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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미, 첫♥ 추억에 눈물 "서울대 수석 입학→꼴등해 강제 유학..이별 통보에 충격" ('유퀴즈')[종합]

조윤선 기자

입력 2021-05-26 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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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미, 첫♥ 추억에 눈물 "서울대 수석 입학→꼴등해 강제 유학..이별 …


[스포츠조선 조윤선 기자] 세계 최정상 소프라노 조수미가 애틋한 첫사랑 이야기부터 부모님을 향한 효심까지 인간적인 매력을 드러냈다.



26일 방송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은 높은 곳에서 꿈꾸는 자기님들의 이야기 '드림하이' 특집으로 꾸며졌다.

이날 조수미가 등장하기 전 조세호는 "조심스럽게 말씀드리면 일가 친척뻘 되는 분이다. 같은 조 씨로 알고 있다. 예전부터 아버지께서도 그렇고 우리 집안에 이런 분이 계신다고 했다. 영광이다"라며 설렘을 감추지 못했다.

이어 조수미가 공연의 한 장면처럼 존재감을 뽐내며 등장했다. 소리를 체크하며 들어오던 조수미는 "나는 어디나 들어올 때 소리가 잘 나는지 그거부터 체크한다"며 "디스 이즈 굿"이라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조세호는 조수미에게 "나오신다고 해서 굉장히 설???며 같은 조 씨임을 어필했다. 그러자 조수미는 "그 말 나올 줄 알았다"면서 조세호와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이에 조세호는 "집안의 자랑 아니겠냐"며 거듭 조수미가 '집안 누나'임을 강조해 폭소케 했다.

이날 조수미는 최근 화제가 된 2G 휴대폰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앞서 조수미는 "코로나 음성 결과를 받았다"며 문자 메시지를 공개했는데, 사용하는 휴대폰이 2G라는 사실이 드러나 화제가 된 바 있다. 조수미는 "해외에서는 물론 내가 쓰는 휴대폰이 있지만, 국내에 들어오면 애지중지하는 이 휴대폰을 버릴 수 없다. 지금도 잘 된다. 그리고 온갖 게 다 들어있다. 너무 사랑스럽지 않냐. 끝까지 갈 거다"라며 휴대폰에 입을 맞췄다.

또한 2만 2천 원 짜리 선글라스를 15년 넘게 쓰고 있다는 조수미는 "좋은 것도 있고 선물도 많이 받지만 여유가 없었던 유학 생활 당시 3년간 절약하고 지내다 보니까 습관이 몸에 뱄다. 자연스럽게 함부로 뭘 사거나 버리는 게 안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유재석은 "80년대면 해외여행 자유화 이전인데 그때 유학을 간 건 집안에 여유가 있었던 게 아니냐"고 질문했다. 그러자 조수미는 "내가 서울대 성악과를 수석 입학 했는데 들어가자마자 연애를 너무 진하게 해서 공부를 안 했다"고 솔직하게 밝혔다. 이어 "당시 졸업 정원제라는 제도가 있어서 성적이 좋지 않으면 제적되는데 내가 수업에 안 들어가면서 수석 입학에서 꼴등이 됐다. 그래서 학교에서 쫓겨났다"며 "교수님과 부모님은 재능있는 소프라노가 아쉬웠던 거다. 그래서 남자친구와 강제로 헤어지고 등 떠밀리듯 눈물 머금고 유학을 가게 됐다"고 털어놨다.

조수미는 "그때 아버지가 내게 준 돈이 딱 300불이었다.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집안이 아니었기 때문에 짧게 공부하고 빨리 오려고 했다. 남자친구도 기다리고 있고, '노래해서 뭐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3개월 후 남자친구한테 헤어지자는 편지를 받았다. 그래서 그때 눈물을 머금고 '성공해서 돌아가겠다'는 결심을 했다. 그렇게 온갖 고생 해서 열심히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조수미는 전 남자친구가 자신과 같은 과 친구와 사귄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3일 동안 정신을 못 차리기도 했다고 고백했다. 그는 "근데 다르게 생각해 보면 내가 그 사람한테 느꼈던 사랑, 미움 등의 감정을 이젠 노래에 담아 부를 수 있게 됐으니까 이제는 고맙다"고 말했다.

88년 올림픽 당시 초대를 받아 5년 만에 한국에 돌아왔다는 조수미는 금의환향한 기쁨도 잠시, 공중전화를 보자마자 전 남자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다고. 그러나 목소리를 듣자마자 아무 말도 못 한 채 끊을 수밖에 없었다는 그는 "심장이 멎으면서 '내가 아직도 그를 사랑하고 있구나'라는 느낌이 들었다. 한국에서 바쁜 시간 보내면서도 전화만 보면 목소리 듣고 싶고, 어떻게 지내는지 만나고 싶었다. 이탈리아로 다시 돌아가는데 발길이 안 떨어졌다"며 애틋함을 드러냈다.

