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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죄→기초생활수급자' 김혜정, 누구보다 속상했던 박은수의 풍파 ('전원일기 2021')[SC리뷰]

이우주 기자

입력 2021-07-03 00:50

수정 2021-07-03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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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죄→기초생활수급자' 김혜정, 누구보다 속상했던 박은수의 풍파 ('전…


[스포츠조선닷컴 이우주 기자] '전원일기' 속 유독 인생에 풍파가 많았던 일용이처럼 박은수의 삶도 굴곡의 연속이었다. 거센 파도를 이겨낸 박은수는 10년 만에 김혜정, 노영숙과 만나 과거를 돌아봤다.



2일 방송된 MBC '다큐플레스-전원일기 2021'에서는 '아픈 손가락' 편으로 꾸며져 일용이네의 만남이 그려졌다.

복길이 엄마 역으로 출연했던 김혜정은 남편 역이었던 박은수 때문에 '전원일기2021' 출연을 가장 많이 고민했다고 밝혔다. 여러 번의 고사 끝에 나왔다는 김혜정은 약 10년 만에 만난 박은수와 어색하게 인사를 나눴다. 김혜정은 박은수의 눈도 제대로 쳐다보지 못하고 밥도 못 먹었다.

그 이유는 박은수의 삶에 있었다. 박은수는 '전원일기' 종영 6년 후 사기죄로 피소 당하며 자숙의 시간을 가졌다. 이후 15년간 TV에서 얼굴을 비추지 못한 박은수는 최근 돼지농장에서 인부로 일하고, 기초생활수급자라는 근황이 밝혀져 충격을 주기도 했다.

박은수는 "기초생활수급자 지원금으로 몇 개월을 살았다. 돈 백만 원 안 되는 거 가지고. 그래도 우리 집사람이 그거 타는 재미로 그 시간만 기다렸다. 그거 갖고 시장 갈 날만 기다렸다. 지금 생각하면 눈물이 날 정도"라고 힘들었던 시기를 떠올렸다.

한 달 정도 돼지 농장에서 일했던 박은수는 높은 노동 강도와 더불어 자신의 근황이 알려지며 농장에 피해가 될까 그만두게 됐다고. 김혜정은 "선배님 만나기 전까지 마음고생을 너무 많이 했다. 마음이 아팠다.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며 "선배님은 좀 나쁘다. 선배님이 뭐 들리는 얘기로 자꾸 (안 좋은 일 생기고) 그러니까 마음이 아프다. 그립기도 했지만 만나고 싶지도 않았다. 화가 나서"라고 속마음을 고백했다.

어린 복길이와 10여년간 연기하며 친딸처럼 돈독해진 두 사람. 두 사람의 대화엔 역시 복길이가 빠지지 않았다. 그때 어린 복길이 노영숙이 두 사람 앞에 나타났다.

어느덧 30대가 된 노영숙은 초등학생 딸을 둔 엄마가 됐다. 멀리서도 노영숙을 한 눈에 알아본 김혜정은 버선발로 마중나가며 노영숙을 반겼다.

노영숙 역시 박은수의 근황을 전해듣고 함께 안타까워했다. 노영숙은 "속상하다는 느낌도 많이 들더라. 11년 동안 같이 부대끼고 가족같이 생활하다 보니까 마음이 아팠다"고 고백했다.

오랜만에 만난 일용이 가족. 노영숙은 "어버이날을 챙긴 적이 없었는데 지났지만 챙겨 드리고 싶었다"며 두 사람을 위해 직접 편지와 선물까지 준비했다.

20대에 '일용엄니' 역으로 활약하며 조연 최초 연기대상까지 거머쥔 김수미. 김수미에게 '전원일기'와 일용엄니는 자신의 인생을 바꾼 소중한 배역이지만 출연 당시엔 기뻐할 수가 없었다. 김수미는 "이연헌PD님이 그때는 밑도 끝도 없이 연습하러 오라 했다. 배역도 몰랐다. 갔는데 연습실에 아무도 안 오고 박은수 선배만 와있다. 부부인 줄 알았는데 내가 엄마였다"고 떠올렸다.

"이렇게 서구적으로 예쁜데 어떻게 시골 할머니를 하냐 싶었다"지만 김수미는 마음을 다잡고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기로 결심했다고. 김수미는 "그때 일이 고팠다"며 "한 번 정말 깜짝 놀라게 해보자는 오기가 생기더라"라고 할머니 역을 소화하기 위해 직접 시장으로 가 할머니들을 관찰했다고 밝혔다.

20대가 할머니 역을 소화하는데는 여러 고충이 따랐다. 김수미는 "분장하는데 한 시간 넘게 걸렸다. 풋풋한 얼굴에 주름을 그리고 가발을 붙였다. 그때는 열악해서 나중에 뗄 때도 석유로 지웠다"고 회상했다.

김수미는 최근까지 드라마, 예능 등으로 쉬지 않고 활발하게 일을 하고 있다. 그 이유에 대해 김수미는 "일단 터에 나가면 긴장하지 않냐. 그리고 내가 좋아한다. 어떻게 보면 내 마지막 삶의 끈이다. 이걸 놔버리는 순간 나도 휙 갈 것 같다"고 밝혔다.

wjle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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