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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 페이퍼진] 강일홍 기자의 연예가 클로즈업

2009-09-28 10:59

동고동락? 연예계 풍토가 달라지고 있다

 연예계 풍토가 크게 달라지고 있습니다. 어제까지 동고동락했던 관계가 하루아침에 무너지고 있습니다.

 소속사와의 갈등으로 법적분쟁에 들어간 동방신기 사건에 이어 최근 발생한 2PM의 리더 재범의 탈퇴 후폭풍이 거세게 불고 있는데요. 불과 몇년전만 해도 가히 상상할 수 없는 일들입니다.

 배우나 탤런트 등 연기자들이 소속사와 종속적 관계를 털어내고 독자적 활동영역을 확보한지 오래입니다만, 가수들의 반란은 다소 의외라는 시각이 우세합니다. 특히 그룹 가수의 경우 오랜 시간 공들인 노력만큼이나 갈등으로 인한 출혈도 만만찮습니다.

 공개 또는 비공개 오디션을 통해 지망생들을 선발한 뒤 짧게는 3~4년, 길게는 6~7년 이상 숙성을 시켜야 세상에 나오게 되는데, 불미스런 일로 갈라서게 되면 분쟁 당사자들은 물론이고 가요계 전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그룹 씨야의 남규리나 동방신기의 세 멤버(영웅재중, 믹키유천, 시아준수)의 경우에서 보듯 최근들어 가수와 소속사간 갈등이 생기면 타협점 보다는 감정적 싸움으로 확대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용서하고 양보하고 화해하기는 커녕 끝내 법적대응으로 이어지는 것도 과거와 다른 해결방식입니다.

 알다시피 동방신기의 경우 소속사인 SM엔터테인먼트와의 전속계약 효력을 정지시켜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냈습니다. 처음엔 부당한 대우에 대한 단순한 불만으로 비쳐지기도 했지만, 소속사의 반박과 이들의 재반박 등 감정의 골이 깊어지면서 법정소송으로 결말을 볼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됐습니다.

 갈등→ 화해→ 재갈등의 과정을 겪고 있는 남규리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씨야를 탈퇴한 뒤 소속사 코어콘텐츠미디어 김광수 대표와 감정적 대립을 거듭하다 '소속사 컴백 선언'으로 일시 화해무드를 조성하는듯 하더니 끝내 입장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5개월만에 다시 법적분쟁을 운운하는 위기의 상황으로 발전했습니다.

 2PM 리더 재범의 탈퇴 파문은 몇년 전 그가 인터넷에 올린 한국 비하성의 글이 논란이 됐습니다. 이 내용이 언론을 통해 공개된 후 파장이 일자 5년전 자신이 마이스페이스에 올렸던 글의 원문과 해석본이 담긴 사과문을 소속사인 JYP 홈페이지에 올렸습니다.

 '미국에서 태어나서 자랐기 때문에 한국에 대한 인식이 많이 부족했다. 한국에서 처음 살다 보니 말도 안 통하고 음식도 안 맞고 모든 한국문화에 대해서 잘 몰랐으며 이해도 못했다. 당시 제 개인적인 상황이 싫어서 감정적으로 표현했던 것 같다."

 그리고 소속사와의 협의 끝에 팀 탈퇴후 미국으로 떠났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팬들이 조직적으로 그의 탈퇴 반대 성명서를 발표하는 등 반발하면서 파장이 커졌습니다. 급기야 JYP 사옥 앞에 집결해 '탈퇴 철회'를 요구하는 침묵 시위를 벌이는 전대미문의 사건(?)으로 번졌습니다.

 2PM의 파문은 앞선 씨야나 동방신기의 갈등과는 좀 다른 측면이 있지만 문제를 해결해가는 과정에서 소속사가 깊숙이 개입돼 있다는 점에서는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당연한 얘기같지만 스타들의 거취를 둘러싼 소속사와 팬 그리고 이해 당사자들간 계속되는 갈등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될 리 없습니다. 누구 한편의 잘잘못을 떠나 어제까지 동고동락했던 사람들이 사소한 이해관계에 얽매여 돌이킬 수 없는 길로 빠져들어가는 것만 같아 그저 안타까울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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