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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리뷰] 박세리 "맨발 투혼, 안전한 길보다 도전원해→슬럼프는 휴식으로 극복"('대화의 희열3')

조지영 기자

입력 2021-07-09 08:17

수정 2021-07-09 08:19

 박세리 "맨발 투혼, 안전한 길보다 도전원해→슬럼프는 휴식으로 극복"(…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골프 여제' 박세리가 솔직하고 거침없는 입담으로 지난밤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지난 8일 오후 방송된 KBS2 토크쇼 '대화의 희열3'에서는 박세리가 출연해 처음 골프채를 잡던 순간부터 미국 LPGA 진출, 한국인 최초 명예의 전당 입성, 눈물의 은퇴식까지 자신을 둘러싼 골프 인생을 모두 털어놨다.

박세리는 "딸 부잣집의 둘째로 태어났다. 나만 유독 운동을 좋아했고, 어린시절부터 육상이 너무 하고 싶었다. 실제로 육상으로 중학교 스카우트 제의를 받기도 했다. 그러다 갑자기 골프를 시작하게 됐다. 아버지가 원래 골프를 좋아하셔서 내게 권했는데 승부욕이 발동돼 골프를 시작했다"고 골프 입문기를 밝혔다.

하지만 그 시작은 쉽지 않았다고. 박세리는 "갑자기 아버지의 사업이 힘들어졌고 아는 지인에게 돈을 빌렸는데 이자가 밀리자 그 지인이 부모님께 매몰차게 행동했다. 그 모습을 보고 '내가 꼭 성공해서 배로 갚아줘야지'라고 생각했다. 부모님께도 '돈 방석에 앉아서 쉼 없이 돈 세게 해드리겠다'고 약속했다. 그때가 중학생이었는데 더 열심히 연습하기 시작했다"고 골프에 전념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이후 박세리는 아마추어 시절 총 30번의 우승을 거두고 미국 LPGA로 진출하게 됐다. 미국 진출 또한 쉬운 일은 아니었다. 박세리는 "무작정 혼자 미국으로 향했고, 영어도 전혀 못했다. 그래서 다른 선수들을 피해다녔다. 우승을 하고 나서부터 영어 공부를 시작했다. 처음 미국갈때 스스로 3년 정도를 적응 기간으로 잡고 시작했다"고 밝혔다.

독하게 마음 먹은 박세리는 미국 LPGA 진출 5개월 만에 초고속 우승을 하게됐고 첫 우승 소감을 묻는 인터뷰에서 정작 자신은 그 대회가 메이저 대회였는지도 몰랐을 정도였다며 곱씹었다.

박세리의 인생 최정점, 전설의 US여자오픈 경기 당시 맨발 투혼을 펼쳤던 일화도 공개했다.

박세리는 1998년 US여자오픈에서 맨발 투혼을 펼쳤고 이 장면은 양희은의 '상록수' 배경 음악과 함께 광고에 실려 폭발적인 관심을 받았다. 당시 경기에서 연장전 끝에 대회에서 우승을 한 박세리는 IMF 외환위기로 힘든 사람들에게 희망을 선사하며 '국민 영웅'으로 칭송받았다.

박세리는 양말을 벗고 연못으로 들어갔을 때 "어차피 내가 1점을 잃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공이 물속이 아닌 땅 위에 있는게 보였다. 솔직히 가능하지는 않았지만, 안전한 길 보다는 도전을 경험해 보고 싶었다. 발을 내딛는 순간 실패할 것 같은 느낌이 왔지만 그럼에도 도전했다. 공을 다시 올려놨을때 선수생활 중에서 역대 최고의 샷감을 느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세리는 자신의 주제곡 같은 '상록수'에 대해 "원곡을 잘 몰랐다. 나를 위해 만든 노래인 줄 알았다"고 허당기를 보이기도 했다.

박세리는 선수시절 미국에서만 상금으로만 무려 140억원을 벌었다고도 밝혀 모두를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더불어 미국 진출 7년 만에 'LPGA 명예의 전당'에 오를 자격을 다 갖췄음을 고백했다. 그러나 슬럼프 또한 최고의 전성기 시절 찾아왔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박세리는 "훈련을 게을리하지도, 부상을 당하지도 않았는데 갑자기 찾아온 슬럼프였다. '모든 걸 그만하고 싶다' '그냥 없어져 버릴까?'라는 생각을 할 정도로 힘들었다"고 밝혔다.

이러한 박세리가 슬럼프를 극복할 수 있었던 건 아이러니하게도 손가락 부상 덕분이었다. 박세리는 "스포츠 선수들에게는 부상이 가장 힘든데, 나는 반대였다"며 부상으로 강제 휴식기를 보내야만 했던 그 때 인생 첫 쉬는 시간을 가지며 슬럼프를 극복했다.

더불어 박세리는 은퇴하기 얼마 전 자신에게 햇빛 알레르기, 잔디 알레르기가 있다는 걸 알았다며 "햇빛, 잔디와 늘 함께하는 사람인데 정말 기가 막혔다"고 웃픈 상황을 고백했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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