조수미는 "그분이 내가 한국에서 독창회 했을 때 멀리서 내 노래를 듣다가 간 것까지도 안다"며 "20대의 사랑이다. 그렇지만 너무 순수했다. 사랑의 힘이라는 건 시간이 흘러도 추억이 영원히 남는 거 같다. 애틋한 사랑이 있었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나의 음악이 성숙해질 수 있었고, 계속 성공하기 위해 노력했던 거 같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이탈리아에서 가장 유명한 산타 체칠리아 음악원 5년제 과정을 2년 만에 졸업할 수 있었던 이유도 당시 남자친구 덕분이라는 조수미. 그는 "이탈리아어로 음악사부터 무대학까지 공부했다. 빨리 서울에 가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었다"며 "정말 열심히 했다. 어떤 날은 너무 책을 봐서 눈도 잘 안 보였다. 정말 힘든 인생 공부를 한 거다"라고 털어놨다.

그런 조수미에게도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이 많았었다고. 그는 "처음 갔을 때 오페라의 나라인 이탈리아에서 내가 얼마나 성공할 수 있을까 궁금했다. 오페라는 무대에서 본인이 악기가 되어야 하는데 몇 세기를 서양인이 장악해 온 무대에서 과연 동양인 프리마돈나로 설 수 있을까 싶었다. 근데 감사하게도 그 일이 내게 벌어졌다. 어떻게 보면 내게 참 축복"이라며 "'얼마나 잘하나 보자'라는 시선이 처음에는 항상 있었다. 하루에도 100번씩 집에 돌아가고 싶었지만 자존심이 있어서 뭔가 보여주겠다고 열심히 했다. 나 자신이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테스트를 해본 거다. 왜 이런 시간을 보내는지에 대한 대답을 매일 악으로 찾아갔다"고 말했다.

이날 조수미는 알츠하이머에 걸린 어머니에 대한 애틋함을 고백했다. 원래 꿈은 동물, 어린이와 함께하는 직업을 갖는 거였다는 그는 "성악가가 꿈이었던 어머니가 워낙 마리아 칼라스라는 소프라노의 추종자였고, 날 임신했을 때 24시간 동안 마리아 칼라스 음악으로 태교했다"며 "어머니가 여든이 넘으셨는데 나는 어머니에 대한 특별한 사랑과 미움이 있다"고 털어놨다.

어린 시절부터 피아노, 발레 등 모든 걸 배웠고, 항상 1등을 해야만 하는 바쁜 어린이였다는 조수미. 그런 삶이 행복하지 않았다는 그는 유학을 위해 떠난 이탈리아에서 태어나서 처음으로 해방감과 자유를 느꼈다고. 조수미는 "내 삶은 내가 원하는 대로 살겠다는 독립심이 생겼는데 얼마 후 사람들이 '한국에서 공부한 노래 실력이야?'라며 놀라더라. 어머니가 믿어줬던 것들이 결과로서 나타나기 시작하니까 감사하게 됐고, 너무 그립고 죄송했다"고 말했다.

몇 년 전에 어머니가 알츠하이머에 걸렸다는 말을 듣고 어머니를 위한 앨범을 내자고 결심했다는 조수미. 그는 알츠하이머로 힘든 시간을 보내는 어머니가 딸을 세계적인 성악가가 아닌 그냥 엄마의 딸로 기억해주길 바란다고 말해 뭉클함을 안겼다.

또한 조수미는 2006년 파리에서 열린 데뷔 20주년 독창회를 앞두고 아버지의 부고를 들었던 일도 회상했다. 조수미는 "아버지가 갑자기 돌아가셨다. 날 굉장히 예뻐하셨다. 공연 직전 어머니가 전화로 알려주셔서 당장 한국 들어가겠다고 했지만, 어머니가 '그 공연을 아버지를 위해 바쳐라'라고 하셨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그러면서 "성악가라는 직업이 그렇게 잔인한 줄 몰랐다. 아버지 부고 듣다가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무대 가서 웃고 프리마돈나로서 노래해야 했다"며 "마지막 앙코르 부분에 가서 갑자기 '아베마리아'를 불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마지막으로 아버지를 위해 슈베르트의 '아베마리아'를 바쳤다고 전했다.

한편 조수미는 최근 가장 관심을 갖고 있는 것에 묻자 "나는 음악을 하는 사람이지만 기교나 음악성을 표현하는 데만 쓰는 건 아깝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사회적으로 어떤 도움이 될 수 있을까 해서 2014년부터 몸이 불편한 아이들일 탈 수 있는 휠체어 그네를 기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웃는 아이들의 모습을 봤을 때 내 눈이 선해지면서 다른 세상이 보이는데 '이거구나' 싶었다"며 "지금까지 여섯 군데에 휠체어 그네를 설치했는데 약간 어려움이 생겼다.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몸이 불편한 아이들이 놀만 한 여건도 되지 않고, 안전에 대한 규칙이 없어서 내가 기부했던 휠체어 그네들을 철수해야만 했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supremez@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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