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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뉴스 초이스] '포스트 심은하' 임주은, 1058분의 1의 매력

2009-09-18 16:02

◇<사진=김보라기자 boradori@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T―뉴스 박현민 기자] 1058 대 1의 오디션을 통과한 예비 스타 임주은. 공포 드라마 '혼'에서 그에게 쏟아진 스포트라이트는 '포스트 심은하'라는 타이틀 이상이었다. 빙의를 통해 귀신을 보는 하나 역을 맡은 그의 무표정은 소름돋을 만큼 인상적이었다. 실제 만나본 임주은은 허스키한 보이스가 매력적인 솔직털털녀. 순정만화 같은 외모로 인터뷰실로 걸어들어오다가 만화책을 보고는 "여기 분위기 진짜 좋네요"라며 연방 웃었다.

 "위로 언니 오빠가 있어서 함께 만화를 보다 보니, 장르를 전혀 안가려요. 언니 때문에 '꽃보다 남자' 류의 순정만화를. 오빠 때문에 '소년 탐정 김전일'이나 '명탐정 코난'을 즐겨 봤어요. 그래서 여배우들이 거리낀다는 호러란 장르도 제겐 전혀 문제가 안됐죠."

 ▶ 첫 주연 배우, "성형했으면 큰일 났을 뻔"

 -공포 드라마를 찍었는데, 촬영장 분위기는 어땠나?

 "현장은 아예 공포나 살벌과 거리가 멀었다. 드라마 촬영 전, 양파의 '령혼' 뮤직비디오 촬영 때부터 함께 했는데, 고생을 많이 해서인지 더 친하게 된 것 같다.

 -'혼' 때문에 무척 유명해졌다.

 "아무도 몰라주는 것보다 누군가 알아주는 게 좋지 않나. 초반에 '1058:1'의 공개 오디션을 뚫고 합격했다는 사실과 '제 2의 심은하'라는 별명이 알려지는 바람에 기합이 '팍' 들어간 것 같다. 많은 관심 덕분에 와이어 액션과 힘든 수중신 촬영이 있을 때도 군말 없이 잘 해냈다. 같이 했던 감독님과 스태프, 배우들이 항상 옆에서 큰 힘이 됐다. 촬영 중에 사고가 나도 빨리 회복할 수밖에!"

 -티아라 지연이나 초신성 건일과는 어땠나?

 "지연이나 건일씨나 또래라 금방 친해졌다. 이서진ㆍ이진 선배는 연기할 때는 스승으로서, 쉴 때는 언니-오빠로서 잘 챙겨줬다. 나중에는 누구랑 찍든 너무 즐거워서 다음 신에는 누굴 만날까 매일 스케줄 표를 직접 확인했을 정도다."

 -이서진과 미니홈피에 연인처럼 올려놓은 셀카가 화제였는데.

 "이서진 선배를 맨 처음 봤을 때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몰랐다. 내가 연기 때문에 며칠을 막혀 혼자서 고민하자 먼저 다가와 조언을 해주시더라. 후배들에게 맘을 먼저 열고 다가오는 선배다. 내 스승이나 마찬가지다. 게다가 이서진 선배의 팬클럽 분들이 촬영장에 먹을 거리를 자주 사오셔서 옆에서 많이 얻어먹었다. 한참 맛나게 먹다가도 '난 언제쯤 이렇게 인기가 생길까'를 고민했다. 하하"

 -연기가 신들린 듯 뛰어나 진짜 빙의된 거 아니냐는 말도 많았다.

 "신내림은 무슨, 귀신이 있다면 내가 제일 먼저 보고 싶다. 촬영 때 귀신 보면 대박난다고 해서 귀신 만나기를 기대했는데 결국 마지막 촬영 때까지 안보이더라. 내가 분장을 너무 심하게 해서 무서워서 안 왔나 보다."

 -알고보면 자연미인인데~.

