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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국제영화제로 간 '레드카펫 드레스' 비하인드 스토리

2009-10-14 15:55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때 전도연은 페라가모의 고혹적인 검은 드레스를 입었다. APAN스타로드 행사와 문화훈장 시상식때는 루이비통을 골랐다. 그리고 카메론 디아즈, 브래드 피트, 케이트 모스 등 할리우드 스타들 즐겨 찾는 데이비드 여먼의 주얼리를 착용했다. 말 그대로 명품의 향연이다.

베스트드레서 김하늘 '초치기 공수작전'덕 ?
개막전날 갑자기 부산행…뒤늦게 한국 건너온 협찬 낚아채 '대박'
 
◇장서희: 꽃잎 다자인 위해 6개월간 수작업 ◇임수정: 옷 한벌에 피팅 3번'신중 또 신중'
◇강예원: 어깨끈 꿰느라 공항에서도 바느질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 하루 전날 부산행이 결정된 김하늘. 초치기 드레스 공수작전이 성공, 베스트 드레서로 스포트라이트틀 받았다. 또 다른 행사에선 닐바렛의 명품 재킷으로 감각을 발휘했다.
 ▶한 땀 한 땀, 구슬땀과 진땀

 전도연의 스타일리스트 강이슬씨는 "사전에 배우와 관계자들이 수차례 회의를 한다. 먼저 컨셉트를 잡고, 그에 맞춰 수십개의 브랜드들과 접촉을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하나의 드레스가 레드카펫에 등장하기 전까지 수많은 단계를 거쳐야 한다. 베스트 드레서로 거론된 임수정도 마찬가지. 임수정 같은 톱스타에겐 대부분 우선 선택권이 주어진다. 다섯벌 중 맥앤로건의 카라꽃 모양 드레스를 고른 임수정은 피팅만 세번 했다. 그 사이에 메이크업 아티스트, 헤어디자이너들과 연이어 만남을 가지며 완벽 자태를 완성했다.

 사전 행사 진행을 맡은 장서희는 특별 제작한,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드레스를 입었다. 연분홍 꽃잎이 나풀거리는 디자인으로 호평받았는데, 이를 위해 디자이너들은 약 6개월간 고생을 했다. 지난 4월부터 꽃잎 하나하나를 손바느질로 일일이 만들었다. 원단 역시 특별했다. 손으로 짠 명주를 사용해, 바람을 타면 주름이 펴지면서 나풀거리도록 한 것.

 임수정과 장서희의 드레스는 모두 3000만원 대의 초고가. 그러나 맥앤로건의 오효정 피알매니저는 "스타들이 레드카펫때 입은 브랜드에 대한 팬들의 관심은 상상을 초월한다"며 홍보 효과에 크게 만족했다.

 ▶공항에서도 바느질을?

 김하늘의 이번 시상식 참여 스토리는 긴박감이 넘친다. 촬영 스케줄 때문에 시상식 참여가 불투명했던 김하늘은 개막식 하루 전날 부산행을 결정했다. 이미 내로라하는 브랜드들의 대표 상품은 다른 여배우들에게 넘어간 상태. 고병기 스타일리스트는 "김하늘씨는 스타일이 워낙 좋고, 특별히 수선을 하지 않아도 44사이즈가 잘 맞는다"며 "그러나 현실적으로 협찬이 성사되기까지 필요한 시간이 턱도 없이 부족했다"고 난감했던 당시 상황을 들려줬다.

 바로 이때 소니아 리키엘의 2009 FW 드레스가 혜성과 같이 등장했다. 다른 제품에 비해 늦게 한국에 들어온 덕에, 다른 스타일리스트들의 '사냥'에서 제외됐던 것. 바로 이 드레스를 확보한 고 스타일리스트는 간단한 피팅 후 신속하게 처리를 했다. 24시간도 안되는 시간에 이 연하늘 드레스는 서울 찍고 바로 부산행 비행기를 탔으며, 스와로브스키의 클러치와 어우러져 김하늘을 베스트 드레서로 만들었다.

 이외에도 응급조치가 이어졌는데, 굿다운로더 행사때 입은 바지는 고 스타일리스트 사무일에 있던 샘플. 300여 만원의 닐바렛 재킷과 어우러져 이 또한 대박 효과를 냈다.

 한편 강예원이 선보인 독특한 드레스 또한 막판까지 관계자들 애를 태웠다. 끈을 일일이 손으로 꿰느라 디자이너들이 개막식 당일 김포 공항까지 가서 바느질을 했다. 비행기 뜨기 직전에 완성된, 한마디로 스릴넘치는 드레스였다는 후문이다.

 ▶며느리도 모르는 드레스 간택 작전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를 앞두고 대부분의 스타일리스트들은 그 어느 때보다 진땀을 흘려야했다. 명품 브랜드 업체들이 영화제를 앞두고 확보한 드레스 수가 턱도 없이 부족했던 것. 전체적인 경기 침체때문이라는 분석도 있고, 시즌 특성상 물량이 달릴 수 밖에 없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홍콩을 거쳐 샘플용 드레스를 넘겨받는 경우가 많은데, 이 또한 여의치않은 경우가 속출했다. 부랴부랴 유럽 본사에 요청을 했다가 개막식에 못맞추게 된 배우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한해 전 드레스를 입기도. 또 다른 배우가 '팽'한 드레스를 골라들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관계자들 사이에서 치열한 신경전이 펼쳐졌다. 브랜드 담당자들도 미묘한 상황때문에 협찬과 관련해선 철저히 함구했다. 자칫잘못했다가는 높으신 여배우들의 자존심에 금가는 일이 벌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청룡영화상 시상식을 비롯해 연말 굵직한 시상식이 줄을 잇고 있다"며 "명품 매장이 몰려있는 서울 청담동의 수은주는 벌써 올라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고의 드레스를 먼저 찜하기 위해 스타일리스트들은 부지런히 발품을 팔고 있다"며 "이 과정은 시상식 당일까지 철저히 비밀로 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 전상희 기자 nowate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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