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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딘'-'리니지M'의 매출 1위 경쟁, 그 의미와 관전 포인트는?

남정석 기자

입력 2021-07-11 17:23

수정 2021-07-1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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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딘'-'리니지M'의 매출 1위 경쟁, 그 의미와 관전 포인트는?


'계속 두드리니 결국 열렸다.'



'오딘: 발할라 라이징'과 '리니지M'이 펼치는 국내 모바일게임 최고 매출 1위 경쟁이 점입가경이다.

지난달 말 출시된 '오딘'은 지난 2일 구글플레이 매출 1위에 오른 후 10일까지 일주일 넘게 자리를 지켜내고 있다. 출시 후 4년이 됐지만 철옹성처럼 1위 자리를 지켜왔던 '리니지M'의 입장에선 다소 충격적인 현실이라 할 수 있다. 게다가 7일 대형 업데이트를 단행하며 진검승부에 나섰지만, 이 기세를 뒤집지 못하고 있는 것 역시 업계에서도 다소 의외로 받아들이고 있다. 게임 유저의 입장에서나 산업적인 측면에선 '리니지' IP를 꺾을 새로운 대항마가 나타났다는 의미에서 향후 전개될 이들의 치열한 경쟁을 더욱 흥미롭게 바라보고 있다.

▶리니지 IP를 제쳤다

업계에선 엔씨소프트가 지난 2017년 6월 출시한 '리니지M'의 매출 1위를 일종의 '굳은자'처럼 여겨왔다. 선보인지 4년이 지났음에도 하루 평균 매출이 여전히 20억원대를 찍고 있기 때문이다. '리니지M'은 여러 전략적 이유로 형제 게임인 '리니지2M'에 일정 기간 1위를 내준 것을 제외하곤 다른 게임의 선두 탈환을 용인하지 않았다. 그동안 출시된 숱한 경쟁작들이 반나절 혹은 하루 정도 매출 1위를 찍을 수는 있었지만, 딱 거기까지였다. 따라서 매출 2위 정도만 찍어도 '사실상의 1위'로 여겨지는 것이 업계의 관행이 될 정도였다.

그만큼 '리니지' IP가 20년 넘게 온라인에 이어 모바일에서도 엄청난 팬덤을 유지하고 있다는 뜻이다. 현실을 벗어나 가상 공간에서 구축한 나만의 세계를 좀처럼 벗어나기 힘든 MMORPG의 특성이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는 의미도 된다. 여기에 풍부한 개발력과 많은 인력을 보유한 엔씨소프트가 다른 경쟁사가 따라오기 힘들 정도의 지속적인 콘텐츠 업데이트를 하고, 온라인과는 다른 모바일만의 새로운 세계관과 캐릭터 등을 계속 선보인 덕에 매출은 좀처럼 줄지 않았다. 사행성이 높다는 대내외의 지적에도 불구, 유저들의 지속적인 결제를 유도하는 '확률형 아이템'을 그 누구보다 잘 설계하고 상품화 시킨 것도 매출 1위 유지의 원동력이 됐다.

'오딘'이 이렇게 구축된 '리니지M'의 철옹성을 무너뜨렸기에 분명 의미는 남다를 수 밖에 없다. '리니지M'은 '오딘'을 견제하기 위해 지난 7일 신규 클래스와 새로운 서버, 신규 영지 그리고 유저를 단박에 돌아오게 만드는 TJ쿠폰을 무려 8종이나 나눠주며 반격했지만 '오딘'의 초반 돌풍을 잠재우지 못하고 있다. '오딘'의 캐치 프레이즈가 '신의 영역을 차지하라'인데, 현재로선 이대로 실현되고 있는 셈이다.

▶같은 듯 다르게

'오딘'의 성공 요인은 여러가지라 할 수 있다. '리니지' IP의 수명이 그만큼 오래됐고, '리니지2M'조차 출시된지 1년 7개월이 지나며 그만큼 새로운 MMORPG에 대한 갈망이 컸다.

또 그동안 히트 IP를 활용한 게임들이 다수 등장했지만 익숙함은 있으면서도 참신함은 분명 떨어졌다. '오딘'은 아주 낯선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익숙치도 않은 북유럽 신화를 기반으로 해 새롭게 만들어진 세계관이란 기반에다 언리얼엔진4로 만든 유려한 그래픽, 현재까지 나온 게임 중 PC와 모바일 두 플랫폼에서 가장 완벽하게 구동되는 크로스 플레이 등 기술력도 뒷받침 되고 있다.

'블레이드'와 '삼국블레이드' 등 웰메이드 액션 게임으로 유명한 김재영 라이온하트스튜디오 대표와 동료 개발팀들의 실력도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요소라 할 수 있다. 여기에 '리니지M'이 가진 MMORPG의 핵심 재미 요소를 대부분 벤치마킹한 것도 주효했다. 전문 퍼블리셔인 카카오게임즈가 그동안의 노하우를 대거 접목하고 카카오 계열사의 다양한 채널을 통해 마케팅과 홍보를 집중시킨 효과도 톡톡히 누리고 있다.

▶엇갈린 희비, 향후 과제는

두 게임의 대결은 주가에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자체적인 악재도 있었긴 했지만 업데이트 이후에도 매출 1위 탈환을 못한 지표가 나온 9일, 전날보다 주가가 4.08% 떨어진 80만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1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반면 카카오게임즈는 1위를 처음으로 찍은 지난 2일 무려 24.52%나 주가가 뛴데 이어 9일까지 하루를 제외하고 매일 주가가 상승했다. '오딘' 출시 후 주가 상승률이 무려 47.57%에 이른다. 이 추세는 당분간 매출 순위를 계속 반영할 것으로 보인다.

'오딘'이 상승세를 유지하면서 '리니지' 시리즈와 경쟁을 펼치기 위해선 개발사나 퍼블리셔 모두 여러가지 과제가 있다. 우선 '리니지M' 수준의 지속적인 업데이트와 콘텐츠 보강이 요구된다. 또 초반이라 많은 유저들이 대기열을 감수하고 있지만, 향후 서버 관리와 운영 능력이 롱런의 필수 요소다. '리니지' IP가 이루지 못한 글로벌 성공을 이루기 위해선 국내와는 또 다른 비즈니스 모델 장착과 함께 철저히 현지화된 콘텐츠 개발과 마케팅도 반드시 결합돼야 한다.

업계 관계자들은 "신규 개발사가 새로운 IP로 '리니지' IP의 독주를 막고 흥미로운 매출 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점에서 분명 의미가 크다"면서 "출시 효과가 어느 정도 걷히면 개발사와 퍼블리셔 능력이 진정한 시험대에 오르게 되는데, 이때부터가 진검승부라 할 수 있다. 또 과연 글로벌에서 통할 수 있는 IP로 성장시킬 수 있는지도 관심사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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