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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현장] "부끄럽고 비극적인 일"…'건강 회복' 안성기, '국민 배우' 품격 담은 '아들의 이름으로'(종합)

조지영 기자

입력 2021-04-28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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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끄럽고 비극적인 일"…'건강 회복' 안성기, '국민 배우' 품격 담…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국민 배우' 안성기가 돌아왔다. 더욱 건강해진 그는 깊어진 연기력으로 5월 극장가를 뜨겁게 달굴 준비를 마쳤다.



1980년 5월 광주에 있었던 남자가 아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반성 없는 자들에게 복수하는 이야기를 그린 휴먼 영화 '아들의 이름으로'(이정국 감독, 영화사 혼 제작). 28일 오후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린 '아들의 이름으로' 언론·배급 시사회를 통해 첫 공개 됐다. 이날 시사회에는 반성 없이 살아가는 자들에게 복수를 결심한 아버지 오채근 역의 안성기, 광주의 아픔을 다시금 일깨우는 진희 역의 윤유선, 채근이 복수를 결심하게 하는 아들과의 비밀을 알고 있는 유일한 인물 세미 역의 이세은, 그리고 이정국 감독이 참석했다.

지난 2020년 5·18 민주화운동 40주년 기념 영화제 '씨네광주 1980'에서 최초로 상영된 이후 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 공식 초청돼 많은 화제를 모은 '아들의 이름으로'. 5·18 민주화운동을 소재로 한 '아들의 이름으로'는 시카고인디영화상 남우주연상(안성기), 최우수 프로듀서상 수상을 시작으로 뉴욕국제영화상, 타고르국제영화제, 런던국제영화제 공식 선정, 칸월드영화제 최우수 장편영화상 등을 수상하며 전 세계의 극찬을 받았고 오는 5월 국내 관객에게 선보이게 됐다.

각본과 연출을 맡은 이정국 감독은 5·18 민주화운동을 그린 최초의 장편 극영화인 '부활의 노래'(90)로 데뷔한 이래 꾸준히 사회에 대한 의식 있는 작품을 만들어 왔는데 이번 '아들의 이름으로' 역시 5·18 민주화운동의 아픔을 담은 각본과 연출로 의미를 더했다.

무엇보다 '아들의 이름으로'는 지난해 10월 개봉한 '종이꽃'(고훈 감독) 이후 안성기의 컴백작으로 많은 관심을 받았다. 안성기는 '종이꽃' 개봉 당시 컨디션 난조와 과로로 쓰러져 병원에 입원, 모든 활동을 중단하고 열흘간 치료를 받은 소식이 전해져 대중의 걱정을 샀다. '건강 이상설'이 불거질 만큼 많은 걱정을 안긴 안성기는 조금씩 컨디션을 회복, '아들의 이름으로'로 완벽히 복귀해 대중을 안도하게 만들었다.

안성기는 이번 '아들의 이름으로'에서 평범한 대리기사처럼 보이지만 사실 1980년 5월 광주를 잊지 못해 괴로움 속에 살아가고 있는 주인공 채근을 연기했다. 그날 광주의 책임자 중 한 사람인 박기준(박근형)이 호의호식하며 어떠한 반성도 없음을 알게 되고 그에게 복수하기로 마음먹는 복잡한 인물의 내면과 심리를 섬세하게 표현해 '국민 배우'의 품격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이날 안성기는 "'아들의 이름으로'를 촬영한지 2년이 지났다. 지난해 개봉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사태로 개봉이 연기됐는데 지금이라도 개봉할 수 있게 돼 다행이다"며 "비단 5·18 민주화운동이 아닌 어떤 주제라도 나는 작품이 가지는 고유의 진정성과 완성도가 있다면 작품을 선택한다. '아들의 이름으로' 역시 그러한 진정성이 느껴져 작품을 선택하게 됐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이 작품은 정말 많은 광주 시민들의 참여로 만든 작품이다. 실제 광주 시민들의 출연이 많았다. 아마 촬영분 중 80%를 광주에서 찍은 것 같다. 지금까지 작품을 하면서 배우가 아닌 일반인과 촬영한 경험이 처음이었다. 병원, 식당 등 촬영 장소를 제공해주는 것은 물론 촬영을 하면서 많은 도움을 주셨다"고 감사의 인사를 건넸다.

또한 액션 신을 소화한 것에 "사실 액션 장면이 힘든 건 없었다. 그동안 체력 관리를 잘했다. 액션 신이 짧지만 이 영화에서 상당히 중요한 신이었다. 임팩트가 있어야 된다고 생각해서 나름 열심히 노력했다. 관객이 괜찮게 봐주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너스레를 떨어 장내를 웃음 짓게 만들었다.

특히 안성기는 2030 세대가 '아들의 이름으로'를 관람해주길 바라는 마음을 전하며 "40년 전 부끄럽고 비극적인 일이었다. 그저 하나의 역사적인 사건으로만 알고 지내는 사람들이 많다. 지금까지도 아픔과 고통은 이어져오고 있고 해결해 나가야 할 일이 많다. 바로 젊은 세대가 그 몫을 해줘야 할 것 같다. 비단 기성세대만의 몫은 아닌 것 같다. '아들의 이름으로'를 통해 다시 5·18 민주화운동에 관심이 쏠리고 그 아픔과 고통을 함께 이겨내고 싶다"고 당부했다.

윤유선은 "사실 작품을 촬영하기 전 5·18 민주화운동에 대해 많이 몰랐다. 내가 너무 어렸을 때 일이기도 하고 자라면서도 사건에 대해 오해를 가지고 있었다. 지금 미얀마 사태를 보면서 우리도 과거 저런 상황이었는데 몰랐다는 점에 마음이 아프고 미안했다. '아들의 이름으로'는 따뜻한 드라마가 있었고 연기자로서 이런 미안한 마음을 작품에 표현할 수 있어 주저 없이 선택하게 됐다. 감사하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해 여름'(06, 조근식 감독) 이후 15년 만에 영화로 복귀한 이세은은 "오랜만에 영화로 복귀하게 됐다. 말로 설명이 필요 없는 존경하는 선배들과 촬영하게 돼 영광이었다. 이 작품은 내가 선택했다기 보다 선택된 것 같다. 주제가 다소 무겁지만 한 편의 소설처럼 스토리에 힘이 있다. 여기에 세세한 일상을 보여주면서 인물들의 감정을 섬세하게 터치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런 지점이 매력적인 작품이다"고 애정을 전했다.

이정국 감독은 5·18 민주화운동을 그린 최초의 장편 극영화인 '부활의 노래'(90)에 이어 다시금 같은 소재를 다룬 '아들의 이름으로'를 연출한 이유로 "데뷔작 당시에는 영화를 시작했던 때라 영화를 만들고 나서도 오랫동안 부끄러웠다. 그러던 차에 다시 10년 전부터 광주에 관심을 갖고 있었고 수많은 사람의 증언을 비롯해 많은 자료를 모으며 영화를 준비했다"고 연출 계기를 설명했다.

이어 "광주 사람들의 분노는 그 책임자들이 반성하지 않고 또 사과하지 않는 다는 것이다. 과거 다큐멘터리를 만들었고 그걸 토대로 '아들의 이름으로'를 연출하게 됐다. '반성하지 않는 사람은 살 가치가 없다'라는 소크라테스의 명언을 새겼다"고 덧붙였다.

'아들의 이름으로'는 안성기, 윤유선, 박근형, 김희찬, 이세은, 이승호 등이 출연했고 '사랑은 쉬지 않는다' '그림자' '블루' '편지'의 이정국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5월 13일 개봉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엣나인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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