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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카덴차? 루바토?…관심집중 '마인' 효원가 대저택 '이렇게 만들어졌다'

고재완 기자

입력 2021-05-26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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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덴차? 루바토?…관심집중 '마인' 효원가 대저택 '이렇게 만들어졌다'
사진=tvN 캡처

[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tvN 토일드라마 '마인'은 8일 첫 회 평균시청률 6.6%(이하 닐슨코리아 집계·전국 기준)로 시작해 6회 만에 8.2%까지 오르며 10%대를 향해 쾌속 순항중이다. 특히 일반인에게는 거의 알려지지 않는 재벌가의 속이야기를 다룬다는 점에서 시청자들의 관심이 높다.



'마인' 속 효원가는 호텔부터 베이커리 사업까지 문어발식 사업을 하는 재벌가다. 때문에 이들이 사는 대저택도 눈길을 끌고 있다. 한 회장(정동환)과 양순혜(박원숙) 부부, 큰 아들 한진호(박혁권) 정서현(김서형) 부부 그리고 아들 한수혁(차학연)이 함께 살고 있는 큰 집은 '카덴차'라고 불리고, 한지용(이현욱) 서희수(이보영) 부부가 살고 있는 작은 집은 '루바토'라고 이름 붙여졌다.

모두 음악용어로 '카덴차'는 끝나기 직전 독주자나 독창자가 연주하는 기교적이고 화려한 부분을 의미하고, '루바토'는 독주자나 지휘자의 재량에 따라서, 의도적으로 템포를 조금 빠르게 혹은 느리게 연주하는 것을 뜻한다. 마치 정서현과 서희수의 캐릭터를 설명해주는 듯하다.

이 두 집은 엄연히 같은 테두리 안에 있지만 그 사이를 오가기 위해서는 자동차를 이용해야할 만큼 거리가 멀다.

'마인'의 김소연 미술 감독은 이에 대해 "처음 전체적인 콘셉트를 잡을 때 바둑판을 떠올렸다. 바둑판의 칸들이 각 인물의 공간이라고 생각하면 칸들이 모였을 때 하나의 그림을 이룬다. 이것처럼 '마인'도 인물의 느낌에 집중해 각각의 공간을 디자인했다"고 설명했다.

'카덴차'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공간은 '계단실'이다. 효원가에 시끄러운 사건이 벌어질 때면 어김없이 식구들이 이 공간에 모인다. 양순혜가 공작새 노덕이를 찾으라고 메이드들을 보챌 때도, 한진호가 술에 취해 물건들을 부수고 쓰러져 잠이 든 공간도 계단실이다. 반면 정서현이 고민에 휩싸이거나 생각을 결정할 때도 이 공간인 경우가 많다. 정서현의 동성연인 최수지(김정화)의 그림이 걸려있어 그를 떠올리게 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김 감독은 "전체를 브릿지 공간처럼 연결해 보여주는 곳이 '계단실'이다. 특별함을 표현하는 여러 가지 방법 중 확대가 있는데, '계단실'이 확대 요소를 적용한 특별한 공간이다. 공간을 표현할 때 일반적으로는 생략되거나 혹은 어떤 공간의 일부분으로만 보여주는데, 공간과 공간을 연결해주는 이곳 '계단실'은 그런 일부를 확대해 보여줌으로 나머지 부분을 보는 사람에 따라 달라지도록 상상할 수 있게 한 것"이라며 "이 '계단실'은 층과 층이 한꺼번에 보이는 구조다. 그 안에서 다른 사람의 위에 선 누군가가 또 다른 사람에게는 아래에 있다거나, 한 사람은 내려오고 한 사람은 올라가면서 결국 같은 높이에서 만난다거나 등 인물들의 우위 관계를 공간적으로 표현했다. 먹이사슬처럼 얽히고설킨 효원가 내부를 시각적으로도 다가오게 한다"고 설명했다.

다른 공간들도 자세히 보면 세심하게 신경쓴 부분이 보인다. 한수혁과 위험한 관계에 빠지는 메이드 김유연(정이서)의 방은 화장실에서 쓰이는 마감재들로 이뤄졌다. 럭셔리해 보이는 자신의 방을 놔두고 한수혁은 화장실 마감재로 둘러싸인 김유연의 방에서만 잠이온다는 설정이 꽤 아이러니하다.

김 감독은 "각 공간들이 스스로가 보여주고 싶은 하나의 이미지를 정확히 보여주는 디자인들이다. 복도 한 가운데에 침대가 있는 한수혁의 방이나 화장실에 쓰이는 마감재들이 보이는 김유연의 방, 냉장고나 싱크가 확장된 메이드 룸 등 강하게 기억되는 특정 포인트가 있다. 그 외의 나머지 부분들은 유추할 수 있게 해 규모가 더 있어 보이고, 그래서 실제와 세트의 구분이 흐려지는 것 같기도 하다"고 답했다.

'마인'속 대저택은 각 인물들의 성격과 분위기, 드라마가 말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바탕으로 더욱 치밀하고 상징적이게 설계됐다. 서희수 부부의 방은 럭셔리하면서도 더할 수 없이 따뜻한 분위기이지만 강자경(옥자연)의 방은 무채색에 덩그러니 침대가 놓여있어 공허해보인다. 양순혜의 방은 재벌가의 큰 어른답게 고급스럽지만 어두운 조명에 그로테스크한 분위기까지 느껴지게 하는 것이 독특하다. 정서현의 방은 정갈하고 질서있게 꾸며졌지만 마치 영화 '닥터스트레인지'속 생텀 내부를 보듯 불투명한 대형 유리창이 있어 마치 정서현의 마음을 대변하는 것 같다.

이는 카메라의 초점이 배경을 향하지 않을 때도 전체의 분위기를 결정짓고 때로는 공간이 주는 느낌만으로도 공기를 바꾸며 시청자들을 더욱 몰입케 한다.

김 감독은 그동안 드라마 '도깨비', '미스터 션샤인', '사랑의 불시착' 등의 미술을 맡아 실력을 인정받았다. '마인' 속 '루바토'와 '카덴차'로 나뉜 웅장한 저택과 각 인물들의 성향에 따른 공간들은 어디에서도 볼 수 없던 리얼한 상류층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몰입도를 높이고 있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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