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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 "거리두기 4단계 격상"…'블랙위도우'X'랑종' 직격타→개봉 앞둔 '모가디슈' '싱크홀' 난감

조지영 기자

입력 2021-07-09 08:55

수정 2021-07-09 10:12

 "거리두기 4단계 격상"…'블랙위도우'X'랑종' 직격타→개봉 앞둔 '모…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코로나19가 또다시 극장가의 발목을 붙잡게 됐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급격히 확산되고 있는 코로나19로 인해 정부가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4단계로 격상, 빅매치를 펼칠 여름 극장가도 직격타를 받게 됐다.



정부는 코로나19 확진자 증폭으로 12일부터 2주간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4단계로 격상하기로 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는 오후 6시 이후 사적 모임 인원이 2인으로 제안되며 다중이용시설 또한 오후 10시까지 운영으로 제한된다. 사실상 퇴근 후 곧바로 귀가, 외출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다중이용시설로 분류된 극장도 상당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동행자 외 좌석 한 칸 띄우기는 유지하돼 극장 관별로 최대 관객수 50명 이내로 제한이 된다. 여기에 심야 상영을 전면 금지, 10시 이후 상영이 불가능해진다.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격상으로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신작은 마블 스튜디오의 올해 첫 번째 액션 영화 '블랙 위도우'(케이트 쇼트랜드 감독)와 나홍진 감독이 기획, 제작한 태국의 공포 영화 '랑종'(반종 피산다나쿤 감독, 노던크로스·GDH 제작)이다.

지난 7일 오후 5시 전 세계 동시 개봉한 '블랙 위도우'는 첫날 19만명을 동원하며 단번에 흥행 1위, 폭발적인 반응을 입증했다. 이튿날인 8일 역시 18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마블 신드롬을 이어갔다. 이제 막 입소문을 얻고 관객을 동원할 '블랙 위도우'지만 첫 주말이 끝나면 곧바로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격상으로 심야 상영을 전면 금지해야 한다. 저녁부터 심야 상영을 주로 선호하는 2030 세대 관객의 대폭 줄어들 것으로 전망, 탄탄대로 흥행에 찬물을 끼얹게 됐다.

그나마 '블랙 위도우'는 격상되기 전 개봉해 불행 중 다행이다. 가장 큰 타격은 14일 공개되는 '랑종'과 21일 개봉하는 드림웍스 애니메이션 '보스 베이비 2'(톰 맥그라스 감독)다. 특히 여름 공포로 기대치가 높은 '랑종'은 시사회를 통해 호평까지 얻으며 메가 히트를 예고했지만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격상으로 적지 않은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특히 심야 상영 선호도가 높은 공포 장르인 만큼 피해는 더 클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랑종'을 투자·배급한 쇼박스의 고민도 늘어났다. 쇼박스 현재 긴급회의를 열고 '랑종'의 개봉 행방을 다시 논의할 계획이다. 쇼박스 측은 9일 스포츠조선에 "오늘 정부의 갑작스러운 발표로 모두가 혼란에 빠진 상태다. 오전 중 관계자들이 회의를 가져 '랑종'의 개봉을 논의할 예정이다. 다만 '랑종'은 이미 시사회도 끝내고 마케팅도 모두 끝난 상황이라 개봉을 변경하기에 여러모로 난감한 상황이다. 그나마 다행인 건 '랑종'의 경우 총 제작비가 23억원이 투입된 작품으로 손익분기점이 50만이다. 다른 작품에 비해 저예산으로 제작돼 큰 부담은 없는 상황이지만 시국이 시국인 만큼 고민해볼 지점은 있다"고 밝혔다.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2주, 혹은 더 빨리 조정된다면 다행이지만 최악의 경우 연장된다면 줄줄이 이어질 여름 대작들도 막대한 영향을 받게 된다. 올여름 최고 기대 텐트폴 영화로 손꼽히는 액션 영화 '모가디슈'(류승완 감독, 덱스터스튜디오·외유내강 제작)와 현실 재난 영화 '싱크홀'(김지훈 감독, 더타워픽쳐스 제작)도 개봉일 조정이 불가피해지기 때문. 더불어 28일 오후 5시 국내 개봉하는 디즈니의 액션 어드벤처 영화 '정글 크루즈'(자움 콜렛 세라 감독)도 영향을 받게 됐다.

28일 극장 개봉하는 '모가디슈'는 올여름 최고 기대작이다. 류승완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그의 아내인 강혜정 외유내강 대표가 제작한 '모가디슈'는 코로나19 팬데믹 직전 모로코 현지 로케이션을 진행한 작품으로 관심을 받고 있다. 순 제작비만 무려 240억원이 투입된 초호화 블록버스터로 코로나19로 계속되고 있는 극장 기근을 해소할 한국 영화 희망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것. 하지만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이 개봉일까지 지속된다면 '모가디슈' 역시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모가디슈'는 상영관협회가 극장 위기를 극복하고자 총제작비 50% 회수를 보장하는 파격적인 지원책 대상 작품으로 선정돼 더욱 복잡한 상황이 됐다. 상영관협회는 7월, 8월 한 편씩 지원작을 선정했고 7월 지원작으로 '모가디슈'를, 8월 지원작으로 '싱크홀'을 선택했는데, '모가디슈'가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으로 개봉일을 변경한다면 8월에 지원작이 몰리는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 극장 부흥을 위해 파격적인 조건을 내건 상영관협회가 '모가디슈'의 후퇴를 탐탁지 않게 생각해 개봉 연기를 반대할 것이라는 업계의 반응이다. 혹여 '모가디슈'가 8월로 개봉일을 변경한다면 오는 8월 11일 개봉 자리를 잡은 '싱크홀'도 경쟁작의 격돌로 부담감이 커지는 상황이다. 여러모로 진퇴양난에 빠진 여름 극장가다.

'모가디슈'를 투자·배급한 롯데엔터테인먼트 역시 같은 날 "'모가디슈'의 개봉은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끝난 이후라 (개봉일 변경에 대해) 좀 더 상황을 보고 결정해야 할 것 같다. 섣불리 개봉일 변경을 하기엔 리스크가 있다. 오늘부터 내부 회의를 거쳐 코로나19 상황을 예의주시하려고 한다"며 "개봉은 아직 시간이 있어 여유가 있지만 문제는 개봉 전 행사다. 일단 오는 22일 가장 큰 행사인 언론·배급 시사회가 잡혀 있는데 이 부분이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와 맞물려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상영관협회의 지원도 문제다. 7월 지원작으로 선정된 만큼 개봉일 변경이 쉬운 문제가 아니다. 일단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시행된 이후 확산세가 하향세를 보이길 바랄 뿐이다"고 고민을 털어놨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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