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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는 영화엔 '신스틸러' 꼭 있다

2009-09-19 09:13

 뜨는 영화에는 뜨는 '신스틸러'(scene stealer)가 있다. '신스틸러'는 말 그대로 '장면을 훔쳐가' 작품을 장악하는, 주연보다 더 돋보이는 조연을 말한다.

 특히 최근 인기를 모은 한국 영화들 중에서는 만년 조연에서 주연으로 등극한 이들이 톡톡한 '신스틸러'가 돼 주목받았다. 탄탄한 연기력과 오랜 조연 생활로 단련된 코믹 포스로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 잡은 것.

 상반기 흥행작 '거북이 달린다'에서 5대 5로 나누자는 김윤석의 제안에 "그럼 누가 5인데?"란 대사로 큰 웃음을 선사한 배우 신정근은 대표적인 신스틸러다. 이 영화에서 충청도 사투리를 쓰는 시골 건달 용배로 변신한 그는 얄미우면서도 어딘지 모르게 귀여운 건달의 모습을 선보여 관객들의 눈을 붙잡았다. 악역, 코믹 이미지, 진지한 역에도 무난히 어울리는, 기본적으로 정형화된 틀이 없는 배우로 어느 배역에서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연기자 자질을 갖췄다는 점이 높게 평가 받는다.

 '1000만 대업'을 달성한 '해운대'에서 설경구, 하지원을 능가하는 부산사투리 구사와 연기력으로 관객들의 뇌리에 강렬하게 스친 김인권은 이미 경력으로는 15년에 가까운 연기 베테랑이다.

 '해운대'에서 백수에 거친 부산 사나이 오동춘 역을 맡은 김인권은 이 영화의 명장면으로 뽑힌 광안대교 신에서 감칠맛 나는 연기와 엄마를 떠난 보낸 후 오열하는 연기로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김인권 뿐만 아니라 해양구조대원 형식 역을 맡아 '해운대'의 가장 슬픈 장면 중 하나를 장식한 이민기 역시 '재발견'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디렉터스컷까지 더해 서늘해진 극장가에서도 인기를 이어가고 있는 '국가대표'에서 주전 선수 마재복 역을 맡은 최재환은 시종일관 어리바리한 표정과 기 죽은 듯한 행동을 보인다. 하지만 그는 영화 말미 스키점프 대회 전 "가장 존경하는 인물은 누구입니까?"란 질문에 "아버지"라고 말하는 대목에서 관객들에게 또 하나의 감동을 선사한 인물이다.

 영화 '비열한 거리', '기담', '화려한 휴가' 등에서 인상 깊은 조연 역을 맡아 오던 최재환은 '국가대표'를 통해 '주연' 크레딧을 꿰차며 영화만큼 값진 인생 역전을 했다. 이 외에도 '국가대표'에서는 어린이 스키교실 강사에서 오합지졸 스키점프 국가대표의 코치가 되는 방종삼 역의 성동일은 영화의 웃음을 담당하는 신스틸러였고, 스키점프 경기해설자로 나선 조진웅은 코믹 애드리브로 깜짝 신스틸러에 등극했다.

 '이태원 살인사건'에서 장근석과 치열한 진실게임을 벌이는 두 명의 용의자 중 한 명인 알렉스 역의 신승환은 관객들에게는 '생소한' 신스틸러다.

 '다모', '불한당' 등에서 코믹한 연기를 줄곧 선보여 온 그는 '이태원 살인사건'에서 몸무게를 14kg 더 찌우고 따로 영어 과외 개인교습을 받을 정도로 만년 조연에서 주연의 역할을 완벽히 소화해내기 위해 굉장한 노력을 했다. 각고의 노력 끝에 실제 용의자의 모습과 근접하게 메이킹한 신승환은 '이태원 살인사건'에서 발견된 배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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