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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페이퍼진] 1000만 관객과 포스터

2009-08-31 10:44

  ◇25일 중국에서 개봉되는 '해운대' 포스터는 국내와 달리 배우보다 쓰나미를 강조하고 있다.
 '1000만 관객' 영화의 비밀은 포스터에 있다(?).

 '해운대'와 '괴물', '왕의 남자', '태극기 휘날리며', '실미도' 등 '1000만 클럽' 영화에는 묘한 공통점이 있다. '큰바위 얼굴' 포스터다. 주요 출연 배우들의 얼굴을 클로즈업해서 보여준다. 포스터 절반 이상 혹은 전체를 꽉 채운다. 인물 사진을 상단, 제목을 중간, 배경이나 군중을 하단에 배치한 것도 일치한다. 마치 표절이라도 한듯 비슷하다. 남자배우 중심이라는 점도 눈에 띈다. 영화 관객의 대부분이 여성이라는 점을 감안한 스타 마케팅 전략이다.

 '괴물'은 송강호, 박해일, 배두나, 변희봉 등 4명의 얼굴을 포스터 위쪽에 큼지막하게 배치했다. 4명 중 티켓파워가 가장 큰 송강호의 얼굴을 강조했다. '왕의 남자'는 감우성, 정진영, 이준기가 거의 비슷한 크기로 자리잡고 있다. 연산군 역의 정진영이 맨 앞에 있는 삼각형 모양이다. 세 남자배우의 지명도가 비슷한 상황임을 보여준다.

 '태극기 휘날리며'는 쌍두마차인 장동건, 원 빈의 철모를 쓴 모습이 인상적이다. 똑같은 비중으로 처리됐다. '실미도'는 주연배우이자 최고 스타인 설경구를 맨앞에 배치하고 안성기와 허준호 등을 뒤쪽에 비중있게 처리했다. '해운대'도 마찬가지다. 설경구의 얼굴을 최대한 강조하면서 하지원과 엄정화, 박중훈을 차례로 배치했다. 배우의 인기도, 영화에서의 비중 등을 암시적으로 보여준다.

 이같은 특징은 '해운대'의 중국 포스터를 보면 금세 알 수 있다. '해운대'는 25일 중국에서 개봉하는데, 포스터에서는 설경구 하지원 등 배우 얼굴보다 거대한 쓰나미가 광안대교를 덮치는 장면을 클로즈업했다. 위치도 쓰나미가 위쪽, 배우가 아래쪽에 있다. 국내와 정반대다. 중국에서는 배우의 지명도가 국내보다 약하기 때문에 쓰나미를 강조한 것이다.

 영화 포스터 내용은 보통 투자사, 제작사에서 협의해 결정한다. 영화의 컨셉트, 카피, 배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 제작은 전문회사에 맡긴다. '해운대' 제작사의 한 관계자는 "포스터는 관객에게 선택 기준을 제시하는 역할을 한다. 스타일수록 배우의 얼굴을 강조하는데 '해운대'는 네 명의 스타가 출연해 그들에게 고루 포커스를 맞췄다"고 설명했다. 포스터에도 치밀한 마케팅 전략이 숨어 있는 것이다.

 < 임정식 기자 dad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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