 "미인까지는 모르겠고, 어머니와 내가 성형수술에 대한 공포가 심해서 아예 엄두조차 못냈다. 오죽하면 어머니께서 소속사와 계약할 때 계약서 조항에 성형은 절대 안된다는 말을 넣자고 하셨다. 최근 방송 후 유명세를 타니 과거 사진들이 인터넷에서 자주 뜨던데 무척 놀랐다. 성형했으면 큰일날 뻔 했다. 친구들이 옛날이 낫다고 하기도 하고, 어떤 분은 성형한거 아니냐고도 하신다. 살이 최근 5kg 빠져서 쌍꺼풀이 더 또렷해지니까. 가끔 내가 봐도 과거사진과 지금이 달라보인다. 하하."

◇ 사진출처=임주은 미니홈피
 -미니홈피를 직접 관리하는 게 재미있던데.

 "직접 모든 걸 관리한다. 이따금 회사에서 확인하기도 했는데, 지금은 회사도 별 신경 안 쓴다. 디시인사이드도 자주 찾는 곳이다. '메리대구 공방전(메대공)' 촬영 때 알게 됐다. 신선한 충격이었다. 당시 '메대공갤러리'에는 따뜻한 글도 있었지만, 차갑고 냉정한 글이 더 많았다. 당시에 '더 분발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 사진출처=디시인사이드 혼갤
 -혼 갤러리에 직접 인증글을 남겼다.

 "최근 우연한 기회에 다시 디시인사이드를 들어갔다. 마침 '혼갤'이 생겼더라. 내용을 보고 깜짝 놀랐다. 드라마 '혼'에서 배역상 예쁜 모습을 찾기 어려웠는데 좋은 얘기만 잔뜩 써줘서 기뻤다. 그동안 눈팅(글은 안 쓰고 보기만 하는 일)만 했는데 혼갤 분들이 직접 내 싸이에 와서 인증을 부탁했다. 마침 '혼'에서 학생회장 역을 맡았던 수은 선배가 인증을 했기에 용기를 갖고 셀카 인증 샷과 인증 글을 함께 올렸다. 종영한 지 나흘째라 큰 기대를 안 했는데 엄청난 댓글과 호응을 받아서 깜짝 놀랐다."

 -연예인은 사생활이 보장되지 않는데 두렵진 않나?

 "얼마 전 SBS '야심만만2'에서 강호동이 '연예인 출연료에는 이미 사생활에 대한 포기도 계산돼 있다'고 말했다. 그 생각에 동의한다. 하지만 그렇게까지 유명해지려면 지금보다 몇 배는 더 부지런히 노력해야 한다."

 -본인 연기에 몇 점을 주고 싶나?

 "후하게는 절대 못 주겠다. 이번에 '혼'이라는 드라마를 통해 많은 관심과 칭찬을 받았다. 이건 사실 감독님과 다른 출연자, 스태프에 의해 만들어진 결과물일 뿐이다. 나 자신은 너무 부족했다. 감독님이 원하시는 만큼 충분히 해내지 못한 때도 많았다. 그래서 아쉽다."

◇ 사진출처=MBC제공
 -'메리 대구 공방전' '램프의 요정' 그리고 '혼'까지, 학생 역할을 자주 맡는다.

 "그렇다. 계속 학생 역할만 하다가는 학생 연기의 달인이 될 것 같다. 기회가 되면 꼭 학교를 벗어나 성인 연기를 해보고 싶다."

 -왜 이제까지 학생만 맡았다고 생각하나?

 "잘 모르겠다. 내 역량이 딱 학생 역할까지만 소화할 수 있는 건 아닐까 생각해 봤다. 학생 이상의 역할을 소화해내려면 연륜과 경험이 풍부해야 하는데 아직 그렇지 못한 것 같다. 지금보다 더 부지런히 많은 경험을 해서, 어떤 스타일의 캐릭터라도 마음 놓고 맡길 수 있는 그런 배우로서의 신뢰를 쌓아가고 싶다."

 -연기란 무엇이라 생각하나?

 "아직 딱 정의내릴 수 없다. 알 듯하다가 모르겠다. 그게 연기다."

 -앞으로 어떤 역할을 맡고 싶은가?

 "다양한 역할을 맡아보고 싶다. 내면 심리를 묘사할 수 있는 배역을 맡고 싶다. 캐릭터와 함께 깊게 호흡을 가져가고 싶다."

