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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라드 1위곡을 보기 힘들어진 2009 가요계

2009-04-26 10:36

 [OSEN=최영균의 인사이더] 가요계가 2009년 들어 극심한 댄스 장르 독점 현상을 겪고 있다.

 올해 들어 여러 음원 차트들을 통합적으로 산정해 보면 진정한 1위곡은 4곡이라 할 수 있다. 소녀시대의 'gee' 열풍으로 시작돼 '8282'의 다비치와 'Sorry sorry'의 슈퍼주니어를 거쳐 현재 빅뱅&2NE1의 '롤리팝' 독주로 이어지고 있다.

 한 해의 1/4이 지나간 현재 1위곡은 모두 댄스곡이다. 지난해 연말 백지영이 '총 맞은 것처럼'으로 모처럼 발라드 빅히트곡을 낸 이후 댄스 장르가 지속적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 물론 올해 들어서도 발라드 히트곡들은 다소 있었다.

 바비킴의 스테티셀러 히트곡 '사랑 그 놈'을 시작으로 화요비 플라이투더스카이 에이트 케이윌 린 김경록 가비앤제이 윤미래 등이 사랑 받는 발라드곡을 발표했다. SS501의 '내 머리가 나빠서'같은 OST 히트곡도 있었고 무엇보다도 고참가수 이은미가 '헤어지는 중입니다'로 차트 톱10에 진입한 것은 큰 의미가 있는 일이었다.

 하지만 이 곡들은 모두 톱10 진입에 만족해야 하는 '중박'곡이었고 정상은커녕 3위 내 진입에도 힘겨운 모습들이었다. 차트를 압도적으로 지배하는 '대박'곡은 모두 댄스곡이었다. 최근 가요계가 '후크송'이라는 곡작업 방식을 도입한 빠른 곡들이 대세이긴 하지만 한 해가 시작되고 4개월이 지나서도 발라드 1위곡이 없는 해는 사실상 올해가 처음인 듯하다.

 지난 해에는 댄스의 강세가 심화되긴 했어도 간간이 발라드 1위곡이 나왔다. 미드 템포이긴 했지만 박지헌의 '보고 싶은 날엔'이나 거미의 '미안해요'가 정상을 차지했고 이승기의 '다줄거야', 다비치 '미워도 사랑하니까', 먼데이키즈 '발자국' 등이, 템포 빠른 쥬얼리 브라운아이드걸스 에픽하이 등이 차트를 장악하고 있는 사이에도 간간이 몇몇 차트에서는 정상을 차지했다.

 이보다 한 해 앞서 2007년에만 해도 발라드의 세력이 만만치 않았다. 4월 이전까지의 순위에서는 SG워너비가 정상을 한 번 휩쓸었고 5월 양파, 6월 FT아일랜드와 MC몽 등 발라드 영역에 포함시킬 수 있는 곡들이 계속 정상을 이어가다가 빅뱅의 '거짓말'과 원더걸스의 'Tell Me'가 등장하고서야 발라드 강세를 잠재울 수 있었다.

 하지만 올해는 상반기를 전부 지나도 발라드 1위곡이 나올 수 있을 지 의심이 들 정도로 발라드 곡이 힘을 못 쓰고 있다. 현재 발라드의 맹장들인 조성모 SG워너비 등이 복귀를 해 그나마 희망을 걸어볼 수 있게 되긴 했지만 댄스 강세의 물결은 너무도 거세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미지수다.

 발라드의 약세는 2~3년 전 발라드 강세를 이끌던 '미드 템포 발라드' 또는 '소몰이 R&B'의 최근 쇠퇴와 맥을 같이 하고 있다. 역설적이게도 소몰이 R&B 발라드는 발라드의 전성시대를 열면서 한편으론 발라드를 죽였다. 자신들의 전성시대를 열면서 가요 시장에 쏠림 현상을 만들어내 다른 한국형 발라드나 록 발라드 등 발라드의 다양한 하위 장르들이 모두 힘을 잃게 만들었다.

 그러다 보니 소몰이 R&B 발라드가 힘을 잃자 극단적으로 말하면 이제 가요계에는 발라드가 남아 있지 않게 된 것이다. 성급한 예측일 수도 있지만 보통 미드 템포 발라드가 강세를 보이는 봄에도 발라드 빅히트곡의 씨가 마른 올해 같은 분위기에는 발라드의 시즌인 가을, 겨울에도 댄스 '후크송'들이 지배하는 가요계가 될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마저 든다.

 1990년대 중반까지 4대 가요 분파였던 발라드 댄스 록 포크 중 이미 록과 포크가 주류 음악에서 사라졌다. 발라드는 그래도 쉽게 사라지지는 않겠지만 끝없이 심화되는 가요의 편중화 문제는 가뜩이나 산업적으로 힘들어진 가요계를 더욱 수렁에 빠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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