소중히 여기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생각한다. 행복한 사람을 보면 행복해지는 것처럼, 보는 사람들도 행복하게 봐주시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구망'을 "영원히 못 잊을 작품"이라고 말한 신현승은 다음 작품을 위한 바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