◇<사진=김보라기자 boradori@sportschosun.com>
▶ 스물두살 대학생, "클럽? 몸치라 무서워서 아직은..."

 - 연기자와 학생 신분을 병행한다는 게 쉽지 않을텐데.

 "그렇지 않아도 이번 학기는 학고(학사경고)를 맞았다. 중학교 때부터 잡지 일을 시작해 학교에 충실하지 못했다. 그게 아쉬워 다른 사람보다 학교에 대한 애착이 크다. 드라마 '메리 대구 공방전'에 출연 할 때는 최대한 출석하려 노력했는데, 이번 '혼' 때는 많이 못 갔다. 다음 학기는 아예 휴학하고, 연기에 올인하려 한다."

 -또래 친구들과 어울려 클럽 같은 데도 가고 싶지 않나?

 "몇 번인가 가 봤는데 즐기는 편은 아니다. 사실 몸치다.

◇ 사진출처=SBS "X맨-일요일이 좋다" 제공
 -과거 SBS 'X맨-일요일이 좋다'라는 프로그램에서 댄스 신고식을 한 적이 있지 않나? 발랄 무모한 춤으로 화제였는데 기억 안나나?

 "이제 예능 프로그램에 적응될 때도 됐는데 아직도 민망하다. 이 문제는 조용히 넘어가자."

 -연애는 어떤가?

 "일방적 짝사랑이 많았다. 원래 하나에 집중하는 스타일이라, 작품을 하게 되면 상대가 있더라도 마음을 접어 버린다. 당연히 지금은 남자친구가 없다."

 -피부가 아주 좋은데, 비결이 있나?

 "하하. 관리는 딱히 하지 않는다. 클렌징에 조금 신경 쓰는 편이다. 트러블이 생기면 나만의 관리 노하우를 사용한다. 어릴 때 잡지 뷰티 모델을 했다. 당시의 경험 덕분에 피부 상태에 따라 어떤 제품을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빠삭하게 알고 있다."

◇<사진=김보라기자 boradori@sportschosun.com>
-혹시 몸매관리에도 비법이 있나?

 "몸매 관리가 항상 늦다. 살찐 다음에 식단 조절과 운동을 병행한다. 촬영 앞두고는 더 독하게 한다. '혼' 주연 배우 오디션 통과했을 때, 감독님께서 '호러 주인공을 맡기에는 볼 살이 너무 많다'고 하셔서 당장 5kg 빼겠다고 약속했다. 하루 10km를 뛰어서라도 살을 뺄 각오였다.

 -이상형은? 외모를 보는 편인가?

 "아니다. 아빠 같은 사람?(웃음) 외유내강(外柔內剛) 스타일이 좋다. 남자다운 면도 있고 배려심이 깊은 사람이면 한다."

 -연애 말고 지금 당장 해보고 싶은 일은 뭔가?

 "친구들이랑 배낭여행을 가고 싶다. 아직 한 번도 못 가봤는데 시간이 나면 꼭 어디로든 떠나고 싶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이번 작품을 하면서 '역시 혼자선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걸 새삼 느꼈다.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사람의 도움을 받아서 그나마 이 정도 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중에서 엄마가 가장 큰 힘이 된다. 다른 주변 사람들에게는 고맙다고 이야기하는 데 막상 엄마에게는 부끄러워서 말이 나오질 않는다. 꼭 엄마께 감사한다는 말을 넣어 달라. 으히."

 '포스트 심은하'라는 거창한 타이틀을 얻고 시작했지만, 임주은은 벼락 스타가 아니었다. 차근히 단편 영화와 드라마 단역을 거쳐 지금에 이른 '준비된 배우'였다. '혼'은 배우로서의 그의 심장에 '혼'을 불어 넣은 작품임에 틀림없다. 그의 심장이 지금도 생명력 있게 뛰고 있다. 걸어온 연기 인생보다 펼쳐질 연기 인생이 훨씬 더 기대되는 배우 임주은의 미래를 기대해본다.

 <gat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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