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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우, "유연지-공효진, 두 언니 덕분에"

2009-10-29 07:44

 영화 '파주'(박찬옥 감독, 28일 개봉)의 주인공 서우는 스크린 속에서 비밀스럽고도 아름다운 여성으로 훌쩍 성숙했지만 실제로는 아직도 10대 소녀 같은 발랄함이 인상적인 에너지 넘치는 소녀다.

 데뷔 2년만에 '연기파 신예'란 영광스런 꼬리표를 얻은 서우에게 '어떻게 연기를 잘 하냐'고 말하자 "무슨 말씀이냐, 너무 부족하다"며 손사래친다. "스크린 속 서우는 어떨지 모르지만 현장에서의 서우는 많이 혼나기도 하고 울기도 하고 그렇습니다"라고 덧붙였다.

 지난 2007년 시트콤 '김치 치즈 스마일' 할 때만 해도 일명 '옥메와까 CF' 이미지로 대표되는, 그저 귀엽고 엉뚱한 철부지 소녀 같았던 그녀가 이제는 '팔색조 배우'로 거듭나고 있다. 시트콤 이야기가 나오자 당시를 한없이 부족하고 개념이 없었던 시절로 회상한다.

 "시트콤 할 때는 그저 촬영장에 놀라간다고 생각 했었어요. 연기를 너무 못했죠. 그 때 한 스태프가 '너 유학 가겠다'는 말을 할 정도였어요. 연기를 못해서 극에서 하차하겠다는 소리였는데 그 말이 무슨 말인지도 모르고 유학간다고 그저 좋아라했죠. 나중에 그 말의 속 뜻을 알고 펑펑 울었어요."

 당시 그녀를 도와준 것은 함께 출연한 선배 연기자 유연지였다. 당시 서우의 친구로 주인공이었던 유연지에게 너무나 많은 도움을 받았다며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연지 언니를 못 만났으면 연기를 포기하고 말았을 지도 몰라요. 사실 남자 연기자는 친해도 약간의 거리감이 생기기 마련이잖아요. 그런 면에서는 여자들이랑 더 친한데 연지 언니는 제가 계속 실수해도 '한 번만 더 해봐'라면서 다독여 줬고, 인간적으로도 너무 많이 챙겨줬어요. 요즘은 자주 보지는 못해도 제가 힘든 일이 있으면 전화해서 언니에게 술도 사달라고 하죠. 연지 언니는 언제나 상냥히 상담해주고 뒤에서 내 편이 되 주는 사람이에요. 연기할 때 나처럼 실수를 많이 하고 잘 못하는 사람을 보면 연지 언니가 생각나서 잘 해주려고 노력해요."

 시트콤으로 얼굴을 알린 서우가 본격적으로 연기 행보에 날개를 단 것은 지난 해 개봉한 영화 '미쓰 홍당무' 때 부터다. 극중 서우는 왕따 선생 미숙(공효진)의 찰떡 궁합인 왕따 학생 종희 역으로 출연, 제 옷을 입은 듯 자연스럽고도 개성있는 연기를 보여줘 평단과 관객들의 호평을 받았다.

 함께 출연한 공효진은 그녀에게 선망의 대상이었다. "연지 언니가 저를 편안하게 예뻐해주는 언니였다면 효진 언니는 제가 중고등학교 시절부터 너무 좋아한 팬이었죠. 같이 연기하면서도 '와 공효진이다'라면서 힐끔힐끔 훔쳐봤더니 언니가 그만하라고 한 적도 있어요."

 당시 서우는 연출을 맡은 이경미 감독에게 "서종희는 양미숙를 빛나게 하는 존재"라는 캐릭터 설명을 듣고 일종의 사명감(?)을 갖고 연기에 임했다고. "서종희가 큰 역할인지도 몰랐는데 양미숙은 서종희가 옆에 있어야 빛난다는 말을 듣고 양미숙을 챙겨주는 것이 제 일이 됐엇죠.. 정말 서포트를 잘하고 싶었어요. 그러다보니 저도 서종희처럼 진짜 효진 언니를 좋아했어요. 효진 언니는 방패 같은 느낌이 드는 사람이에요. 연기에 대한 진지한 조언과 충고를 해 주는 나의 소중한 지지자에요."

 서우는 스스로 '인복'으로 지금까지 버텨왔다고 말했다. "우연인지 행운인지 몰라도 항상 현장에서 막내 특권을 받는 것 같아요. 제가 워낙 애교도 투정도 잘 부리고요"라고 말하며 귀엽게 웃어보였다.

 이제 서우는 '파주'를 통해 한 단계 더 비상하고자 한다. 형부와 처제의 사랑을 사회적 메시지와 더불어 박찬옥 감독 특유의 감성으로 심도 있게 그려낸 이 영화는 서우에게 또 다른 터닝포인트가 될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이 영화의 관전 포인트를 묻는 질문에 그녀는 "몇 번을 봐야 영화의 참 맛이 느껴지고 보면 볼수록 안 보였던 부분이 발견돼 공감을 주는 영화"라며 "다이어리에 자신의 얘기를 쓰듯, 개인마다 각자 다른 해석을 할 수 있어 봐도봐도 질리지 않을 것 같은 작품이에요. 접하는 발걸음은 힘들 수는 있지만 보면 볼수록 내 영화가 되는 영화라고나 할까요"라고 진지하게 답했다.

 "시나리오가 너무 어려워서 리딩할 때 겁을 먹었는데 다행히 주변에서 용기를 많이 주셨어요. 제 연륜이나 역량이 부족한 것은 알았지만 이 혁명적인 영화를 안 사랑할 수 없었어요. 하하하."

 서우는 자신이 분한 최은모에 대해 "참 모질게 사는 여자. 너무 아픈 인물이자 미성숙한 인간. 하지만 정말 놓치고 싶지 않았던 캐릭터"라고 설명했다. 중 3부터 23세의 나이까지의 최은모 연기를 무리 없이 소화해 낸 것에 대해서는 "높이 평가해 주시는 부분들이 대해 사실 민망하다"며 "연출자가 끌어주고 만들어주고 포장해서 영화 안에 담아주는 부분이 크기 때문에 제가 한 건 사실 없다"고 겸손함을 보였다.

 이 영화를 통해 가슴에 누군가를 깊이 묻을 수 있는, 미처 알지 못했던 사랑의 방식에 대해 새롭게 배웠다는 서우는 "어지간히 배웠으니 이제는 좀 풀어나가야겠죠?"라고 말하며 다시한 번 '키득키득' 귀여운 웃음을 지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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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 김영민 기자ajyou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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