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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 편성 전략은?...'자체 프로+이슈 메이킹'

2009-09-03 15:55



◇케이블TV KBS Joy의 간판 프로그램인 '소녀시대의 헬로 베이비'(위)는 소녀시대의 귀여운 육아일기를 보고 싶어하는 시청자들로 매일 편성 변경 요청이 들어온다. 토크쇼 '꽃미남 포차' 역시 스타 게스트들의 솔직 담백한 모습으로 시청자의 주목을 받는 프로그램이다.
  뜨거운 무더위는 한풀 꺾였지만 여전히 뜨거운 것이 있다. 바로 방송국 전화기!

 특히 우리 편성팀의 전화기는 하루에도 수십통 시청자의 전화가 빗발친다. 그중에서도 가장 많은 빈도수를 자랑하는 단골 아이템(?)은 단연 편성시간에 대한 문의(혹은 항의) 전화다.

 "네, KBS N 편성팀입니다."

 "거기 방송국이죠? 제가 ○○○ 프로그램을 좋아하는데, 제가 늘 못 보는 시간에 편성이 돼 있더라고요. 편성이 잘못된 거 아닌가요? 다음주부터 시간 좀 바꿔 주세요."

 참 난감하다. 이럴 땐 정말 딱히 드릴 말씀이 없다. 이미 수많은 회의를 거쳐 한달, 혹은 그 이전부터 계획된 편성을 전화 한통으로 순식간에 바꿀 수는 없는 노릇이다.

 사실 편성의 유연성은 초기 케이블 채널에 시청자를 끌어들일 수 있었던 가장 큰 동력이자 장점 중 하나였다. 프로그램 편성 패턴이 고정적인 지상파채널과는 달리, 한 프로그램을 요일별, 시간대별로 다양하게 순환 편성함으로써 각기 다른 시청자의 시청패턴을 충족시킬 수 있는 것이다. 이는 지금에도 가장 유효한 편성정책이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케이블은 100개가 넘는 채널들의 경쟁 속에 독자적인 정체성과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자체 프로그램 제작에 나서면서, 케이블 편성은 단순한 시청패턴 분석에 머무를 수 없게 됐다.

◇강나래 PD
  이제 케이블 편성은 이른바 '채널 브랜딩'의 개념으로, 적절한 자체 프로그램 제작과 더불어 어떠한 편성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채널을 각인시킬 수 있는 '이슈 메이킹'을 하느냐가 관건이 됐다. 사실은 매일매일이 선택되기 위한 전쟁이다.

  아직도 케이블을 지상파의 보완재(?)로 여기며, 자신이 놓친 지상파 프로그램의 재방 편성을 '강요'하는 시청자의 전화를 받을 때면 씁쓸하긴 하지만, 이는 앞으로 우리 채널이 당당한 콘텐츠 생산자로서의 방송사로 발전하도록 노력하라는 자극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덧붙여, 오늘도 '튀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케이블 편성담당자를 상상하며, 각 채널의 편성전략을 비교해 보는 것도 하나의 재미있는 시청 포인트가 되지 않을까 싶다.

 < KBS N 편성팀 강나래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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